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나 산뜻해졌어?" 지하보도·고가하부의 변신!

시민기자 박지영

발행일 2021.05.12. 12:40

수정일 2021.05.12. 16:50

조회 2,068

사직동 지하보도, 한남동 고가하부 도심 속 휴게공간으로 재탄생

변신 중인 서울, 걷고 또 걷고 싶어지네!

서울은 지금 변신 중이다. '세종대로 사람숲길'이라 불리는 광화문광장~시청에 이르는 길은 시공과 조경이 완공되어 걷기 좋게 단장을 마쳤다. 어두컴컴하던 인근의 지하보도는 공유공간으로 재탄생해 시민들의 발걸음을 이끌고 있다. 또 고가하부 역시 새로운 도시 휴게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바뀐 서울을 체험하느라 걷는 게 참으로 즐겁게 다가오는 요즘이다. 
산뜻하게 바뀐 사직동 지하보도 내부 ⓒ박지영
산뜻하게 바뀐 사직동 지하보도 내부 ⓒ박지영

사직동 지하보도의 변신, 공유 전시장이 되다

사직단 앞 지하보도는 회색빛 벽면으로 둘러진 보통의 지하보도와 다름없었다. 이곳이 사직동 주민과 종로구의 의견을 모아 구민들을 위한 쉼터로 새롭게 변신했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환하게 밝아져 ‘이게 뭐지?’ 필자 역시 호기심으로 내려가 봤다. 아기자기하게 공간을 나누고 깔끔하게 꾸며 전시장으로의 변신을 준비하고 있었다. 휴식을 위한 여러 설비들도 이미 완비되어 있었고, 지하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만큼 환기는 물론 세련된 디자인으로 말끔하게 단장한 모습이었다. 목적지가 아니었음에도 통로 끝까지 걸어갔다 왔다를 반복하게 할 정도로 괜찮은 공간이었다. 

예전에 어쩌다 이 길을 지나칠 땐 눅눅하고 어두컴컴한 기분이 들어 그냥 빨리 빠져나가고 싶었던 곳이었다. 이제는 이곳에서 약속을 잡고, 머물다 가도 좋겠다 생각을 할 정도로 매력적인 공간이 되었다. 
2, 3분이면 지나가던 통로에 벽면을 따라 다양한 시설을 갖춰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전시 및 휴게 공간으로 사용될 예정이다.ⓒ박지영
2, 3분이면 지나가던 통로에 벽면을 따라 다양한 시설을 갖춰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전시 및 휴게 공간으로 사용될 예정이다.ⓒ박지영

한남동 고가하부의 변신, 작은 공원으로 재탄생

필자를 놀라게 한 또 다른 곳은 한남1 고가하부이다. 주로 공연을 보기 위해 찾던 곳이었는데, 코로나 이후 공연을 볼 기회가 줄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 근처를 지날 일이 없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고가 하부 관련 기사를 봤고 궁금증에 찾아가보았다. 
밝고 산뜻하게 바뀐 한남 1 고가 하부. 바로 앞에 정류장이 있어 기다리는 동안 쉬어가기 안성맞춤이다. ⓒ박지영
밝고 산뜻하게 바뀐 한남 1 고가 하부. 바로 앞에 정류장이 있어 기다리는 동안 쉬어가기 안성맞춤이다. ⓒ박지영

예전에도 이곳이 꽤 넓은 곳이었단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변신을 할 거라곤 전혀 예상치 못했다. 찬바람이 쌩쌩 불어 맞바람을 맞으며 추위를 견뎌야 했던 고가하부는 옛말이고, 이젠 주변 어느 시설에도 밀리지 않을, 분위기 좋은 작은 공원으로 변신했다. 돈을 지불하지 않으면 쉴 곳이 전혀 없던 이 곳에 사방에서 진입이 가능한 무료 휴게공간이 생긴 것이다. 자연 식재가 적어 작은 공원이라는 말에 이견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충분히 아늑하고 편안해 주변 조경과 잘 어울렸다. 
입구에 작은 카페도 있어 , 날씨 좋은 날엔 차 한잔 사들고 밖에 앉아도 충분히 카페나 공원에 앉아있는 듯한 느낌을 낼 수 있을 정도로 아늑하다.ⓒ박지영
입구에 작은 카페도 있어 , 날씨 좋은 날엔 차 한잔 사들고 밖에 앉아도 충분히 카페나 공원에 앉아있는 듯한 느낌을 낼 수 있을 정도로 아늑하다.ⓒ박지영

꽃잎모양 하얀색 구조물 9개는 낮에는 설치 미술작품의 역할을 하고 저녁에는 LED 조명으로 은은하게 빛을 내 어두운 밤길과 정류장을 밝혀주는 역할을 한다. 인공 자연이지만 꽤 운치가 느껴진다. 자그마한 카페도 문을 열어 날씨 좋은 날엔 일부러라도 정류장에 내려 차 한잔 하고 다시 버스를 타도 괜찮을 것 같다. 

서울도시건축전시관, 6개 고가하부 변천사 한 눈에…전시 연장

이미 일상에서 바뀐 고가하부 공간을 경험한 시민도 있겠지만 새롭게 생긴 서울의 공간이 궁금하다면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을 방문해도 좋을 것 같다. 현재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선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고가하부’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서울형 생활SOC모델 중 서울시 고가하부 공간 활용사업을 보여주는 전시로, 기존 4월25일까지였던 전시가 오는 5월23일까지 연장됐다. 
전시장 내 설치된 한남 1 고가하부 설계 모형. 이 외에도 선정된 5곳의 설계 자료와 모형을 함께 전시하고 있다.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전시장 내 설치된 한남 1 고가하부 설계 모형. 이 외에도 선정된 5곳의 설계 자료와 모형을 함께 전시하고 있다.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이 전시는 2018년 옥수고가하부를 시작으로 이문, 한남1, 종암사거리, 금천고가하부, 노원고가하부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인 서울시 고가하부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있다. 이 6곳의 고가하부가 어떻게 설계되었고, 어떤 콘셉트로 진행되었는지를 사진 자료와 모형으로 보여주고 있어 흥미롭다. 
한남 1 고가하부에 설치된  9개의 구조물의 안정성 테스트를 위해 실물크기로 제작된 실물 모형의 일부도 함께 전시하고 있다. ⓒ서울도시건축전시관
한남 1 고가하부에 설치된 9개의 구조물의 안정성 테스트를 위해 실물크기로 제작된 실물 모형의 일부도 함께 전시하고 있다. ⓒ서울도시건축전시관

▲ 친환경 실내문화 공간 ‘성동구 다락 옥수’, ▲ 야외 휴게, 문화, 놀이의 개방형 공간 ‘동대문구 이문 고가’, ▲생활체육 중심 시민 복합문화공간 ‘성북구 종암사거리 고가’, ▲휴식을 주제로 하는 열린 시민 공간 ‘용산구 한남1 고가’, ▲ 스마트도서관 중심의 복합문화 공간 ‘금천구 금천 고가’, ▲공공시설물 디자인 및 경관개선 중인 노원역 고가 등이 그 대상이다. 생김새도 그 안에 담긴 건축가의 생각과 바람도 제각각인데 한자리에 모아두고 보니 우리 동네 낡고 오래된 공간도 ‘저렇게 바뀌었음 좋겠다’하는 부러움이 저절로 생겨났다. 

전시는 서울공공예약시스템 사전예약(https://yeyak.seoul.go.kr) 후 관람할 수 있다. 한번 예약으로 함께 진행중인 ‘팬데믹 1년 시민과 함께 생각하는 도시의 미래’와 ‘SMALL CHANGE in SEOUL’ 전시도 둘러볼 수 있다. 

이밖에 전시관 앞으로는 세종대로 사거리~서울역 교차로까지 새롭게 조성된 '세종대로 사람숲길'도 걸어볼 수 있다. 기분 좋게 길을 걷다보면 광화문, 덕수궁, 숭례문, 서울로7017 등 서울 도심 명소들까지 둘러볼 수 있어 최적의 나들이 장소다. 

새로운 것도 좋지만, 버려지고 낡고 오래된 공간을 잘 가꾸어서 쓰임 좋게 만드는 일은 도시 서울의 미관을 위해서나 그곳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복지를 위해서 꼭 필요하다. 그 중심에 늘 사람에 대한 배려가 우선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고가하부

○ 전시기간: 2021. 2. 16.(화) ~5. 23.(일)
○ 전시장소: 서울도시건축전시관(서울 중구 세종대로 119, 시청역 4번출구 바로 앞)
○ 관람시간: 10 : 00 ~ 18 : 00 (월요일 휴관)
○ 관람예약: 서울특별시 공공서비스예약 yeyak.seoul.go.kr
○ 홈페이지: sca.seoul.go.kr/seoulhour/site/urbanArch/home
○ 문의 : 02-736-8050

시민기자 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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