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사용 어렵지 않아요"…어르신 스마트폰 신청하고 교육까지!

시민기자 박은영

발행일 2021.06.28. 15:00

수정일 2021.07.01. 09:35

조회 12,045

월 2만원 이하 ‘어르신 스마트폰’ 신청 시작, 사용법도 배울 수 있어...

피처폰을 사용하시던 엄마에게 스마트폰은 그저 복잡한 기계였다. 주위 분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기에 가끔 스마트폰으로 변경할지 여쭤보았지만, 당신이 살 이유는 없다고 하셨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되고 혼자 계신 엄마의 유일한 활동인 대면 예배가 온라인으로 이루어졌다. 스마트폰이 필요했다. 어르신 폰을 사용하시던 엄마께 어떤 스마트폰이 적당할까 생각하던 차였다. 막연한 생각이 행동으로 이어진 계기는 지난 12월, 서울시의 ‘어르신 맞춤 스마트폰 보급’이라는 기사를 통해서다.
☞ 관련 기사 더 보기: 월 1만 9,526원 데이터 무제한 '어르신 맞춤형 스마트폰' 보급
지난해 서울시 어르신 스마트폰 보급 시범사업으로 구입한 스마트폰
지난해 서울시 어르신 스마트폰 보급 시범사업으로 구입한 스마트폰 ⓒ박은영

서울시의 어르신을 위한 맞춤형 스마트폰 사업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더욱 심화되고 있는 디지털 격차를 좁히기 위한 취지였다. 24개월 약정에 월 2만 원 이하의 요금으로 월 1.5GB 데이터와 무제한 음성·문자를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괜찮은 조건이었다. 만, 65세 이상의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했다. 

스마트폰도 예쁘고 큼직하니 마음에 들었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사업은 12월 말까지라고 했다. 12월 중순이 넘은 때라 서둘러 매장을 알아봤다. 제휴 대리점인 LG전자 담당자는 어르신 폰의 재고 소진으로 폰 수급이 되는 날 방문해 달라고 했다. 어른신 폰은 인기가 좋았다. 단 하나 남았다는 근처의 다른 매장을 엄마와 함께 방문했다. 
어르신 스마트폰 사용을 위한 맞춤 교재
어르신 스마트폰 사용을 위한 맞춤 교재 ⓒ박은영

어르신 폰을 담당하는 직원은 친절하게 모든 안내를 이어갔다. 월 요금과 데이터 사용량, 약정과 기본적인 사용방법을 알려 주었다. 엄마는 구입한 스마트폰의 전원을 켜는 것부터 전화 걸기와 받기 등의 기본적인 방법을 반복해서 배웠다. 그래도 새 기기는 어렵기 마련이다.

이를 위해 준비된 게 있으니 어르신들의 스마트폰 사용방법을 설명한 커다란 교재다. 책자에는 어르신들이 스마트폰 사용할 때 필요한 거의 모든 방법이 자세하게 나와 있었다. 
전원을 켜는 것부터 문자를 보내는 방법 등 활용방법이 담겨있다.
어르신을 위한 교재에는 전원을 켜는 것부터 문자를 보내는 방법 등 활용방법이 담겨있다. ⓒ박은영

집에 와서도 그 다음 날도 같은 설명이 반복됐지만, 엄마는 스마트폰이 어려웠다. 터치는 꾹 누르기가 됐고, 저장된 번호로 전화를 거는 것도, 전화를 받는 것도 쉽지가 않았다. 덕분에 딸과 손녀들까지 왕래하며 스마트폰 사용 방법을 알려드렸다. 지금은 카톡으로 사진을 받아보거나 톡으로 간단한 대화도 가능하다. 옷이나 신발을 사드릴 때면 스마트폰으로 보내 준 사진을 보며 마음에 드는 지를 결정할 만큼 익숙해지셨다. 사진을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반가운 일이다. 엄마는 아직도 스마트폰 사용이 어렵지만, 천천히 교재를 보고 설명을 들으며 공부하신다. 
엄마는 이제 톡으로 사진도 받아보고, 크게 확대하는 방법도 아신다.
엄마는 이제 톡으로 사진도 받아보고, 크게 확대하는 방법도 아신다. ⓒ박은영

서울시는 어르신 맞춤 스마트폰 신청자가 많아지면서 당초 12월31일까지의 시범기간을 ’21년 1월 말까지 연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작년 어르신 맞춤형 스마트폰 보급 시범사업에 총 1,451명의 어르신이 가입하는 등의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시범사업의 내용을 보완해 올해는 사업을 확대 운영한다고 밝혔다. 

2021 서울시 '어르신 맞춤형 스마트폰' 보급 시작!

그리고 지난 6월 25일, 서울시는 2021년 어르신 맞춤형 스마트폰 보급 사업의 시작을 알렸다. 데이터 기본 제공량을 1.5GB에서 2GB로 늘리고 신청 기간도 4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해 12월 31일까지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만 65세 이상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 

달라진 점으로 올해는 서울지역 34개소에 있는 삼성디지털프라자에 방문해 신청을 할 수 있다는 거다. 또한, 스마트폰 신청 시 대리점의 갤러시 컨설턴트가 스마트폰 기초 사용법을 더 자세히 안내한다고 한다. 아울러, 어르신들을 위한 스마트폰 교재는 7월부터 제공될 방침이다. 
스마트폰 교재로 사용법을 익힐 수 있다.
스마트폰 교재로 사용법을 익힐 수 있다. ⓒ박은영

제공하는 스마트폰 교재에는 스마트폰 글자크기 조절, 무료와이파이 접속방법 등 기초 사용법부터 모바일 메신저로 사진·동영상 공유법,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 앱 설치 등 다양한 응용 사용법까지 포함하고 있다. 만약 교재 배포 전 어르신 스마트폰을 구입한 경우라면 차후에 반드시 교재를 받아 어르신들이 사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자. 

이번 사업으로 보급되는 스마트폰은 삼성전자의 ‘A12’ 제품이다. 올 2월 출시됐다. 통신사는 알뜰폰 사업자인 ktM 모바일이다. 화면 크기가 6.5인치로 시력이 좋지 않은 어르신들도 이용하기 편하다. 월 1만9,526원을 내면 음성통화, 문자메시지,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다. 단, 데이터는 2GB 사용 후 초당 400kb로 속도가 제한된다. 24개월 약정 상품으로 요금제에 기기 값도 포함돼 있다.
집에서 가까운 곳의 디지털배움터를 찾아보자.
집에서 가까운 곳의 디지털배움터를 찾아보자. ⓒ박은영

연로하신 어르신들에게 스마트폰은 사는 것보다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에 서울시가 준비했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140곳의 디지털 배움터인 디지털 老老케어 ‘어디나 지원단’이 그것이다. 

포털에서 디지털 배움터를 검색해 동네에서 가까운 기관의 디지털 수업을 수강할 수 있다.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하는 맞춤 강의는 거의 일대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어르신이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맞춤 설명이 제공되니 스마트폰을 처음 사용하는 어르신이라면 꼭 교육을 들으면 좋겠다. 
강북구의 디지털배움터
강북구의 디지털배움터 홈페이지 화면 ⓒ박은영

온라인으로 장을 보고, 쇼핑을 하는 게 자연스러운 세상이다. 그럼에도 스마트폰을 쓰는 데 두려움이 있거나 요금제 때문에 걱정하고 계신 노년층이 여전히 존재한다. 서울시의 이같은 사업을 통해 디지털 기기 사용에서 소외되는 계층이 없으면 좋겠다. 아울러 어르신 스마트폰은 보급과 동시에 활용방법 교육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해 방문 서비스 등의 다양한 스마트폰 교육지원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 서울시 어르신 맞춤형 스마트폰 보급 사업

디지털배움터 바로가기
○ 문의: 가까운 삼성디지털프라자, 서울시 디지털포용팀(02-2133-2939)

시민기자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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