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가기 전 ‘한양도성 완주’ 도전하세요!

시민기자 최용수

발행일 2021.10.05. 11:00

수정일 2021.10.05. 17:25

조회 2,001

'서울시 한양도성 18.6km 완주 인증서 발급' 프로그램 참여기

“위 사람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성곽유산인 서울 한양도성 전 구간 18.6km를 완주하였기에 이 증서를 드립니다. 2021년 9월 29일 서울특별시장” 서울 한양도성 완주 프로그램에 도전하고 기자가 받은 서울시장 명의의 완주 인증서 내용이다.
서울 한양도성 완주 프로그램에 참여해 기자가 받은 한양도성 완주 인증서와 기념선물
서울 한양도성 완주 프로그램에 참여해 기자가 받은 한양도성 완주 인증서와 기념선물 ⓒ최용수

9월 22일부터 서울시는 '서울 한양도성 18.6km를 걷고 완주 인증서를 발급받으세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인왕산, 북악산, 낙산, 남산으로 이어진 한양도성 전 구간을 완주하며 지정된 4개소에서 찍은 인증샷과 투어 지도 위 4개의 스탬프를 받은 다음,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사이트(https://yeyak.seoul.go.kr/web/reservation/selectReservView.do?rsv_svc_id=S210724141034792061)를 통해 신청하면 한양도성유적전시관에서 인증서를 발급해준다.
한양도성 완주 도전 안내도, 인증사진 지정 장소가 표시돼 있다.
한양도성 완주 도전 안내도, 인증사진 지정 장소가 표시돼 있다. ⓒ최용수

① 인왕산 구간

아침 9시, 서대문역 인근 돈의문 박물관 마을에서 ‘서울한양도성 스탬프 투어 지도’를 받아 첫번째 스탬프를 찍은 다음 인왕산을 향했다. 오늘 하루 동안 한양도성 18.6km 완주 목표여서 단단히 마음을 다잡았다. 힘든 코스인 인왕산, 북악산 구간은 오전으로, 낙산과 남산구간은 오후 순서로 정했다. 물론 스탬프 투어 지도는 흥인지문, 숭례문, 말바위 안내소에서도 받을 수 있다. 
돈의문 박물관 마을을 출발해 인왕산 정상을 향하는 도전자가 월암근린공원의 성곽길을 지나고 있다.
돈의문 박물관 마을을 출발해 인왕산 정상을 향하는 도전자가 월암근린공원의 성곽길을 지나고 있다. ⓒ최용수
코스모스가 만개한 한양도성 인왕산 구간 내부 성곽길
코스모스가 만개한 한양도성 인왕산 구간 내부 성곽길 ⓒ최용수

경교장, 서울교육청을 지나면 달빛이 아름답다는 교남동 월암근린공원, 웅장한 성벽에 다가선다. 베델 집터 표석과 홍난파 가옥, 딜쿠샤, 권율장군집터의 은행나무도 성곽마을 행촌동에 있다. 인왕산 정상까지는 완만한 가파름이다. 도성의 여장을 따라 피어난 코스모스가 가을 정취를 뿜어낸다. 인왕곡장을 지나면 정상, 삿갓바위에서 첫번째 지정 인증샷을 한다. 화강암이 대부분인 인왕산 정상은 청와대, 광화문, 남산, 독립공원 등 최고의 조망을 선물한다.
인왕산 삿갓바위에서 인증샷을 찍는 한양도성 완주 도전자들
인왕산 삿갓바위에서 인증샷을 찍는 한양도성 완주 도전자들 ⓒ최용수
인왕곡성(곡장)에서 내려다본 한양도성 인왕산 구간 성곽
인왕곡성(곡장)에서 내려다본 한양도성 인왕산 구간 성곽 ⓒ최용수

② 북악산 구간

인왕산 하산은 편안하다. 부부소나무, 시인의 언덕을 건너면 창의문 안내소이다. 이곳부터는 청와대 구역이어서 출입 표찰을 받아야 한다. 도성 완주 도전의 최고 난코스가 시작되었다. 깔딱고개 가파른 계단길이 쉼 없다. 돌고래쉼터, 백암쉼터, 백악마루, 1.21사태 소나무(일명 김신조 소나무)를 지나서야 백악산의 지정 인증샷 장소인 청운대에 도착했다. 광화문 육조거리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청운대에서의 2번째 인증샷은 기분이 남다르다. 그만큼 힘이 큰 코스 때문이리라. 숙정문을 지나서 말바위안내소에 도착했다. 창의문안내소에서 받은 표찰을 반납하고 투어 지도에 스탬프도 찍었다. 북악하늘길과 삼청각을 건너보며 시원한 바람을 타고 기자는 와룡공원으로 향했다. 
한양도성 북악산 구간 내부 성곽길을 탐방하는 완주 도전자들
한양도성 북악산 구간 내부 성곽길을 탐방하는 완주 도전자들 ⓒ최용수
백악산 인증사진 지정 장소인 청운대에서 한 도전자가 인증샷을 찍고 있다.
백악산 인증사진 지정 장소인 청운대에서 한 도전자가 인증샷을 찍고 있다. ⓒ최용수

와룡정(臥龍停)에 도착하니 정오다. 허기진 배를 달래고 곧장 내부 성곽길을 따라 혜화문으로 향했다. 성북동의 심우장, 길상사, 간송미술관, 북정마을이 한 눈에 들어온다. 학교와 교회 담장으로 훼손된 구간을 빠져나니 혜화문 입구이다. 당시 북대문(숙정문)은 일반인의 통행이 금지되어서 혜화문이 양주·포천 방면으로 통하는 중요한 출입구 구실을 했다고 한다. 지금 헤화문은 1992년에 복원된 것이다.
한양도성 4소문의 동문인 혜화문 모습
한양도성 4소문의 동문인 혜화문 모습 ⓒ최용수

③ 낙산 구간

혜화문에서 도로를 건너면 본격적인 낙산구간의 시작이다. 나무계단을 오르자 웅장한 성벽이 길을 막아섰다. 카톨릭대학 뒤편 성곽이다. 태조, 세종, 숙종 등 시대별 성곽 축조형태를 관찰할 수 있는 잘 보존된 역사책 같았다. 삼군부, 총무당, 장수마을을 지나 성벽 암문으로 들어갔다. 빼어난 야경으로 유명한 낙산공원 정상에서 3번째 인증샷을 담았다. 오후 2시, 가을 햇살은 따가웠지만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결은 시원하다. 북한산, 남산은 물론 도심 풍경이 파노라마가 되었다. 
한양도성 낙산구간 카톨릭대학 뒤편 웅장한 외부 성곽길을 걷는다.
한양도성 낙산구간 카톨릭대학 뒤편 웅장한 외부 성곽길을 걷는다. ⓒ최용수
낙산공원 정상에서 인증샷을 남기는 완주 도전자들
낙산공원 정상에서 인증샷을 남기는 완주 도전자들 ⓒ최용수

낙산정상에서 흥인지문으로 가는 내부 성곽길은 완만한 내리막이다. 성밖에는 봉제산업의 메카 창신동, 성 안에는 이화동 벽화마을이 대조를 이룬다. 한양도성박물관 흥인지문공원에는 가을을 담으려는 사진작가의 조리개가 바쁘다. 추색에 물든 흥인지문, 4대문 중 유일한 옹성이 이채롭다.
흥인지문공원에서 가을을 담고 있는 시민들
흥인지문공원에서 가을을 담고 있는 시민들 ⓒ최용수
흥인지문 뒤편에 완주 스탬프 시설이 있다.
흥인지문 뒤편에 완주 스탬프 시설이 있다. ⓒ최용수

흥인지문 관리소에서 3번째 투어 스탬프를 찍었다. 의류산업의 메카 동대문 시장, 청계천 오간수교, 디자인플라자(DDP)를 지나면 광희문이다. 우뚝 선 DDP 조형물, 옛 동대문운동장이 이렇게 변신했다니… 감회가 새롭다.
흥인지문을 지나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조형물을 만난다.
흥인지문을 지나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조형물을 만난다. ⓒ최용수

④ 남산 구간

나혼자 살겠다며 청나라 군대를 피해 광희문을 통해 도망친 왕(인조)의 모습을 상상하니 광희문이 더 없이 초라하게 보인다. 이제 광희문에서 10여분 더 가면 장충체육관, 서울신라호텔과 마주한다. 외부에도 성곽길이 있지만 오늘은 신라호텔 후정으로 새로난 내부 성곽길을 택했다. 한양도성 복원사업 전까지는 시민들의 통행이 불가했던 곳, 호텔측의 협조로 새롭게 내부 탐방로가 조성되었다. 우거진 숲, 유명 작가들의 조각품, 색다른 성곽길을 맛보았다. 
인조가 도망쳤던 한양도성 남소문인 광희문 모습
인조가 도망쳤던 한양도성 남소문인 광희문 모습 ⓒ최용수

반얀트리호텔 앞 도로를 건너면 본격적인 남산 성곽길이 시작된다. 험준한 산세, 웅장한 성벽이 탐방객을 압도한다. 가파른 나무 계단이 쉼 없이 이어졌다. 654개 계단 끝, 탁 트인 전망대가 나타났다. 멀리 롯데월드타워까지 한강 주변 도심 풍경이 선명하다. 
한양도성 남산구간 신라호텔 구간에서 만나는 장충체육과 모습(지붕)
한양도성 남산구간 신라호텔 구간에서 만나는 장충체육관 모습(지붕) ⓒ최용수

전망대에서 생태숲길을 통과하면 남산 정상이다. 서울중심점, 목멱산봉수대 터, 서울N타워, 팔각정, 국사당 터, 사랑의 열쇠 등 볼거리가 풍성했다. 마지막 지정 인증샷 장소는 봉수대 터이다. 팔각정에 앉아 물 한 모금 마시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는 것 같았다. 출발한지 7시간, 아직 갈 길이 먼데 서서히 다리 통증이 느껴진다. 
남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풍경
남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풍경 ⓒ최용수
한양도성 완주 중에 촬영한 서울N타워와 가을 하늘
한양도성 완주 중에 촬영한 서울N타워와 가을 하늘 ⓒ최용수

남산서 하산길은 경사가 급하다. 잠두봉전망대, 한양도성유적전시관, 안중근의사 기념관, 백범광장을 지나 숭례문으로 향했다. 오후 5시가 넘었다. 마지막 스탬프를 찍었다. 차량행렬이 휘감던 숭례문이 어느새 재정비되어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공원으로 변신했다. 
숭례문공원으로 재탄생한 숭례문 주변에도 스탬프 시설이 있다.
숭례문공원으로 재탄생한 숭례문 주변에도 스탬프 시설이 있다. ⓒ최용수

인근 남대문시장에서 허기를 달래고 다시 출발 원점인 돈의문 박물관 마을로 향했다. 남지터, 배재학당, 이화여고 유관순기념관, 어둠이 내린 가을밤 덕수궁 돌담길 야경은 투어에 지친 기자에게 힐링을 선물했다. 담벼락을 따라 뿜어내는 조명과 거리악사들의 감미로운 선율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함에 부족함이 없었다.
한양도성 정동 구간 덕수궁 돌담길의 야경을 즐기는 시민들
한양도성 정동 구간. 덕수궁 돌담길의 야경을 즐기는 시민들 ⓒ최용수

돈의문 박물관 마을에 도착하니 오후 7시가 넘었다. 하루 동안에 한양도성 18.6km 완주는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온몸이 쑤시지만 마음은 뿌듯했다. 완주한 스스로에 놀랐고 함께 한 친구들이 존경스러웠다. 저녁에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사이트(yeyak.seoul.go.kr)를 통해 인증서를 신청했다. 드디어 9월 29일 예약일, 촉촉이 내리는 가을비를 맞으며 한양도성 유적전시관을 찾아 인증서와 함께 기념품을 받았다.
남산에 있는 한양도성 유적전시관에서 완주 인증서와 기념품을 수령할 수 있다.
남산에 있는 한양도성 유적전시관에서 완주 인증서와 기념품을 수령할 수 있다. ⓒ최용수

이번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시 주무관은 “익어가는 가을, 코로나19로 갑갑하고 마땅히 갈 곳이 없다면 한양도성 완주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며 “옛 선비들이 순성하며 소원을 이뤘듯이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여 각자의 소원을 성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양도성 남산구간 가을 풍경
한양도성 남산구간 가을 풍경 ⓒ최용수

아침저녁 공기는 싸늘하다. 배낭 하나 둘러메고 어디론가 훨훨 떠나고 싶은 가을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멀리 떠나기 보다는 가족 친구들과 함께 ‘한양도성 완주 인증서 발급’ 프로그램에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 도성도 구경하고 소원도 빌며 인증서까지 받을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삼조다. 
한양도성 북악산 구간 탐방 시 출입표찰을 받아야 한다. 말바위안내소 내부 모습
한양도성 북악산 구간 탐방 시 출입표찰을 받아야 한다. 말바위안내소 내부 모습 ⓒ최용수

■ 한양도성 완주 관련 정보

○ 한양도성 홈페이지 : seoulcutywall.seoul.go.kr
○ 한양도성유적전시관 : 02-779-9870~1

시민기자 최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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