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와이파이 까치온과 함께 즐긴 '궁중문화축전'

시민기자 이선미

발행일 2021.05.14. 10:30

수정일 2021.05.14. 16:50

조회 1,406

창덕궁 후원 특별관람 ‘규장각 곁, 책 향기에 취하다’ 참여

'궁, 마음을 보듬다'라는 표어로 진행된 제7회 궁중문화축전이 지난 5월 9일 막을 내렸다. 축전 기간에 필자는 창덕궁 특별관람을 신청했는데, 평소에는 비공개 지역인 후원의 주합루 권역에서 진행된 ‘규장각 곁, 책 향기에 취하다’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었다.
‘규장각 곁, 책 향기에 취하다’ 특별행사로 잠시 개방된 주합루 권역 ⓒ이선미
‘규장각 곁, 책 향기에 취하다’ 특별행사로 잠시 개방된 주합루 권역 ⓒ이선미

특별히 이번에는 서울시 공공와이파이 까치온을 사용하며 프로그램에 참여해봤다. 딱히 사용할 기회가 없었는데 5월부터 5대 고궁에서도 이용이 가능하단 소식에 반가웠다. 관람지원센터에서 예약을 확인하고 나오니 까치온 안내 배너가 놓여 있었다. 
창덕궁 관람 지원센터 앞에 까치온 이용 방법 등이 적힌 홍보 배너가 놓여 있다. ⓒ이선미
창덕궁 관람 지원센터 앞에 까치온 이용 방법 등이 적힌 홍보 배너가 놓여 있다. ⓒ이선미

특별관람은 회차당 15명 정도만 참여할 수 있었고, 후원 앞에서 집결 후 해설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5월의 녹음이 한껏 궁을 물들였다. 성정각 담을 따라가다가 영화당으로 바로 내려가지 않고 왼쪽으로 접어들었다. 부용지 위쪽으로 난 길이었다. 그야말로 수백 년 비밀의 정원에 들어섰다. 나뭇잎이 무성해져서 그 사이로 부용지가 언뜻 보였다.
코로나19로 회차당 15명 정도가 참여한 특별관람. 신청자들이 규장각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선미
코로나19로 회차당 15명 정도가 참여한 특별관람. 신청자들이 규장각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선미

뒤이어 규장각 영역으로 들어섰다. 규장각은 왕실 도서관인 동시에 학술과 정책을 연구하던 기관이었다. 정조 임금의 개혁과 문예부흥의 산실이기도 한 공간이었다. 이번 행사에서도 규장각과 주합루는 여전히 비공개였다. 먼저 문화해설사의 안내로 우리가 체험해볼 서향각과 희우정, 천석정, 세 건물을 돌아보았다.
주합루에 서서 내려다본 부용지와 어수문 ⓒ이선미
주합루에 서서 내려다본 부용지와 어수문 ⓒ이선미
서향각은 서책을 볕에 쬐고 바람에 말리던 규장각의 부속건물이다. ⓒ이선미
서향각은 서책을 볕에 쬐고 바람에 말리던 규장각의 부속건물이다. ⓒ이선미

코로나19로 거리두기를 유지하기 위해 작은 정자에는 두셋이, 그리고 가장 넓은 서향각에는 열 사람이 양쪽에 나뉘어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필자는 서향각에서 30분 정도를 머물게 됐다. ‘책의 향기가 있는 집’이라는 뜻의 서향각은 임금의 초상이나 글, 글씨 등을 보관하고 절기에 따라 볕에 말리는 포쇄 작업을 하던 곳이라고 한다. 왕비가 양잠을 시연하던 친잠례 장소이기도 했다.
한 참여자가 서향각에서 책을 읽고 있다. ⓒ이선미
한 참여자가 서향각에서 책을 읽고 있다. ⓒ이선미

와이파이 접속에 필요한 사항을 잘 전달받고 어느 정도 관람이 진행된 후 까치온 접속을 시도해보았다. 모바일 데이터를 끄고 와이파이를 찾았다. 까치온으로 연결되기는 하는데 와이파이 접속은 어려웠다. 후원의 주합루 권역을 평소 비공개 지역인 탓인지 전날 확인했던 것처럼 까치온이 창덕궁 초입이나 창경궁 쪽에 집중된 것 같았다. 아무래도 창덕궁 후원은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은 모양이다. 
까치온 위치를 보면 ‘부용지, 애련지, 관람지’ 영역에는 표시가 없다. 실제로 와이파이 사용도 어려웠다. ⓒ스마트서울맵
까치온 위치를 보면 ‘부용지, 애련지, 관람지’ 영역에는 표시가 없다. 실제로 와이파이 사용도 어려웠다. ⓒ스마트서울맵

일정 시간이 지나고 참여자들이 다른 건물들도 둘러보았다. 분주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옛사람들의 일상을 상상해보았다. 주합루 바로 위쪽으로 들어선 천석정에는 빛바랜 현판에 제월광풍관(霽月光風觀)이라고 쓰여 있었다. ‘비 갠 뒤의 밝은 달빛과 맑은 바람’을 즐긴다는 의미라고 하는데 햇살 좋은 날에도 한껏 멋진 공간이 될 것 같았다.
서향각 뒤쪽에서 돌 계단을 올라가는 희우정은 숙종 임금 때 오랜 가뭄 끝에 기우제를 지내고 비가 내리자 기쁜 마음으로 붙인 이름이다. ⓒ이선미
서향각 뒤쪽에서 돌 계단을 올라가는 희우정은 숙종 임금 때 오랜 가뭄 끝에 기우제를 지내고 비가 내리자 기쁜 마음으로 붙인 이름이다. ⓒ이선미
주합루(왼쪽)와 서향각(중앙)이 내려다보이는 천석정 ⓒ이선미
주합루(왼쪽)와 서향각(중앙)이 내려다보이는 천석정 ⓒ이선미

‘심쿵쉼궁 forest 창경궁’

후원 특별관람이 끝나고 창경궁으로 들어갔다. 느슨하게 둘러보다가 춘당지 쪽으로 가며 ‘심쿵쉼궁 forest 창경궁’과 만나게 되었다. 성종대왕 태실 옆 숲에 ‘사색의 휴’가 마련돼 있었다. 숲속에 앉아 예쁜 책꽂이의 책을 뽑아 읽을 수 있는 곳이었다. 
숲에 누워 한없이 이완된 자세로 책을 읽어보는 ‘사색의 휴’ 공간 ⓒ이선미
숲에 누워 한없이 이완된 자세로 책을 읽어보는 ‘사색의 휴’ 공간 ⓒ이선미

호젓하게 자리를 잡고 다시 한번 까치온 접속을 시도했다. 이번에는 다행히 ‘SEOUL_Secure’가 나타났다. 안내에 따라 ID와 비밀번호에 ‘seoul’을 입력하고 보안접속할 수 있었다. 
까치온 사용은 어렵지 않다. 안드로이드폰 설정 안내에 따라 보안접속을 했다. ⓒ이선미
까치온 사용은 어렵지 않다. 안드로이드폰 설정 안내에 따라 보안접속을 했다. ⓒ이선미

사실 창경궁의 궁중문화축전 프로그램에 대해 자세히 알고 간 것은 아니었는데, 뜻밖에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쉼쿵쉼궁’ 행사는 경복궁과 창덕궁, 덕수궁에서도 각각 독특하게 진행됐다. ‘심쿵쉼궁 forest 창경궁’은 성종대왕 태실 옆 숲에 마련된 '사색의 휴'를 포함해 네 개의 공간에 마련됐는데, 천천히 돌며 하나씩 둘러보았다.
춘당지 안내소에 까치온 사용 안내가 붙어 있다. ⓒ이선미
춘당지 안내소에 까치온 사용 안내가 붙어 있다. ⓒ이선미

대온실 앞 연못가에도 '자연의 휴' 존이 마련돼 있었다. 연못을 빙 둘러 빈백에 몸을 맡긴 시민들이 보였다. 푸른 숲속 맑은 공기 속에 절로 평안해질 것 같은 풍경이었다. 
말 그대로 ‘자연의 휴’ 중인 시민들ⓒ이선미
말 그대로 ‘자연의 휴’ 중인 시민들ⓒ이선미

‘내면의 휴’는 싱잉볼 테라피로 색다른 휴식을 얻을 수 있는 구성이었다. 약 한 시간 동안 ‘노래하는 그릇’이라고 불리는 싱잉볼 소리를 들으며 몸과 마음을 충전하는 이 프로그램은 ‘심쿵쉼궁 forest 창경궁’ 행사 가운데 유일하게 사전예약을 받을 만큼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싱잉볼 테라피에 집중하고 있는 ‘내면의 휴’ 참가자들 ⓒ이선미
싱잉볼 테라피에 집중하고 있는 ‘내면의 휴’ 참가자들 ⓒ이선미

홍화문 쪽으로 가는 숲에서는 ‘숲의 휴’ 참여자들의 편안한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시민들이 알록달록 커다란 방석에 앉아 고궁의 오후를 즐겼다. 잠시 숲을 서성이다 보니 참여자가 자리를 뜨면 진행요원이 금세 달려가 방석을 소독했다. 
시민들이 너른 숲 나무그늘에 앉아 오후를 즐기고 있다. ⓒ이선미
시민들이 너른 숲 나무그늘에 앉아 오후를 즐기고 있다. ⓒ이선미

나오는 길에 보니 옥천교 앞에도 까치온 배너가 보였다. 이번 까치온 체험은 절반의 성공이라고 해야겠다. 까치온이 연결되지 않을 때는 모바일 데이터를 켜야 했기 때문이다. 
창경궁 입구의 옥천교 앞에도 까치온 배너가 놓여 있다.ⓒ이선미
창경궁 입구의 옥천교 앞에도 까치온 배너가 놓여 있다.ⓒ이선미

일부러 찾아간 건 아니었지만 창경궁의 궁중문화축전 프로그램들을 만나보았다. 수백 년 역사를 뒤로하고 현재 우리의 문화유산으로 함께하는 궁궐들의 봄, 코로나19로 지친 날들을 어떻게든 다독다독 위로하고 격려하려는 프로그램들이 있어서 마음이 따뜻했다. 올해부터는 처음으로 봄과 가을(10월 경) 두 차례에 걸쳐 궁중문화축전이 열릴 예정이라고 하는데, 가을에는 또 어떤 프로그램으로 고궁이 우리에게 곁에 찾아올지 벌써 기대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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