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봄, 서울둘레길 불암산에서 느끼다!
발행일 2021.03.29. 14:15
제대로 된 봄을 느끼려면 영상 16도가 돼야 한다. 모처럼 날씨가 화창해 '아 봄이다'라고 생각하며 기온을 보니 영상 16도다. 이런 날 집콕하기는 너무 아까워 봄을 찾아 나섰다. 상계역에서 중계104마을까지, 서울둘레길 불암산 구간을 걸어 볼 요량이다. 불암산 공원을 시작으로 걷기 시작하니 벌써 앞서 걷기 시작한 시민들이 많이 보인다.

서울둘레길 불암산 구간은 불암산 공원에서 시작한다. ⓒ최병용
불암산에는 코끼리, 쥐, 고래, 상어, 삽살개, 거북까지 동물을 닮은 기이한 바위들이 많이 있다. 서울둘레길에 들어서자 보호목으로 둘러쳐진 바위를 만난다. 아직 이름이 명명되지 않은 무명 바위인데, 무명 바위는 보는 사람에 따라 각기 특색 있는 이름을 붙여 보는 것도 불암산 둘레길을 걷는 또 다른 재미를 준다. 동물에 빗대자면 돌고래와 가장 비슷하게 닮은 듯하다.

돌고래 입 모양을 닮은 돌고래 바위 ⓒ최병용
모처럼 황사 없이 맑은 하늘과 진달래 꽃잎이 오버랩된 모습을 올려다보니 봄꽃이 너무 예쁘다. 진달래는 참꽃, 두견화라고 부르기도 하며 보통 무리 지어 야산에 자란다. 잎보다 꽃이 먼저 피어 미세먼지나 황사가 없던 예전에는 두견주라는 술을 담가 마시기도 했고 진달래 꽃잎만 따서 꽃전을 만들어 먹었던 추억이 담긴 꽃이다. 개나리, 생강나무도 활짝 개화하여 곳곳이 꽃 천지였다.

서울둘레길에 진달래가 활짝 피어 봄을 알리고 있다. ⓒ최병용
모처럼 화창한 봄날을 맞아 서울둘레길을 찾은 시민들이 서로 거리두기를 하고 앞에서 오는 시민과 마주칠 때는 얼굴 방향을 달리해 상대가 지나가길 기다리는 모습도 보인다. 단 한 사람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시민을 볼 수 없는걸 보니 지난 1년간 '마스크는 최고의 백신'이라는 캠페인의 효과를 실감한다.

서울둘레길 탐방에 나선 시민들.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두기하며 걷는다. ⓒ최병용
서울둘레길 중간에 '불암문고'라는 숲속 도서관을 두 군데나 볼 수 있다. 숲은 산소의 농도가 짙어 사람에게 필요한 산소를 충분히 공급해 줘 혈액순환을 촉진해 머리를 맑게 해 집중력과 이해력을 높일 수 있어 숲속 도서관이 독서에 좋다고 한다. 숲속 둘레길을 걸으며 몸의 건강을 찾고, 숲속 도서관에서는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의 건강을 찾으라는 의미 같다.

숲속 도서관 '불암문고' ⓒ최병용
서울둘레길에서 살짝 옆으로 올라가면 데크로 만들어진 데크 전망대가 있다. 일찍 둘레길을 걷던 시민들이 자리를 잡고 갖고 온 도시락을 나눠 먹으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정겹게 보인다. 데크 전망대에서 북한산, 도봉산과 함께 노원구, 도봉구가 한눈에 다 들어오는 비경이다. 숲속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확 트인 전망을 감상하니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북한산, 도봉산이 한눈에 보이는 데크 전망대 ⓒ최병용
둘레길을 걷는 시민보다 복합운동기구 체력단련장이 있는 이곳에 많은 시민이 보인다. 다양한 운동기구와 훌라후프가 있어 시민들이 운동을 즐기기 좋도록 꾸며져 있다. 둘레길을 걸으며 하체의 힘을 기르고 운동기구를 통해 상체의 근력을 기르는 두 가지 운동이 다 가능한 구간이다.

복합운동기구 체력 단련장 ⓒ최병용
산 중턱에 배드민턴장을 만났다. 배드민턴 라켓을 들고 둘레길을 걸어 올라 배드민턴 운동을 하면 건강에 좋을 듯하다. 여러 가지 운동을 대부분 해봤지만 가장 힘들고 운동량이 많고 재미있는 운동이 배드민턴이란 생각이 든다. 지나온 세월이 켜켜이 쌓여 다시 배드민턴 치던 시절로 돌아갈 수 없음이 아쉽게 느껴진다.

불암산 중턱에 위치한 배드민턴장 ⓒ최병용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육식 공룡의 모습과 흡사해 공룡 바위란 공식 명칭이 붙은 바위다. 불암산의 화강암층이 쥐라기에 형성됐다고 하니 공룡 바위를 통해 공룡이 살던 시대에 태어난 불암산의 오랜 역사를 생각하게 한다.

공룡 모습을 해서 공룡바위라는 재미있는 이름이 붙었다 ⓒ최병용
이끼까지 낀 커다란 산수경석을 감상하고 중계104마을로 하산하니 꼬박 2시간 걸리는 코스다. 중계104마을이 벽화마을로 유명해 벽화 구경을 하려고 104마을로 하산을 했는데 재개발이 진행되며 벽화가 거의 다 소실되어 아쉬웠다. 하늘이 맑은 날 서울둘레길을 구간별로 걸으며 긴 겨울의 터널을 지나온 봄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서울둘레길 트래킹이었다. 완만한 코스와 중간에 볼거리, 쉴 곳이 많은 서울둘레길 산책은 코로나19 우울감을 날리는 데 특효약이다.

산과 물, 계곡의 모양을 나타내는 산수경석 바위 ⓒ최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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