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뜸했던 '종암동 고가 하부', 이렇게 달라졌습니다!

시민기자 박은영

발행일 2021.03.31. 14:00

수정일 2021.03.31. 14:41

조회 7,472

생활 체육과 휴식 공간으로 재탄생한 종암사거리 고가 하부
생활 체육과 휴식 공간으로 재탄생한 종암사거리 고가 하부 ⓒ박은영

아주 오래전부터다. 사람들에게 다리 밑은 어둡고 음침한 느낌을 주는 장소였다. 세월이 흘러도 다리 밑 공간이 가진 칙칙한 분위기는 여전하다. 급속히 개발하는 도심 속 버려지는 공간 중 하나가 되었다. 쓰레기로 방치되거나 동네의 우범지역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이에 서울시는 도시 개발의 일환으로 고가 하부를 쾌적한 공간으로 조성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시작했다. 서울시는 지난 2017년 ‘고가하부공간 활용사업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고가차도, 철도 상‧하부, 교통섬 등 도심 속 저이용 유휴공간을 지역 밀착형 공공문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183개소에 대한 전수조사를 완료했다. 이후 활용 가능한 37곳을 선정해 기본 구상을 마련하고 사업을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아울러 2019년 7월, 서울시는 방치됐던 고가하부를 생활SOC로 탈바꿈시키는 ‘고가하부공간 활용사업’의 하나로 성북구‧용산구 고가하부에 대한 설계공모 당선작을 발표했다. 
발길이 뜸했던 종암사거리 고가 하부가 주민들을 위한 생활체육 복합시설로 탈바꿈한다.  ⓒ박은영
발길이 뜸했던 종암사거리 고가 하부가 주민들을 위한 생활체육 복합시설로 탈바꿈한다. ⓒ박은영

성북구 종암사거리의 고가 하부 공간 활용 공개공모에는 총 9개 작품이 제출됐다고 한다. 외부 전문가 5인의 심사를 통해 박정환‧송상헌(심플렉스건축사사무소)의 설계 안이 최종 선정됐다. 주변과의 보행 동선을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목재를 사용해 고가하부의 무겁고 딱딱한 느낌을 상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개공모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기회를 제공한 점 역시 인상적이었다. 서울시 고가 하부 공간 사업의 당선작인 종암사거리 고가 하부로 향했다.
나무로 자연스럽게 동선을 연결한 이동 통로
나무로 자연스럽게 동선을 연결한 이동 통로 ⓒ박은영

지난해 2월부터 버스를 타고 이곳을 지날 때면 고가 아래 큼지막한 나무 건축물이 시공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인근 주민들 역시 그간 부족했던 생활체육 복합시설이 새롭게 건립된다는 소식에 반가워했다.

정확한 장소는 성북구에서도 종암사거리 내부 순환로 하부 공간이다. 이전에는 간이무대로 활용되었는데, 차량으로 인한 소음과 먼지로 이용은 많지 않았다. 새로 조성된 공간은 주변 종암경찰서에서 바로 보이는 위치로 왠지 더 안심이 되었다. 
사람들이 지나다닐 수 있도록 조성한 시설
사람들이 지나다닐 수 있도록 조성한 시설 ⓒ박은영

가까이 다가갈수록 큼직하고 견고한 구조에 놀랐다. 규모도 테니스코트 4개 정도의 면적(1,343㎡)이라 꽤 널찍했다. 주변에 차량 통행량이 많은 것을 감안해 반투명 지붕과 목재기둥으로 구성된 구조물이 설치됐다. 종암동의 고가는 10m 높이다. 그 고가 아래 목재루버로 조성한 ‘종암사거리 고가하부’ 시설은 외부와 차단된 시각적 효과를 준다. ‘생활체육 중심 복합공간’으로 조성돼 내부엔 농구와 풋살을 즐길 수 있는 체육공간과 요가, 명상 등 정적인 운동을 위한 공간도 마련된다.
우측 나무 데크를 내려오면 정릉천과 연결된다.
우측 나무 데크를 내려오면 정릉천과 연결된다. ⓒ박은영

방치되었던 나무로 지어진 건물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경사로 입구도 설치돼 있고, 곳곳에 CCTV도 눈에 띄었다. 아직 정식 개관을 하지 않아 내부에 들어가볼 수는 없었지만, 넓은 유리 벽면을 통해 안이 들여다 보였다. 두 개의 건물 사이에는 사람들이 지나다닐 수 있도록 했고 넓은 통로를 사이로 건물이 이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천장이 높아 단층이 아닌 구조로 설계, 각 층의 개별 공간들을 통해 여러 활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외부를 볼 수 있도록 한 유리벽면
외부를 볼 수 있도록 한 유리벽면 ⓒ박은영

이밖에 화장실도 별도의 공간으로 운영되며, 정릉천 산책로와도 접근이 용이해 산책을 하러 나온 주민들의 쉼터로 이용된다. 건물 바로 옆에는 따릉이가 있어, 거리가 먼 시민들이 따릉이를 타고 이동을 해도 좋을 것 같다. 
정릉천 산책길로 이어지는 통로
정릉천 산책길오 이어지는 통로 ⓒ박은영

한편 서울의 고가 하부 조성 과정과 성과에 대해 알 수 있는 전시도 열리고 있다. 방치됐던 고가하부가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을 담은 ‘고가하부를 즐기는 6가지 방법’ 전시가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지하3층 갤러리3에서 오는 4월 25일까지 진행된다. 지난 5년 간 추진된 사업을 기록, 정리해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서는 고가하부 변경 전후의 모습과 건축가의 기획, 설계 과정, 운영 성과까지 모두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체육시설 바로 옆에 위치한 따릉이 대여소
체육시설 바로 옆에 위치한 따릉이 대여소 ⓒ박은영

서울시의 정책으로 탄생한 고가 하부 공간 활용사업은 2018년 4월 성동구 옥수고가 하부를 활용한 친환경 실내문화 공간 '다락 옥수'의 개관을 시작으로 본격화 되었다. 공모를 통해 당선된 한남1 고가하부는 수목원처럼 녹색 식물이 자라나는 주민 휴식공간으로 변신했다. 이외에도 동대문구 이문고가, 용산구 한남1고가, 금천구 금천고가 등 5개의 고가 하부가 공공공간으로 조성되었고, 노원구의 노원역 고가는 설계 마무리 단계로 연내 완료될 예정이다. 
성북구 종암사거리 내부순환로 고가 하부에 생긴 체육시설
성북구 종암사거리 내부순환로 고가 하부에 생긴 체육시설

서울시는 사업을 계속 추진해 고가하부 공간을 활용한 다양한 유형의 서울형 생활SOC 모델을 정립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아이부터 청소년,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계층이 활용할 수 있는 문화 시설을 통해 지역공동체가 활성화되고 소통을 하는 커뮤니티 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점차 우리의 기억도 달라질 것이다. 그 옛날 냄새 나고 어두웠던 다리 밑이 아닌 즐거운 일이 생기는 밝고 경쾌한 장소로 말이다. 

■ 고가 하부 공간 활용사업 현황

○ 개선 완료: 성동구 옥수 다락-친환경 실내 문화공간 조성(2018.4. 완료), 동대문구 이문 고가-야외휴게·문화·놀이·체육의 개방형 주민 커뮤니티공간 (2020. 4 완료)
○ 2021년 순차 오픈 예정 : 성북구 종암사거리 고가-생활체육 중심 주민 커뮤니티공간, 금천 고가- 스마트 도서관 중심 주민 커뮤니티공간, 노원구 노원역 고가- 노후 경관 및 공공시설물 개선
○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고가하부(고가하부를 즐기는 6가지 방법) 전시 관람: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시스템에서 예약 후 서울도시건축전시관 관람 가능

시민기자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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