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브 향에 취해 더위도 잊는다…일자산허브천문공원

시민기자 최윤정

발행일 2021.07.09. 12:00

수정일 2021.07.09. 16:20

조회 736

7~9월, 달과 별, 허브향 가득한 여름체험 프로그램 운영
강동구 허브천문공원 입구
강동구 허브천문공원 입구 ⓒ최윤정

향과 풍미가 진한 허브는 요리뿐아니라 약용, 향수로도 요긴하게 쓰인다. 손가락에 스치기만 해도 로즈마리처럼 오래 가는 향이 있는가 하면, 전혀 향이 없는데도 향균작용을 하는 식물도 있다. 조금의 허브향으로도 신체리듬을 차분하게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그러하니 서울시내 100여 종의 허브가 넘실대는 허브밭은 오죽할까. 일자산 허브천문공원은 마스크 너머 코끝을 자극하고 코로나19로 지친 후각을 깨운다.
싱그러운 여름 공원 내 허브향이 가득하다.
싱그러운 여름 공원 내 허브향이 가득하다. ⓒ최윤정
허브천문공원은 색, 감촉, 향기, 차, 맛으로 꾸며졌다.
허브천문공원은 색, 감촉, 향기, 차, 맛으로 꾸며졌다. ⓒ최윤정

7~9월, 오감만족 허브체험교실 & 삽목 체험

강동 일자산 기슭에 위치한 허브천문공원 내 체험학습장에서는 7월부터 9월까지 허브를 이용한 다양한 체험을 진행한다. 바로 허브를 재료로 천연제품을 만드는 ‘오감만족 허브체험 교실’과 허브를 직접 심어보는 ‘나만의 화분 만들기’ 체험이다. 

허브제품 만들기 체험은 ▲7월: 손소독제, 천연해충퇴치 스프레이, 천연버물리, 허브소금, ▲8월: 천연 디퓨저, 손수건 염색, 천연페브리즈, ▲9월: 허브를 이용한 찜질용 허브볼, 마스크팩, 천연립밤 등 다양한 제품을 참가자들이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
항균에 좋다는 티트리로 만든 소독제
항균에 좋다는 티트리로 만든 소독제 ⓒ최윤정

필자는 지난 7일 오감만족 허브체험교실에 참가했다. 한 때 품귀현상까지 있었던 소독제 등을 천연재료를 이용해 만들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천연소독제를 만드는 체험교실에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팀들이 많았다.

소독제는 알코올 100%보다 7대 3비율의 알콜수(水)가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비이커에 정확한 양의 무수에탄올과 보습을 위한 글리세린, 항균에 특효라는 티트리와 레몬을 담고 가볍게 저어 섞으면 완성된다. 아무리 허브가 좋다고 해도 욕심은 금물, 정량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천연재료로 직접 만들어 더 신뢰가 간다.
천연재료로 직접 만들어 더 신뢰가 간다. ⓒ최윤정

오랜만에 비이커를 만지니 학창시절 실험실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든다. 교육 전 허브밭에서 충분한 휴식과 재충전을 해서일까. 형과 동생이 참가한 가족팀도, 아들과 함께 참여한 가족 모두 체험 내내 차분모드다. 체험이 끝난 후에도 부모들은 아이들과 꽃이름 맞추기를 하며 허브향을 만끽했다. 다음에 만들 해충퇴치제, 천연허브솔트 등도 실생활에 유용할 것 같아 기대된다.
인디언이 가정비상약으로 썼다는 '에키네시아 샤이엔스피릿'
인디언이 가정비상약으로 썼다는 '에키네시아 샤이엔스피릿' ⓒ최윤정
계절별 허브의 종류가 이렇게나 많다.
계절별 허브의 종류가 이렇게나 많다. ⓒ최윤정

매주 목요일에는 허브를 직접 심고 키워볼 수 있는 허브 삽목 체험도 진행한다. 하늘아래의 햇볕과 관리자의 정성만큼은 아니겠지만 허브의 번식 방법 중의 하나인 삽목을 제대로 배울 기회다. 

두 개의 일일체험 외에도 허브천문공원은 ‘허브스쿨 가든팜’을 통해 시민 허브전문가도 양성한다. 매년 운영되는 특화교육으로, 허브기초교육부터 미용, 건강, 문화등 테마별로 심도있는 허브활용법도 교육해주고 있다. 
위장가스를 줄이고 발한촉진, 모유분비자극에 효과적인 허브 '니게라'
위장가스를 줄이고 발한촉진, 모유분비자극에 효과적인 허브 '니게라' ⓒ최윤정
기억력 강화와 편두통, 소화불량에 좋은 허브 '로즈마리'
기억력 강화와 편두통, 소화불량에 좋은 허브 '로즈마리' ⓒ최윤정

엄마와 산책하러 나온 아이는 “엄마, 여기 너무 좋아. 진짜 좋아”를 연발하며 테마정원을 여러 번 도는 모습이다. 향이 강한 것과 약한 것이, 색깔이 화려한 것과 수수한 것이 모이니 허브천문공원은 같은 길을 돌아도 지루할 틈이 없다. 아로마길을 걸으면서 마스크를 벗고 제대로 음미해보고 싶은 욕심을 간신히 누른다. 
그윽한 향기아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장소가 여럿이다.
그윽한 향기아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장소가 여럿이다. ⓒ최윤정
120여 종의 다양한 허브에 대해 알아가는 기회다.
120여 종의 다양한 허브에 대해 알아가는 기회다. ⓒ최윤정

원래 허브천문공원의 이름은 일자산 허브공원이었다. 구에서는 단순히 눈으로 즐기는 허브공원에서 계절별 허브를 경험하고 휴식할 수 있는 ‘허브체험공원’을 연내 조성해 더욱 힐링할 수 있는 주민 중심의 친환경 공원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허브천문공원의 감성적인 포토존
허브천문공원의 감성적인 포토존 ⓒ최윤정

아기자기한 조각작품이 전하는 진심

허브천문공원은 지금 한창 야외 조각공원이 조성 중이다. 위 작품은 입구에 있는 한진섭 작가의 ‘세상이 다 보이네’다. 의자를 연상케 하는 작품은 ‘휴식’이다. 조각 이름처럼 한번 앉아보고 싶어진다. 작품만으로 작가와의 소통이 되는 듯하다.
입구에 있는 한진섭 작가의 '세상이 다 보이네' 作
입구에 있는 한진섭 작가의 '세상이 다 보이네' 作 ⓒ최윤정
왠지 앉아보고싶은 작품이다.
왠지 앉아보고싶은 작품 '휴식'이다. ⓒ최윤정

산책을 나온 두 어르신은 ‘가득한 사랑’이라는 작품 앞에 서서 “모녀가 무슨 얘기를 정답게 나누고 있는 거야”라며 해설을 덧붙인다. 들으니 또 그래 보이는 것 같다. 돌이 주는 딱딱하고 차가운 기운은 다 어디로 갔을까. 복덩이 돼지들의 소풍가는 길도 신나 보인다. 
작품명 '가득한 사랑'
작품명 '가득한 사랑' ⓒ최윤정
복덩이들의 소풍이 신나 보인다.
복덩이들의 소풍이 신나 보인다. ⓒ최윤정

조각공원에는 국내 대표적인 돌 조각가 한진섭의 작품 50여 점이 설치될 예정이다. 국내에는 조각 테마공원이 많지만 한 조각가 작품으로만 조성된 곳은 여기 허브천문공원이 처음이다. 조각과 허브가 어우러진 테마명소로 한층 더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름밤 별자리 여행, 8~9월 천체관측체험도

매년 여름, 강동구에서 별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자리한 허브천문공원내 작은 천문대에서는 별자리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천체관측체험은 월별로 ▲7월: 은하수와 여름 별자리, ▲8월: 토성과 화성, ▲9월: 유성우와 가을 별자리 등 달과 계절별 별자리를 관찰하는 프로그램이다. 7~8월에는 매주 목요일 저녁 8시, 9월에는 저녁 7시30분부터 진행된다. 
서울의 대표적인 천체관측장소인 허브공원내 '작은천문대'
서울의 대표적인 천체관측장소인 허브공원내 '작은천문대' ⓒ최윤정
동서양이 부르는 별자리 이름은 달라도 지구밖에 대한 관심은 같았다.
동서양이 부르는 별자리 이름은 달라도 지구밖에 대한 관심은 같았다. ⓒ최윤정

허브오감만족체험, 천체관측체험은 둘 다 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https://yeyak.seoul.go.kr/web/main.do#)을 통해 예약할 수 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코로나가 오나 묵묵히 제 할 일을 하고 있는 허브에 빠져 잠시 더위를 잊었다. 그 향은 사람뿐 아니라 산책나온 견공들마저도 차분하게 하는지 이날 허브천문공원에서는 한번도 짖는 개를 보지 못했다. 

■ 허브천문공원

○ 주소 : 서울시 강동구 둔촌동 산 86
○ 이용시간 : 매일 00:00~24:00,무료
○ 체험프로그램 예약 : 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https://yeyak.seoul.go.kr/web/main.do#)
○ 문의 : 02-3425-6452

시민기자 최윤정

서울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서울의 혜택을 누리며 살았으니 좋은 장소와 취지를 공유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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