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클로 코로나19 잔여백신 접종에 성공했어요!

시민기자 최병용

발행일 2021.06.04. 16:15

수정일 2021.06.04. 15:17

조회 8,355

50대 시민기자의 동네 병원 잔여백신 도전기
네이버, 카카오 앱을 통해 잔여백신 당일 예약을 할 수 있다 ⓒ뉴스1
네이버, 카카오 앱을 통해 잔여백신 당일 예약을 할 수 있다 ⓒ뉴스1

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6월 4일 기준 708만 명을 넘으며 가속도가 붙었다. 백신 여권 이야기도 나오고, 6월부터는 1차 이상 접종자는 직계 가족모임 인원 제한에서 제외하고, 7월부터는 백신 접종자에 한해 야외에서 노마스크 생활을 허용하는 등 여러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는 덕분인 듯하다. 인터넷에 ‘백신에 대한 부작용으로 불신감이 커져 백신 접종을 하지 않으려는 사람이 많다’는 기사는 거의 허구에 가까웠다. 실상은 서로 먼저 맞으려 해도 기회가 오지 않아 맞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잔여백신 예약 서비스 덕분에 백신 접종률이 크게 높아졌다.
잔여백신 예약 서비스 덕분에 백신 접종률이 크게 높아졌다. ⓒ최병용

75세 이상 고령층을 시작으로 백신을 접종하기 시작해, 현재는 만 60세 이상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군인과 예비군, 민방위 대원인 젊은 층도 얀센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예약을 받고 있다. 

50대인 필자는 어느 쪽도 낄 수 없어 백신을 맞으려면 60세 미만이 맞을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최대한 빨리 백신을 맞을 방법을 찾던 중, 네이버와 카카오에서 실시간 예약하고 잔여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정책이 나왔다. AZ(아스트라제네카)는 한 병당 10~12명이 접종할 양이 들어 있는데 개봉 뒤 최대 6시간 내에 써야 한다. 불가피하게 미접종자가 발행해 다 쓰지 못하면 폐기해야 한다.
네이버와 카카오 플랫폼을 이용한 잔여백신 서비스가 시작됐다.
네이버와 카카오 플랫폼을 이용한 잔여백신 서비스가 시작됐다. ⓒ최병용

필자도 잔여 백신 예약에 도전해 보았다. 네이버와 카카오 플랫폼을 다루는 게 자신이 있어 며칠 네이버와 카카오 앱으로 잔여백신을 검색했다.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활동반경 위주의 병원 5개를 지정해 해당 병원에 잔여백신이 나올 경우 알람이 울리도록 설정도 했다.
하루종일 검색해도 잔여 백신이 모두 '없음'으로 나왔다.
하루종일 검색해도 잔여 백신이 모두 '없음'으로 나왔다. ⓒ최병용

하지만 알람이 울리도록 설정된 병원에서 잔여백신이 4~5개 남았다는 알람이 뜬 후 바로 광클(빛의 속도로 클릭)을 했지만, 번번히 ‘잔여백신 예약에 실패했습니다’란 안내만 받아야 했다. 전화로 2주일 전 잔여백신 대기자로 예약해 둔 병원에 전화를 걸어 현재 대기 순위를 물었다. “잔여 백신이 별로 나오지 않아 30번째 순위에서 27번째 순위가 되었다”고 한다. 2주일 동안 단 3명이 줄다니…. 

며칠 후부터는 심지어 서울을 넘어 경기도까지 지역을 넓혀 잔여 백신 조회를 해도 한 군데도 나오지 않았다. 잔여 백신이 매일 4~5개 나오는 병원으로 전화를 해서 “잔여백신 수량이 언제 결정되느냐?” 고 묻자 “보통 3시 30분 정도까지 예약자가 오지 않는다고 결정이 되면, 백신 바이알(병)을 개봉한 뒤 남는 잔여 수량을 입력한다”고 한다. 낮에 아무리  잔여백신을 조회해도 나오지 않는 이유를 비로소 알게 됐다. 백신 예약을 잡으려면 평소 잔여백신이 잘 나오는 병원을 알람으로 등록해 두고 3시 30분 이후부터 잔여 백신 수량을 업데이트하면 지켜보는 것이 좋다.
오후 3시 30분부터 스마트폰을 붙들고 광클한 덕분에 잔여 백신 예약에 성공했다.
오후 3시 30분부터 스마트폰을 붙들고 광클한 덕분에 잔여 백신 예약에 성공했다. ⓒ최병용

7전8기라 했던가. 무려 일주일 간의 잔여 백신 사투가 결국 승리로 끝이 났다. 네이버 광클로 잔여백신 예약에 드디어 성공한 것이다. 병원을 찾아갔더니 간단한 문진표를 작성한 후 의사가 과거 백신 부작용 여부와 현재 몸 상태에 대해 물었고, 전혀 이상이 없다는 대답 후 속전속결로 백신 접종이 이뤄졌다.
간단한 문진표 작성을 하고 의사 예진 후 백신 접종이 이뤄졌다.
간단한 문진표 작성을 하고 의사 예진 후 백신 접종이 이뤄졌다. ⓒ최병용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기에서 근육통, 몸살, 발열 등을 경험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봤던 터라 긴장을 했는데, 의외로 백신 접종은 지금까지 내가 맞아본 주사 중에 가장 아프지 않고 아무런 느낌조차 없었다. 정말 싱겁게 접종이 끝이 났다.
백신 접종은 주사를 맞는다는 느낌조차 없을 정도로 아프지 않았다.
백신 접종은 주사를 맞는다는 느낌조차 없을 정도로 아프지 않았다. ⓒ최병용

백신을 맞고 나오니 바로 질병관리청에서 문자가 날아왔다.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 증명, 2차 접종일과 장소, 접종 후 3시간 안정, 3일간 지켜보기, 39도 이상 발열 시 병원 진료' 등의 안내였다. 병원에서 근무해 나보다 먼저 1,2차 백신을 접종한 아내는 팔이 뻐끈했다고 했는데, 필자는 평소 팔굽혀 펴기를 자주 해왔던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런 느낌이 없으니 다행이었다.
1차 접종을 마치자 2차 접종일과 주의 사항 안내문자가 날아왔다.
1차 접종을 마치자 2차 접종일과 주의 사항 안내문자가 날아왔다. ⓒ최병용

이처럼 백신 접종에 가속도가 붙은 배경에 대해 '넛지효과'가 통했다고도 한다. 넛지는 강요하지 않고 부드러운 개입으로 사람들이 더 좋은 선택을 하도록 유동하는 행동경제학 용어다. 필자도 카카오톡 프사를 백신 맞은 사진으로 바꿔 지인들에게 백신을 맞고 접종할 수 있도록 영향을 주려고 한다. 백신에 대한 과도한 불안감과 부작용 걱정보다는 조금이라도 일찍 백신 접종을 하는 게 코로나19 종식에 조금이라도 협조하는 길이다.

한편, 6월 4일부터 60세 미만의 경우 잔여 백신은 네이버와 카카오 앱으로만 예약이 가능하다. 위탁의료기관에 직접 전화를 걸어 잔여 백신을 예약하는 것은 이제 60세 이상만 가능하다. 기존에 이미  예약해둔 예비명단은 9일까지 유예기간을 두고 사용할 수 있다고 하니, 유의하도록 하자. 
카카오톡 프사를 백신 접종 사진으로 바꿔 지인들에게 백신을 맞도록 권장하고 있다.
카카오톡 프사를 백신 접종 사진으로 바꿔 지인들에게 백신을 맞도록 권장하고 있다. ⓒ최병용

시민기자 최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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