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걷기 딱 좋아! 고덕수변생태공원~암사생태공원까지

시민기자 이봉덕

발행일 2021.10.15. 10:00

수정일 2021.10.15. 18:40

조회 3,394

온 세상이 가을 빛으로 일렁인다. 가을 속 자연을 느끼고 싶지만 코로나 시기에 멀리 나가는 것이 여의치 않다. 도시에서도 대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 어디 없을까. 광나루한강공원 지구에 있는 고덕수변생태공원과 암사생태공원을 찾았다. 
서울 동쪽 광나루한강공원에 암사생태공원과 고덕수변생태공원이 있다.
서울 동쪽 광나루한강공원에 암사생태공원과 고덕수변생태공원이 있다. ⓒ서울시

잠실철교에서 강동대교 사이의 광나루한강공원은 한강 상류로부터 유입된 토사가 퇴적되어 자연스럽게 형성된 모래톱과 대규모 갈대 군락지로 자연 그대로 모습을 가장 잘 유지하고 있는 곳이다. 이 곳은 서울시의 유일한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뱃놀이와 각종 수상레저활동이 금지되어 있어 물이 맑고 깨끗하다. 
비대면 한강 생태프로그램 셀프가이드 E-BOOK, 고덕수변생태공원 ⓒ서울시
비대면 한강 생태프로그램 셀프가이드 E-BOOK, 고덕수변생태공원 ⓒ서울시

한강을 조망하며 사색에 잠기기 좋은 '고덕수변생태공원'

고덕수변생태공원은 암사생태공원과 함께 '생태복원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서울에서 보기 드문 모래톱, 버드나무숲, 두충나무숲과 산림지역 등의 도시생태계 자연성이 잘 보전된 이 곳은 새소리, 바람소리, 풀벌레소리 가득한 곤충음악 감상실로 이름나 있다. 
버드나무 가지가 흐드러진 고덕천 산책길
버드나무 가지가 흐드러진 고덕천 산책길 ⓒ이봉덕

고덕습지생태공원 고덕천을 따라 걸었다. 물을 좋아하는 버드나무 사이로 강물에 반사된 햇살이 싱그럽다. 흘러서 한강으로 합류되는 고덕천은 가을이 무르익으면 가을 단풍이 화려한 곳이다.
고덕수변생태공원 한강조망대와 모래톱
고덕수변생태공원 한강조망대와 모래톱 ⓒ이봉덕

고덕천을 따라 걷다가 고덕수변생태공원 숲 속으로 들어왔다. 한강을 바라볼 수 있는 '한강조망대'가 나온다. 이곳엔 서울에서 보기 드문 모래톱이 있어 꼬마물떼새 등 다양한 새와 잉어 등 많은 물고기를 볼 수 있다. 버드나무 그늘 아래 벤치에 앉아 잔잔히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고요히 사색에 잠겨본다. 
고덕습지생태공원 조류관찰대
고덕습지생태공원 조류관찰대 ⓒ이봉덕

한강조망대에서 서쪽으로 걷다 보니 '조류관찰대'가 나온다. 조망창으로 강물 위에서 노니는 새들을 지켜보았다. 그새 눈치를 챘을까. 하얀 왜가리들이 후드득 날아가고 만다. 고덕습지생태공원은 300여 종의 식물과 조류, 곤충, 양서파충류, 포유류 등 다양한 생물이 조화롭게 서식해 자연의 경이로움을 체험하고 학습하는 미래세대를 위한 공간이다. 
곤충 소리를 감상할 수 있는 두충나무 숲
곤충 소리를 감상할 수 있는 두충나무 숲 ⓒ이봉덕

풀벌레 소리 가득한 두충나무 숲길 & 숲속 오솔길

곤충소리를 들으며 건강을 다지는 길, 두충나무 숲길이다. 두충나무는 산림 약용자원으로 몸에 유익한 여러 가지 약효를 지녀 오래전부터 한약재로 쓰였을 뿐만 아니라 현대에 와서는 기능성 식품, 화장품의 원료 등으로 쓰인다고 한다. 두충나무 숲을 걷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진 느낌이다.
고덕수변생태공원의 단풍나무·은행나무·버드나무 산책길
고덕수변생태공원의 단풍나무·은행나무·버드나무 산책길 ⓒ이봉덕

두충나무와 버드나무, 단풍나무, 은행나무 숲 속 터널을 걷노라니, 지저귀는 새소리와 요란한 풀벌레소리, 사각거리는 바람소리는 마치 오케스트라 연주처럼 울려 퍼졌다. 깊은 산속에 들어온 것 같다. 울창한 숲길에서는 이름표를 달고 있는 다양한 꽃들을 만날 수 있다. 조팝나무, 찔레꽃, 꼬리풀, 애기똥풀 등을 하나하나 읽어가며 꽃 이름을 불러보았다. 
울창한 숲길에는 이름표를 달고 있는 다양한 나무와 꽃을 만난다.
울창한 숲길에는 이름표를 달고 있는 다양한 나무와 꽃을 만난다. ⓒ이봉덕

산들산들 가을바람에 억새가 한들한들 나부끼며 어서 오라 손짓한다. 반가움에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억새와 둘이서 셀카로 인증샷도 남겨본다. 억새와 손잡고 함께한 산책길, 오래오래 기억될 것 같다. 길지 않아 아쉬운 고덕생태공원 숲길을 뒤로하고 다음 여정지, 암사생태공원을 향해 총총 걸음으로 나섰다.
고덕생태공원과 암사생태공원 사이에 있는 구리암사대교
고덕생태공원과 암사생태공원 사이에 있는 구리암사대교 ⓒ이봉덕

가을바람에 억새가 일렁인다, '암사생태공원'

고덕생태공원을 출발, 2.5km 거리 보행로를 걸어 구리암사대교 아래를 통과해 암사생태공원에 도착했다. 한강을 배경으로 드넓은 잔디마당이 시원하게 펼쳐있다. 강변 잔디밭에서는 아이들이 뛰놀고 그늘막 아래에선 어른들이 여유를 만끽하고 있다.
비대면 한강 생태프로그램 셀프가이드 E-BOOK, 암사생태공원 ⓒ서울시
비대면 한강 생태프로그램 셀프가이드 E-BOOK, 암사생태공원 ⓒ서울시

암사생태공원은 습지 자생 군락과 자연초지가 잘 보전되어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생태계가 살아있는 공간이다. 2007년 한강 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암사동 한강변의 콘크리트 인공호안과 자전거 도로를 철거했다. 대신 갈대와 물억새 군락지, 야생화, 산책로 등을 갖춘 자연형 호안과 동·식물들의 서식공간을 조성했다. 억새가 일렁이는 가을 빛 공원이다. 
암사생태공원 억새숲 산책길
암사생태공원 억새숲 산책길 ⓒ이봉덕

억새숲으로 들어오자 억새들이 손을 뻗쳐 어서 오라 환호한다. 갈 바람에 출렁이는 억새숲을 가르고 유유자적 가을을 걸었다. 가을의 한 중심에 있음이 실감 난다. 가을이 떠날까 봐 벌써 아쉽다.
숲 속 궁궐을 연상시키는 암사생태공원 탐방로
숲 속 궁궐을 연상시키는 암사생태공원 탐방로 ⓒ이봉덕

암사생태공원에 도착해 숲 속 궁궐로 드리워진 탐방로에 들어왔다. 숲 내음과 흙내음으로 가득하다. 여기저기 고추잠자리가 윙윙거리며 가을이 왔음을 알려준다. 탐방로 주변 곳곳에 생태관찰로와 산책로가 조성된 자연학습장으로 가족들이 함께 나와 산책을 즐기고 있다.
암사생태공원 한강전망데크로 가는 길
암사생태공원 한강전망데크로 가는 길 ⓒ이봉덕

물새들도 쉬었다 가는 섬, 하중도 풍경

데크길을 걸어 도착한 전망대에선 눈부신 가을 햇살에 반짝이며 흐르는 강물을 바라다 보았다. 옆으로 두 개의 작은 하중도와 함께 한강에서 사라진 둔치 풍경이 펼쳐진다. 창포, 갈대, 줄, 물억새 등 습지식물들을 관찰할 수 있다.  
수생식물의 은신처이자 조류들의 휴식처인 하중도
수생식물의 은신처이자 조류들의 휴식처인 하중도 ⓒ이봉덕

전망대 오른쪽으로 물새들이 쉬었다 가는 섬 하중도가 손에 닿을 듯 바로 옆에 있다. 하중도는 하천이 속도가 느려지거나 유로가 바뀌면서 퇴적물이 쌓여 생기는 곳인데, 사람이나 천적으로부터 안전한 장소로 수생식물의 은신처나 조류들의 휴식처가 된다. 혹 쉬는데 방해가 될까 봐 조심조심 돌아 나왔다.
암사생태공원 생태탐방길에 조성된 물웅덩이
암사생태공원 생태탐방길에 조성된 물웅덩이 ⓒ이봉덕

빗물이 고여 만들어진 물웅덩이에는 개구리밥, 소금쟁이, 참개구리 등 연못에 살고 있는 수서생물을 관찰할 수 있다. 아이들과 온 가족이 함께 나와 수면 위 소금쟁이와 놀고 있다. 호기심으로 가득 찬 아이의 눈은 진지하기만 하다. 아늑한 자연의 품과 따뜻한 가족의 품속에서 아이들이 즐겁게 놀고 있다.

암사생태공원과 고덕생태공원에선 '다람쥐야 뭐하니?' '숲 속의 곤충음악가' 등 흥미로운 생태체험학습이 이루어지고 있다.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을 통해 사전 신청 후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암사생태공원 자연학습센터
암사생태공원 자연학습센터 ⓒ이봉덕

생태계의 보전이 가장 절실한 이때, 도심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한강을 그대로 지키고자 하는 세심한 노력들이 공원 곳곳에서 보였다. 앞으로도 한강생태공원이 이러한 노력의 상징으로 자리매김 되어 시민들이 함께 돌보며 즐기는 휴식처가 되기를 바란다.

고덕수변생태공원

○ 위치: 강동구 고덕동 379-3
○ 문의: 02-426-0755

암사생태공원

○ 위치 : 강동구 암사동 616-1
○문의: 070-7788-9670, 02-3780-0502~4

생태프로그램 예약

○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 : https://yeyak.seoul.go.kr/web/main.do

시민기자 이봉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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