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홍 핀 송파둘레길, 여름을 걷다
발행일 2021.08.23. 10:00
탄천길 이어지며 총 21km 송파둘레길 완성
시민들이 성내천길에 조성된 ‘송파둘레길 백일홍 꽃길’을 걷고 있다. ⓒ이선미
지난 50년 동안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돼 끊겨 있던 광평교-삼성교 구간(4.4㎞)이 이어지며 7.4㎞ 탄천길 전체가 완성됐다. 이제 송파둘레길은 탄천길과 성내천길(6㎞), 장지천길(4.4㎞), 한강길(3.2㎞)로 이어지는 총 길이 21㎞의 ‘순환형 둘레길’이 되었다. 특히 송파둘레길은 거의 90% 정도의 길이 물길을 따라 만들어진 수변 산책로다.
서울의 유일한 순환형 둘레길인 송파둘레길(21km)이 완성됐다. ⓒ이선미
탄천길, 숯내교에서 광평교까지 걷다
탄천과 장지천 합수 지점에 드리워진 아치형 숯내교에서 탄천길을 걸어보았다. 숯내교 아래 숯내광장에는 ‘탄천’이라는 이름이 유래한 ‘삼천갑자 동방삭 설화’가 그려져 있어 금방 알아볼 수 있었다.
탄천길은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돼 오랫동안 끊어져 있었다. ⓒ이선미
염라대왕이 삼천갑자(18만 년)나 산 동방삭을 잡아오라고 저승사자를 보냈는데 둔갑을 너무나 잘해서 찾을 수가 없었다. 하루는 저승사자가 꾀를 내 냇가에서 숯을 빨고 있었다. 마침 길을 지나던 사람이 어이없어 하며 말했다. “내가 삼천갑자를 살았어도 숯을 빠는 사람은 처음 봤다.” 동방삭의 정체가 드러난 순간이었다. 저승사자가 숯을 빤 냇가라고 해서 ‘숯내’ 또는 같은 뜻의 한자로 ‘탄천(炭川)’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숯내광장에서 만나는 '삼천갑자 동방삭' 설화 이야기 ⓒ이선미
송파둘레길에서 만나는 스탬프투어
송파둘레길은 스탬프투어도 진행하고 있다. 스탬프는 각각 성내천길 여성축구장 앞, 장지천길 장지근린공원 입구, 탄천길 숯내광장, 한강길 탄천-한강 합수부 송파둘레길 입구 상징물 옆에 마련돼 있다. 각 길의 인증대에서 찍은 스탬프를 모아 이메일로 제출하면 완주인증서를 발급한다. 기념배지와 크로마키 사진 촬영 등 소소한 선물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숯내광장에 마련된 탄천길 스탬프 인증대 ⓒ이선미
숯내교를 배경으로 한 탄천길 스탬프가 예쁘다. ⓒ이선미
탄천길에 접어든 기념으로 숯내광장에서 스탬프를 찍어봤다. 송파구 마스코트인 ‘송송파파’ 모양 인증대 안에 스탬프북 등이 들어있었다. 숯내교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스탬프가 꽤 예뻤다.
광평교 방향으로 가며 돌아본 숯내교 ⓒ이선미
여름내 백일홍 피고지는 성내천 구간
한여름 내내 피었다 지기를 이어온 백일홍이 조금씩 지고 있었다. 성내천길 한국체육대학교부터 오륜교까지 이어지는 약 450m 구간에 계절별로 다양한 꽃을 심었는데, 여름의 주인공은 백일홍이었다. 올해 초 백일홍 씨앗 10kg을 파종해 이어진 ‘송파둘레길 백일홍 꽃길’이다.
돌다리 너머로 백일홍 길이 이어진다. ⓒ이선미
길 곳곳에는 송파구와 관련된 옛 이야기들이 있었다. 성내천길을 걸으면서 송파나루와 성내천 등 주변 지역에 대해 알아가는 것도 괜찮았다. 성내천길은 도시 경관과 농촌 풍경이 공존하는 산책로로 벼농사 체험공간, 코스모스밭, 주민들이 헌수한 나무들이 이어졌다.
성내천길 곳곳에 송파와 성내천길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표지판들이 서있다. ⓒ이선미
벼농사체험장 옆에 마련된 재미있는 배경의 포토존 ⓒ이선미
저만치에 롯데타워가 보이는 성내천길에서 곤충채집하는 가족이 보였다. 성내천 건너로는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이 종종 보였다. 매미가 극렬하게 노래하는 길을 따라 걸으며 서울 한복판이라는 생각을 잠시 잊게 됐다.
도심과 농촌 풍경이 공존하는 성내천길에서 곤충채집에 나선 가족의 모습 ⓒ이선미
성내천 보행 터널엔 서울, 25부작 ‘지금 어디에 살고 있나요?’
성내천길에는 서울시-문화관광체육부 공공미술 프로젝트인 ‘서울, 25부작’ 중 하나가 설치돼 있다. 성내천 보행자 터널에 들어서자 벽과 천장에서 빛과 색이 터널을 비췄다. 터널을 걷는데 줄곧 목소리가 들렸다. ‘지금 어디에 살고 있나요?’라는 제목의 작품을 걷는 길이었다.
성내천 보행자 터널에 ‘서울, 25부작’ 중 하나인 ‘지금 어디에 살고 있나요?’가 설치돼 있다. ⓒ이선미
목소리는 “집은 어떤 의미인가요?” “주거의 이동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등 삶과 거주의 의미를 묻는 질문과 이에 대한 답변이었다. 작가는 터널을 지나는 주민들이 어느 순간 그 목소리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답변을 찾아가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거기까지가 작품의 완성이라고 한다.
은하수를 모티프 삼은 미디어아트 패널이 보행 터널을 밝히고 있다. ⓒ이선미
송파둘레길은 총 21㎞로 완주하려면 약 5시간 30분이 걸린다. 마음먹고 한꺼번에 걸을 수도 있지만 한 군데씩 천천히 네 길을 걸어 완주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코로나19 거리두 4단계가 계속되는 가운데 여행을 떠나는 일도 쉽지 않다. 가까운 곳에 마련된 산책길을 호젓이 걸으며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챙겨야 할 시간이다.
■ 송파둘레길
○ 소개 : 송파구 외곽을 따라 4개 하천(성내천, 장지천, 탄천, 한강)을 하나로 연결하는 순환형 수변관광코스
○ 구간안내
- 성내천길 : 6km, 1시간 30분 코스
- 장지천길 : 4.4km, 1시간 10분 코스
- 탄천길 : 7.4km, 2시간 코스
- 한강길 : 3.2km, 50분 코스
○ 홈페이지 : https://www.songpa.go.kr/culture/contents.do?key=3775
○ 문의 : 02-2147-2160
○ 구간안내
- 성내천길 : 6km, 1시간 30분 코스
- 장지천길 : 4.4km, 1시간 10분 코스
- 탄천길 : 7.4km, 2시간 코스
- 한강길 : 3.2km, 50분 코스
○ 홈페이지 : https://www.songpa.go.kr/culture/contents.do?key=3775
○ 문의 : 02-2147-2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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