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내린 암사생태공원, 자연 그대로의 매력에 빠지다
발행일 2021.04.07. 17:41
전 세계의 도시 중 서울시만 가진 특별한 자산이 있다면 무엇일까? 바로 한강이다. 한강처럼 크고 넓은 강이 도시를 관통하고 흐르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서울시는 고대에 이 한강에 의지해서 처음 도시를 이루었고, 오늘날에도 그 자연적 가치를 활용하고자 강가에 여러 한강공원을 만들었다. 그리고 중상류 부근의 광나루 한강공원과 그 안의 암사생태공원은 한강 전역을 통틀어 자연 그대로의 한강이 가장 잘 보전된 공원이다.
암사생태공원을 통해 한강에 의지해 살아가는 수많은 동식물은 서식처를 얻을 수 있고, 서울 시민들은 상쾌한 자연경관과 생명의 신비를 만나볼 수 있다. 상수원 보호구역과 생태경관보전지역이 겹쳐 인간과 자연 모두에게 이득인 공원이 만들어진 것이다. 한동안 겨울바람에 얼어붙었던 암사생태공원이 봄비를 맞아 겨울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아니, 벌써 깨어나 탐방객들만을 기다리고 있다.
암사생태공원을 통해 한강에 의지해 살아가는 수많은 동식물은 서식처를 얻을 수 있고, 서울 시민들은 상쾌한 자연경관과 생명의 신비를 만나볼 수 있다. 상수원 보호구역과 생태경관보전지역이 겹쳐 인간과 자연 모두에게 이득인 공원이 만들어진 것이다. 한동안 겨울바람에 얼어붙었던 암사생태공원이 봄비를 맞아 겨울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아니, 벌써 깨어나 탐방객들만을 기다리고 있다.

암사생태공원 탐방로 입구. 봄비가 내릴 때 파릇한 새순과 피어나는 흰 꽃, 벌써 저무는 분홍 꽃이 어우러져 싱그러운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 최정환
생태경관보전지역? 생태공원?
암사생태공원이란 정확히 무엇일까? 그 이름은 무척 다양하다. 현장에는 암사생태공원이라 적혀있지만, 같은 공간 같은 길을 두고 다른 표지판은 암사동 생태경관보존지역이라고도 한다. 스피커로 안내방송을 내는 쪽은 또 광나루 한강공원이다. 영 헷갈려서 찾아보면 암사 생태경관보전지역은 광나루 한강공원 내부에 위치해있다. 게다가 바로 곁에는 암사둔치 생태공원이 붙어있다고 한다. 여러모로 헷갈리기 쉬운 구조다.
한강사업본부나 강동구 등 정부기관의 설명도 명칭 문제 등으로 명확하지 않다. 다만 그런 정부기관의 설명을 종합하면, 먼저 암사 생태경관보전지역은 2002년 토사가 퇴적돼서 생긴 호안 및 습지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지정되었다. 갈대와 억새 군락 및 다양한 조류와 파충류가 서식하기도 하는 소중한 자연 공간이다. 광나루 한강공원 내에 위치한다.
한편, 암사둔치 생태공원은 2008년 만들어졌다. 콘크리트를 발라놓았던 인공호안을 철거하고 갈대와 억새를 심어 자연호안을 조성한 공간이다. 마찬가지로 광나루 한강공원의 일부이지만, 생태경관보전지역과 달리 탐방로를 조성하고 다양한 생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이런 점을 살피면 암사생태공원 탐방로는 암사둔치 생태공원임을 알 수 있다.
탐방로 근처에는 암사생태공원 관리사무소도 서 있고, 생태학습 프로그램에 쓰일 나무 의자와 조각상들의 공터도 탐방로 한 켠을 차지하고 있다.
한강사업본부나 강동구 등 정부기관의 설명도 명칭 문제 등으로 명확하지 않다. 다만 그런 정부기관의 설명을 종합하면, 먼저 암사 생태경관보전지역은 2002년 토사가 퇴적돼서 생긴 호안 및 습지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지정되었다. 갈대와 억새 군락 및 다양한 조류와 파충류가 서식하기도 하는 소중한 자연 공간이다. 광나루 한강공원 내에 위치한다.
한편, 암사둔치 생태공원은 2008년 만들어졌다. 콘크리트를 발라놓았던 인공호안을 철거하고 갈대와 억새를 심어 자연호안을 조성한 공간이다. 마찬가지로 광나루 한강공원의 일부이지만, 생태경관보전지역과 달리 탐방로를 조성하고 다양한 생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이런 점을 살피면 암사생태공원 탐방로는 암사둔치 생태공원임을 알 수 있다.
탐방로 근처에는 암사생태공원 관리사무소도 서 있고, 생태학습 프로그램에 쓰일 나무 의자와 조각상들의 공터도 탐방로 한 켠을 차지하고 있다.

생태학습터. 코로나만 아니었다면 생태학습프로그램이 이뤄졌을 곳이다. 아이들이 좋아할 그루터기 의자와 나무 말 모형이 공터에 마련돼 있다. ⓒ 최정환
그러나, 어차피 이는 모두 행정상 주소지가 다르다는 말일 뿐이다. 즉 이런 다양한 이름들은 인간들의 정부가 지도상에 죽죽 줄을 그어 만들어 놓은 구분과 명칭에 불과하다. 실제로 현장에는 각각의 명칭을 따로 구분할 수 있게 해주는 별다른 표지도 없다. 암사생태공원 탐방로라는 표지판을 보고 길에 들어서면 그것이 전부다.
한 사람 탐방객의 입장은 물론, 이곳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수많은 동식물들 입장에서 이런 구분은 할 수도 없고 해봤자 의미도 없다. 탐방객은 그저 나 있는 길만 따라가며 길가 너머로 펼쳐진 서울 속 자연의 보고를 기웃거리면 그만이고, 동식물들은 인간이 지도에나 그어 놓은 경계선은 신경 쓰지 않고 재주껏 살아가면 그만이다. 암사생태공원 탐방로는 그저 갈대와 억새 사이, 나무와 수풀 사이로 길을 낸 습지이자 공원의 생태 산책로일 뿐이다.
한 사람 탐방객의 입장은 물론, 이곳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수많은 동식물들 입장에서 이런 구분은 할 수도 없고 해봤자 의미도 없다. 탐방객은 그저 나 있는 길만 따라가며 길가 너머로 펼쳐진 서울 속 자연의 보고를 기웃거리면 그만이고, 동식물들은 인간이 지도에나 그어 놓은 경계선은 신경 쓰지 않고 재주껏 살아가면 그만이다. 암사생태공원 탐방로는 그저 갈대와 억새 사이, 나무와 수풀 사이로 길을 낸 습지이자 공원의 생태 산책로일 뿐이다.
탐방로 따라 한강, 습지, 갈대밭까지!
탐방로에 처음 들어서면 산뜻한 산책길이 펼쳐진다. 우거진 나무와 포장되지 않은 흙바닥은 확실히 보통의 공원이 아니라 ‘생태공원’인 이유를 곧바로 보여준다. 좌우로 늘어선 나무들은 새순을 위한 맹아를 키워내기도 하고, 작은 꽃망울을 이르게 틔워내기도 한다. 3월에 슬슬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 나뭇잎과 풀들은 그새 내린 봄비를 마음껏 받아 마시고 왕성하게 신록의 왕국을 피워낸다.
하지만 ‘생태공원’의 진가는 그저 일반 공원보다 좀 더 자연친화적인 게 전부가 아니다. 탐방로를 걷다 보면 안내판 하나를 찾을 수 있다. 한강의 물새들을 관찰할 수 있는 관찰데크를 위한 안내판이다. 암사생태공원은 공원인 한편 생태경관보전지역과 함께하고 있으며, 그렇게 보전되는 자연 생태 일부를 관찰할 수 있도록 별도 공간을 마련해 놓은 것이다. 이런 안내판과 관찰공간은 생태공원 곳곳에 숨어 있다.
하지만 ‘생태공원’의 진가는 그저 일반 공원보다 좀 더 자연친화적인 게 전부가 아니다. 탐방로를 걷다 보면 안내판 하나를 찾을 수 있다. 한강의 물새들을 관찰할 수 있는 관찰데크를 위한 안내판이다. 암사생태공원은 공원인 한편 생태경관보전지역과 함께하고 있으며, 그렇게 보전되는 자연 생태 일부를 관찰할 수 있도록 별도 공간을 마련해 놓은 것이다. 이런 안내판과 관찰공간은 생태공원 곳곳에 숨어 있다.

한강 관찰데크 안내판. 아직 이른 봄이라 물새들을 보기는 힘든 때지만, 경관 만으로도 훌륭한 자리라 할 수 있다. ⓒ 최정환
예컨대 암사생태공원 내에서 탐방로 바로 바깥의 거의 모든 부분을 차지하는 커다란 습지와 늪이 대표적이다. 흔히 늪이라고 하면 갯벌이나 원시림같은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오지에나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암사생태공원에는 당당히 경고까지 하고 있는 늪지가 존재한다. 그리고 탐방로 밖으로 벗어나지만 않으면, 시민들은 이런 신비한 자연을 편하게 관찰할 수 있다.
특히 늪과 습지 중에서도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이미지의 물웅덩이는 공간을 따로 마련해두기도 한다. 겨울에는 그저 그런 구덩이지만, 얼음이 녹고 봄비가 내리면 습지로 물이 고여 웅덩이가 생기도록 만들어둔 곳이다. 이런 곳에선 물웅덩이를 오염시키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는 안내판, 개구리나 두꺼비는 물론 물방개 같은 수생 생물들이 살아가는 서식지라는 안내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늪과 습지 중에서도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이미지의 물웅덩이는 공간을 따로 마련해두기도 한다. 겨울에는 그저 그런 구덩이지만, 얼음이 녹고 봄비가 내리면 습지로 물이 고여 웅덩이가 생기도록 만들어둔 곳이다. 이런 곳에선 물웅덩이를 오염시키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는 안내판, 개구리나 두꺼비는 물론 물방개 같은 수생 생물들이 살아가는 서식지라는 안내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탐방로 근처에 파둔 구덩이에 비가 내리면 빗물이 고여서 물웅덩이가 만들어진다. ⓒ 최정환
물론 암사둔치의 주요 식생인 갈대와 억새들의 군락도 탐방로를 가득 메우고 있다. 이들은 물론 한강의 물새들이나 봄비 속에 탄생한 물웅덩이, 봄을 맞아 피어오른 꽃망울만큼 눈길을 끌진 않는다. 가을도 아닌 이 때 갈대와 억새들은 축축해져 썩어가는 짚단처럼 보이기 쉽다. 하지만 한강 둔치 습지에 터를 잡은 갈대와 억새들은 나무들 너머에서 모여 바람이 불면 사각거리곤 한다. 화려하진 못해도 수수하게 탐방로를 이루는 것이다.

갈대 군락. 푸른 나뭇잎 사이에선 지푸라기로도 보이지만, 한강 둔치 습지의 터줏대감 역할을 한다. ⓒ 최정환
반복되는 겨울과 봄, 자연스런 생태공원의 모습
이 암사생태공원 탐방로는 최근 봄비를 뒤집어썼다. 촉촉한 봄비를 잔뜩 맞은 이상 겨울잠에서 깨어날 수밖에 없는 일이다. 그러나 암사생태공원은 자연 그대로의 환경을 유지했기 때문인지, 아직 덜 깬 듯하다.
유독 이르게 핀 벚꽃은 벌써 빗물에 꽃잎을 흘려보내는데, 아직 새순도 내밀지 못한 나무가 보인다. 탐방로만 걸어도 봄을 맞이하는 나무들의 빠르고 느림을 알 수 있다. 공원은 벌써 몇 해째 겨울과 봄을 겪었지만, 그 생태는 정말로 자연스러운 환경 그 자체의 모습이다.
유독 이르게 핀 벚꽃은 벌써 빗물에 꽃잎을 흘려보내는데, 아직 새순도 내밀지 못한 나무가 보인다. 탐방로만 걸어도 봄을 맞이하는 나무들의 빠르고 느림을 알 수 있다. 공원은 벌써 몇 해째 겨울과 봄을 겪었지만, 그 생태는 정말로 자연스러운 환경 그 자체의 모습이다.

공원의 봄. 아직 깨어나지 않은 나무들과 벌써 꽃까지 피운 나무가 탐방로를 다채롭게 꾸미고 있다. ⓒ 최정환
다만 한 가지 문제는, 이렇게 아직 겨울과 봄이 공존하는 생태공원에 걸려있는 현수막이다. 현수막은 생태공원에서 식물을 채집해가거나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는 말로 한가득이다. 자연 그대로의 생태를 시민들이 체험할 수 있게 만들어진 탐방로인데, 그것이 오히려 생태 파괴의 원인이 된다면 탐방로의 취지가 무색해질 수밖에 없다. 시민 탐방객들은 생태공원을 즐기는 만큼, 이 공원이 잘 보전되어 한 번 더 겨울을 나고 지금과 똑같이 봄을 맞이할 수 있도록 노력해줘야 할 것이다.
공원 내 안내판의 QR코드를 이용하면 암사생태공원 공식 카페로 연결된다. 암사생태공원을 사랑하고 응원한다면 카페에서도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카페에는 주로 공원에서 주최한 각종 프로그램의 활동이 업로드된다. 비록 코로나19 시국이라 공원 탐방 외에 프로그램은 진행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서울 한쪽에 얼마든지 자연 생태를 체험할 수 있는 공원과 프로그램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두어 나쁘진 않을 것이다.
공원 내 안내판의 QR코드를 이용하면 암사생태공원 공식 카페로 연결된다. 암사생태공원을 사랑하고 응원한다면 카페에서도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카페에는 주로 공원에서 주최한 각종 프로그램의 활동이 업로드된다. 비록 코로나19 시국이라 공원 탐방 외에 프로그램은 진행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서울 한쪽에 얼마든지 자연 생태를 체험할 수 있는 공원과 프로그램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두어 나쁘진 않을 것이다.
암사동 생태경관보전지역
위치 : 서울특별시 강동구 암사동 624-1 일대 (광나루 한강공원 내)
교통 : 암사역 4번 출구에서 도보 5분, 암사나들목 너머
현황 : 식물 108종, 조류 29종, 파충류 등 11종 서식이 확인된 환경의 보고
설명 : https://hangang.seoul.go.kr/archives/543
문의 : 02-3780-0846
교통 : 암사역 4번 출구에서 도보 5분, 암사나들목 너머
현황 : 식물 108종, 조류 29종, 파충류 등 11종 서식이 확인된 환경의 보고
설명 : https://hangang.seoul.go.kr/archives/543
문의 : 02-3780-0846
암사둔치 생태공원
위치 : 서울특별시 강동구 암사동 616-1 일대
교통 : 암사역 4번 출구에서 도보 5분, 암사나들목 너머
현황 : 1km 규모 자연호안 조성, 정화습지와 수로, 목교, 전망데크 관리
프로그램 : 연중 운영 중. 생태학습프로그램, 모니터링 프로그램, 교육프로그램 등.
설명 : https://hangang.seoul.go.kr/archives/396
문의 : 02-3780-0501~4
교통 : 암사역 4번 출구에서 도보 5분, 암사나들목 너머
현황 : 1km 규모 자연호안 조성, 정화습지와 수로, 목교, 전망데크 관리
프로그램 : 연중 운영 중. 생태학습프로그램, 모니터링 프로그램, 교육프로그램 등.
설명 : https://hangang.seoul.go.kr/archives/396
문의 : 02-3780-0501~4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