개발자를 꿈꾸세요? '새싹'에서 싹을 틔워드려요

시민기자 김하솜

발행일 2021.10.18. 15:31

수정일 2022.03.29. 18:00

조회 4,093

청년취업의 길은 좁게만 느껴지는데, 기업에서는 디지털 신기술 분야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일자리 미스매칭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서울시가 나섰다. ‘서울비전2030’의 대표적인 청년취업정책인 ‘청년취업사관학교’의 출발점, 새싹(SeSAC) 영등포캠퍼스이다.
새싹(SeSAC) 영등포캠퍼스 출입구
새싹(SeSAC) 영등포캠퍼스 출입구 ⓒ김하솜

‘청년취업사관학교’ 영등포캠퍼스가 운영에 들어갔다. 기존에 있었던 '서남관 기술특화캠퍼스'의 기능을 확대•전환한 것이다. 청년취업사관학교의 취지와 목적을 효과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브랜드 네임도 새싹(SeSAC)으로 정했다. Seoul Software ACademy, 즉 서울시의 SW 인재 양성 프로그램의 준말이다. 네이밍에서부터 새롭게 싹을 틔워 '개발자로 데뷔' 하도록 도울 것이라는 목표를 느낄 수 있었다. 새싹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서울산업진흥원 기술교육팀 담당자를 만나 상세한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서울산업진흥원 기술교육팀 박소영 책임
서울산업진흥원 기술교육팀 박소영 책임 ⓒ김하솜

만 15세 이상 개발자 데뷔를 꿈꾸는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어요

새싹은 2030 청년구직자인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주니어 개발자 양성 과정을 운영한다. 구체적으로는 만 15세 이상 개발자 데뷔를 꿈꾸는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지원자격을 갖추게 된다. 크게 6개 분야(웹, 앱, AI, 빅데이터, IoT/로봇, 클라우드)에 대해 3~6개월 동안 교육을 받는다. 새싹의 가장 큰 장점은 교육이 무료라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웹이나 앱 분야의 교육을 받는다면 1인 평균 교육비 650만 원, Iot분야를 배울 경우 평균 1,000만 원이 든다고 한다. 반면 새싹의 경우 2% 수준의 예치금을 부담하긴 하지만 80% 이상 교육을 이수했거나 30% 이상 교육 이수 후 조기 취업한다면 반환받을 수 있다. 사실상 무료라 말할 수 있다.

무료 개발자 수업이라고 하니, 타 소프트웨어 교육기관보다 교육 과정에 있어 질적인 차이가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든다. 그러나 일자리 미스매칭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는 만큼 교육 커리큘럼 형성부터 남달랐다. 단순히 교육 과정을 마련해놓고 수강하는 정도가 아니었다. 대략 400개 정도의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 분야를 사전에 파악하고, 우선순위를 분류하여 교육파트너 기관으로부터 1차로 커리큘럼을 제안받는다. 이 커리큘럼을 채용 의지가 있는 기업에 다시 의뢰, 실무현장성을 재검토 받는다. 새싹에서 현장실무적용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교육과정을 수료하게 되는 것이다. 교육파트너는 교육기관뿐만 아니라 현업개발자들이 개인클래스 형태로 선정•진행되기도 한다. 소프트웨어 교육 후에는 개발자로 데뷔할 수 있도록 일자리 연계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어서 든든했다. 
새싹(SeSAC) 영등포 캠퍼스 오픈캠프에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새싹(SeSAC) 영등포 캠퍼스 오픈캠프에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김하솜

현재 새싹 영등포캠퍼스는 3기 11개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개발자를 꿈꾸는 이들이 많이 지원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커리큘럼별로 차이가 있지만, 실제로 1~3기 동안 평균 5 대 1  이상, 최고 3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고 한다. 

새싹홈페이지 등을 통해 청년취업사관학교의 커리큘럼 별 모집기간을 확인할 수 있다. 지원자는 기초역량 테스트와 면접 테스트를 거치게 된다. 개발자 과정에 대한 기초지식 없이는 과정을 바로 따라가기 어렵기에 기초역량 테스트가 필요하다. 그러나 두 테스트 모두 엄청난 수준의 지식을 요하는 것은 아니며 문제를 풀어내는 과정, 마인드셋 등을 확인하는 절차라고 생각하면 된다. 실제로 교육 과정 참여자 중에도 전공자는 30% 미만에 불과하다. 확고한 학습의지와 진로계획을 갖고 있다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수강생으로 선정된다면 챙겨야 할 것은 개발자로 데뷔하고자 하는 열정뿐이다. 
새싹(SeSAC) 영등포캠퍼스 클래스에는 아이맥과 각종 소프트웨어를 갖추고 있다
새싹(SeSAC) 영등포캠퍼스 클래스에는 아이맥과 각종 소프트웨어를 갖추고 있다 ⓒ김하솜
수강생들은 새싹(SeSAC) 영등포캠퍼스 프리존에서 휴식을 마음껏 취할 수 있다
수강생들은 새싹(SeSAC) 영등포캠퍼스 프리존에서 휴식을 마음껏 취할 수 있다 ⓒ김하솜

휴식이 필요하다면 프리존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2층의 오픈스터디룸이나 3층의 커뮤니티라운지 등에서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오픈캠프였다. 멀티탭이 천장에서 책상 높이까지 내려온다. 소프트웨어 교육과정이다 보니 노트북 사용 등으로 인해 콘센트가 많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바닥에 멀티탭을 연결하면 전선들이 밟히거나 꼬이기 쉽기 때문에 천장에서 내려오는 형태를 고안했다고 한다. 교육 과정 또한 중요하지만 교육 시설과 환경까지 세심하게 준비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멀티탭이 천장에 매달려 이색적인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는 새싹(SeSAC) 영등포캠퍼스 오픈캠프
멀티탭이 천장에 매달려 이색적인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는 새싹(SeSAC) 영등포캠퍼스 오픈캠프 ⓒ김하솜
팀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새싹(SeSAC) 영등포 캠퍼스 집중학습룸
팀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새싹(SeSAC) 영등포 캠퍼스 집중학습룸 ⓒ김하솜

‘집중학습룸’이라는 단체 스터디룸도 있었다. 여럿이 모여서 팀프로젝트 등을 할 수 있도록 만든 곳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은 혼자서만 할 수 없는 작업이다 보니 팀워크 역시 중요하다. 창의력, 사고력, 문제해결능력, 동료 학습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개발자로서의 능력을 키워낼 수 있도록, 커리큘럼 내용뿐 아니라 시설을 마련해둔 것이다. 사전예약을 통해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현재 교육생 외에 이미 수료한 학생들도 사용 가능하다. 단순히 6개월 교육과정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싹 내에서 계속해서 인적 네트워크를 늘려나가며 아이디어 등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청년취업사관학교는 2030년까지 서울 전역에 10개 캠퍼스를 개관할 계획 중에 있다. 올해 12월에는 금천캠퍼스가, 내년 7월에는 강남캠퍼스가 개관 예정이다. 금천캠퍼스는 인문계 졸업생을 위한 ‘디지털 전환 교육과정’을 신설했다. 서비스 기획, 디지털 마케팅, 경영관리, UX/UI 디자인 등 4개 분야를 운영한다. 이달 31일까지 금천캠퍼스의 1기 교육생을 모집한다고 하니 관심이 있다면 새싹 홈페이지를 참고해 보길 바란다.
이동훈 강사, 오주환 수강생과 인터뷰를 진행 중이다
이동훈 강사, 오주환 수강생과 인터뷰를 진행 중이다 ⓒ김하솜

[인터뷰] 이동훈 강사 "새싹을 통해 기업이 원하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영등포캠퍼스에서 교육과정을 진행 중인 강사와 수강생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이동훈 강사는 코로나맵 서비스 대표이자 인공지능회사 모닥 CEO 겸 대표로, 현재 새싹의 강사로 활동 중이다. 비전공자 출신인 그는 독학, 강의, 동아리 활동 등을 거치며 개발자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래서일까. 웹사이트를 처음 만들어보는 수강생의 호기심 또는 어려움을 잘 알기에 그런 마음을 고려해 교육 중이다. 어떻게 새싹을 통해 기업이 원하는 인재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에는 “강의 커리큘럼을 이론 반 실습 반으로 균형 있게 계획하여, 체득한 것을 실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교육을 진행 중이다.”라고 답했다. 이와 함께 “새싹에서는 실무자 특강 또는 인터뷰도 진행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6개월 정도의 교육기간으로 기업에서 원하는 수준의 개발자 교육이 가능할까? 그는 “교육기간은 크게 상관없다. 기간이 아닌 얼마나 열정적으로 시간을 할애하며, 배우려는 의지를 갖고 있는 지가 중요하다. 우리는 그 각자 개개인이 준비하는 것의 가이드라인을 제공해 줄 뿐”이라고 답변했다. 또한, “이런 경우는 처음 봤는데, 수강생이 자발적으로 주말에 과제를 내달라고 하기도 했다. 이렇게 수강생분들의 배우려는 의지가 보일 때 강사로서도 가장 보람차다. 수강생들의 열정에, 내 개인 시간을 더 할애하며 준비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온라인, 오프라인 강의를 여러 번 해봤지만 새싹 프로그램 수강자들의 열정도가 가장 높으신 것 같다.”라며 교육과정 분위기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인터뷰] 오주환 수강생 "기초부터 실전까지...원하는 과정을 꼼꼼하게"

오주환 수강생은 새싹 영등포캠퍼스 3기 수강생으로, 비전공자지만 자바스크립트 서버 개발 및 데이터 분석 과정을 배우는 중이다. 어떻게 새싹을 알게 됐는지 질문했더니 “구글 검색을 통해 새싹을 알았고, 찾아본 다른 교육 프로그램에 비해 지원절차가 까다롭지 않아 신청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비전공자로써 어떻게 새싹의 기초역량 테스트를 거쳤는지 궁금했다. “따로 2-3개월 정도 독학 기간을 거쳤더니 기초역량 테스트는 어렵지 않게 통과할 수 있었다”라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이러한 선발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교육 내용에 적합한, 흥미가 있는 분들이 클래스에 모여 열정적으로 커리큘럼을 따라갈 수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개발자 분야에 관심 있는 주변 비전공자들이 커리큘럼에 대해 묻는다면 어떨 것 같냐는 질문에는 곧바로 “완전 추천”이라고 답했다. 코로나 때문에 개발자의 수요가 증가한 점, 새싹 프로그램에서 기초적인 부분부터 짚어가며 배울 수 있는 점, 상시로 진행되는 ‘일대일 매칭데이’와 기업 미팅이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개발자로서 갖출 기초지식에 대한 영상 제작 예정 중인 새싹(SeSAC) 영등포캠퍼스 스튜디오
개발자로서 갖출 기초지식에 대한 영상 제작 예정 중인 새싹(SeSAC) 영등포캠퍼스 스튜디오 ⓒ김하솜

인문계 대학생인 필자도 개발자의 길을 생각하면, 먼저 막막하다는 생각이 든다. 필자와 같은 사람들을 위한 또 하나의 프로그램이 계획 중에 있다. 위 사진은 새싹 영등포캠퍼스 2층에 위치한 스튜디오이다. 새싹은 선정된 교육파트너가 이곳을 활용해 개발자로서 갖출 기초지식에 대한 영상을 제작하도록 도울 예정이다. 이 영상은 서울시민이라면 남녀노소 누구나 온라인으로 수강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새싹은 나와 기업의 매칭에 방향성을 제시하며 첫 발판이 되어줄 수 있을 것 같다. 청년 구직자라면 '청년취업사관학교' 정책을 관심 있게 살펴보면 좋겠다.

홈페이지 : SSAC (https://ssac.seoul.kr)
문의 : SSAC 영등포캠퍼스 02-3667-7304~5

시민기자 김하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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