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위에서 '봄날의 낮잠' 어때요? (feat. 광진교8번가)

발행일 2021.03.29. 13:55

수정일 2021.03.29. 14:04

교각하부전망대, 발 아래·테라스 너머 한강이 흐른다!

5호선 광나루역에서 나와 청소년수련관을 끼고 돌아 약 100m쯤 직진하면 마주하는 다리가 있다. 이 다리는 개축되기 전 한강대교와 함께 한강에서 가장 오래된 교량 ‘광진교’로 강동구 천호동과 광진구 광장동을 잇고 있다. 워커힐을 뒤로하고 천호동을 향해 10분 정도 걸으면 음악벤치와 한강을 볼 수 있는 명소가 여럿 나오는데, 이 중 오고 가는 라이더들과 뚜벅족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광진교8번가’가 있다.

광진교8번가 입구 ⓒ최윤정

광진교 음악벤치 사진 ⓒ최윤정

광진교8번가란 여덟 번째 교각하부란 의미로 세계에서 단 세 개밖에 없는 교각하부전망대이다. 광진교8번가는 360도 원형으로 전면 유리로 되어 있고 다리 중앙을 기준으로 공연장과 라운지로 나뉘어진다. 실내에는 스카이워크처럼 강화유리로 만들어진 투명창이 바닥에 설치되어 흐르는 강물을 실감나게 볼 수 있다.

광진교8번가 실내 강화유리 바닥 ⓒ최윤정

광진교8번가는 이전에는 재즈, 클래식, 대중가요 등의 공연과 영화상영의 문화행사장으로 쓰였다. 또한 공연이 없을 때는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쓰이며, 프로포즈나 이벤트 장소로 무료 대관하거나 북카페로도 운영했지만 지금은 코로나로 모임과 시식이 금지되었다.

광진교8번가 실내 모습 ⓒ최윤정

지금은 ‘봄날의 낮잠’과 ‘한강명소 10선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입장은 무료이며 코로나19 방역 절차인 QR코드 확인과 발열 체크는 필수다.

‘봄날의 낮잠’은 편안한 빈백의자에서 쉬면서 낮잠을 즐길 수 있게 해놓았다. 평일 12시부터 저녁 6시까지 인당 이용시간은 최대 60분이다. 무릎담요도 있다. 앞사람의 시간이 끝나면 빈백의자를 깨끗이 정리한 후 다음 사람이 이용하도록 하면 된다.

봄날의 낮잠 ⓒ최윤정

교각 아래라 차량이 다니는 소리도 간간히 들리지만 물이 소리를 받아줘서인지 전혀 소음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물결의 흐름을 보고있자니 떠있는 듯 착각이 들고 잠시라도 눈을 붙이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광진교8번가에서 바라본 한강 전망 ⓒ최윤정

광진교8번가 실내에는 보드게임과 망원경, 도서 등도 준비되어 있어 시민들이 잠깐이라도 들러 휴식 시간을 갖기에 좋다. CCTV가 24시간 작동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다.

광진교8번가 손소독제와 실내 보드게임 도구들 ⓒ최윤정

오는 5월 30일까지 전시예정인 ‘한강 관광 명소 10선’ 사진전은 시민들이 직접 선택한 멋진 사진들을 만날 수 있다. 한강은 어느 위치에서나 모두 아름답지만 역시나 사람들이 어우러진 모습이 제일 인상깊은 것 같다.

한강 명소 사진 10선 전시 ⓒ최윤정

한강 명소 사진 10선, 역시 사람이 있는 풍경이 인상 깊다. ⓒ최윤정

‘장기화된 코로나19로 많이 지치셨죠. 사진 속 한강명소에서 잠시 쉬었다가세요’란 전시설명 문구처럼 이전에 누렸던 것을 감사하면서 사진 속 시간을 회상하는 기분이 남다르다.

이곳을 찾은 한 시민은 360도로 펼쳐진 전망과 실내를 돌아보면서 “너무 좋은데 홍보가 덜 된 것이 아깝다”며 “더 적극적인 안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광진교8번가에 상주하는 직원들도 최대한 내방객들이 쾌적하게 쉴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진행 중인 ‘봄날의 낮잠’ 프로그램도 오는 31일까지 시범운영기간을 두고 이용자의 호응에 따라 연장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이밖에 코로나19로 인한 우울함을 해소할 수 있도록 루미나리에로 화려한 야경을 펼치는 ‘광진교 빛의 다리’도 작년 연말부터 오는 31일까지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