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의병단이 떴다!" 노원구 예방접종센터 현장

시민기자 이선미

발행일 2021.04.19. 13:13

수정일 2021.04.19. 18:18

조회 1,694

백신 접종 안내 도와줄 봉사자 ‘백신 의병단’ 출범
노원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가 마련된 노원구민체육센터 ⓒ이선미
노원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가 마련된 노원구민체육센터 ⓒ이선미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노원구 역시 지난 4월 1일 예방접종센터의 문을 열었다. 보다 안전하고 신속하게 예방접종센터를 운영하기 위해 노원구는 '백신 의병단'을 모집했다. 

지난해 급격하게 늘어난 마스크 수요를 충족하지 못해 애를 먹던 상황에서 노원구 ‘면마스크 의병단’은 뜨거운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홀몸 어르신들과 장애인 등 마스크가 더 긴급히 필요한 사회적 약자를 위해 600명의 ‘면마스크 의병단’이 총3만5,000매의 면마스크를 만들어 나누면서 배려와 연대의 힘을 보여주었다. 

노원구는 이번에도 원활한 백신 접종을 준비하며 ‘백신 의병단’을 모집했다. 동참을 안내하는 문자를 주민 24만 명에게 발송하자 20분 만에 마감될 정도로 구민들의 반응이 뜨거웠다고 한다. 백신 의병단은 백신 접종이 끝날 때까지 하루에 두 차례씩 예방접종센터로 마련된 노원구민체육센터와 동주민센터 등에서 활약하게 된다. 접종 전에 접종일자와 시간, 주의사항 등을 안내하는 일부터 접종센터에서 예진표를 작성하고 접종 후 대기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 모두 백신 의병단이 하는 일이다. 
백신 의병단이 접종을 위해 찾은 시민들을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이선미
백신 의병단이 접종을 위해 찾은 시민들을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이선미
어르신들이 대기하고 있는 강당에 백신 의병단을 응원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이선미
어르신들이 대기하고 있는 강당에 백신 의병단을 응원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이선미

75세 이상 어르신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노원주민체육센터를 찾았다. 오전과 오후, 교대로 4시간씩 근무하는 백신 의병단이 입구에서부터 접종자들을 맞았다. 열 체크를 하고 예방접종센터로 들어섰다. 정확한 의사소통을 위해 수어통역자도 대기하고 있었다. 
실외에서 열 체크를 하고 안에 들어가서도 다시 한 번 열 체크를 거쳤다.ⓒ이선미
실외에서 열 체크를 하고 안에 들어가서도 다시 한 번 열 체크를 거쳤다.ⓒ이선미
정확한 의사소통을 위해 수어통역자도 대기하고 있다.ⓒ이선미
정확한 의사소통을 위해 수어통역자도 대기하고 있다.ⓒ이선미

접종 전 복용 중인 약 확인하고 가는 것 잊지 마세요~

대기실에 들어서자 접종을 기다리는 어르신들이 보호자와 함께 기다리고 있었다. 대기실에서는 백신 의병단이 접종을 위한 예진표 작성을 돕는다. 현재 아픈 곳이 있는지, 이전에 어떤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난 적이 있는지, 지속적으로 복용중인 약이 있는지 등을 꼼꼼하게 묻고 확인한다. 특히 어르신들 중엔 복용 중인 약의 종류를 정확히 몰라 당황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접종센터에 가기 전에 반드시 자신이 복용하고 있는 약의 종류를 확인하거나 약 봉투, 처방전 등을 지참하고 가길 권한다.  
백신 의병단이 어르신의 예진표를 작성하고 있다.ⓒ이선미
백신 의병단이 어르신의 예진표를 작성하고 있다.ⓒ이선미

어르신들은 1층에서 대기하다가 접종 순서가 되면 2층으로 안내되었다. 
접종 차례가 되면 안내방송에 따라 2층으로 안내되었다.ⓒ이선미
접종 차례가 되면 안내방송에 따라 2층으로 안내되었다.ⓒ이선미

2층에서는 먼저 예진표를 확인하고, 순서에 따라 의사의 문진과 진찰이 이어졌다. 기저질환과 건강 상태, 알레르기 반응 여부 등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과정이다. 접종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칸막이가 되어 있는 공간에서 백신을 접종한다. 
예진표를 확인하고 의사의 문진과 진찰이 이어진다.ⓒ이선미
예진표를 확인하고 의사의 문진과 진찰이 이어진다.ⓒ이선미

이날 접종을 마친 어르신은 거의 600명에 가까웠다. 운영시간인 오후 4시가 가까워지면서 어르신들의 발길이 뜸해졌다. 

갑자기 의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뭔가를 상의했다. 75세 어르신들이 접종하고 있는 화이자 백신의 경우, 백신 한 병으로 6~7명 정도 맞을 수 있다고 한다. 예약자 명단이 나오기 때문에 대개 접종 인원을 예상할 수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오지 못하거나 접종을 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에 이렇게 의사들이 모여 백신 잔여 분량을 확인하기도 한다. 화이자 백신은 보관도 무척 어렵고 고가여서 조금도 허투루 쓰지 않으려 고심하는 현장의 긴장감이 느껴졌다. 
백신 접종공간에서는 긴장감도 느껴졌다.ⓒ이선미
백신 접종공간에서는 긴장감도 느껴졌다. ⓒ이선미

접종을 마친 어르신들은 15분에서 30분 정도 이상반응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대기했다. 보통은 15분 정도면 되지만 고령이거나 알레르기 병력,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30분 이상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한다.  
접종을 마치고 대기 중인  한 어르신의 손등에 접종 시간과 대기 시간을 적은 스티커가 붙어 있다. ⓒ이선미
접종을 마치고 대기 중인 한 어르신의 손등에 접종 시간과 대기 시간을 적은 스티커가 붙어 있다. ⓒ이선미

거의 마무리가 되는 시간이어서 잠시 백신 의병단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자원봉사시스템이 가동되고 있어서 전부터 봉사활동을 하던 분들이 많고, 마을 통장을 하다 보니 당연하게 참여한 경우도 많다고 한다. 독감 접종 때도 참여했다는 한 의병단은" 코로나19 접종이기 때문에 의미가 더 남다르다"며 "그만큼 책임도 느낀다"고 전했다. "얼마 전에는 친정어머니가 접종을 하셨는데, 팔에 약간의 통증이 있었을 뿐 별 증상이 없었다"고 한다. "백신을 접종한 후 어머니가 심리적으로도 안정감을 느끼시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도 밝혔다.
참여할 수 있어서 기쁘게 함께하고 있다는 백신 의병단ⓒ이선미
참여할 수 있어서 기쁘게 함께하고 있다는 백신 의병단ⓒ이선미

사회 전체가 많은 제약 속에서 고통을 겪고 있는 코로나 상황이다. 하지만 이럴 때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는 무수한 시민들이 있다. 봉사를 하는 것은 결국 자신을 위해서도 도움이 된다며 웃음 짓는 노원 백신 의병단을 보며, BTS의 ‘소우주’ 노랫말이 떠올랐다. “어쩜 이 밤의 표정이 이토록 또 아름다운 건 저 별들도 불빛도 아닌 우리 때문일 거야…….” 오늘도 우리 사회를 밝히는 노원구 백신 의병단과 또 다른 무수한 봉사자들의 활약에 박수를 보낸다.

시민기자 이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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