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에서 정동공원까지 '고종의 길' 걸어볼까?

발행일 2021.03.18. 11:30

수정일 2021.03.18. 15:36

서울에는 600년 수도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걷고 싶은 거리가 많다. 그중 가장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곳이 바로 '덕수궁길'이라고도 불리는 '정동 근대역사길'이다. 특히 이곳은 서울시에서 올해 6월 완공 목표로 더 편하고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탐방로를 정비하고 있다.

원래 '경운궁'으로 불리던 '덕수궁'은 임진왜란 당시 경복궁이 불에 타자, 선조가 옮겨와 생활하던 곳이다. 광해군 시절에 정식으로 왕궁으로 자리매김 하게 된 덕수궁에는 다른 궁궐과는 조금 다른 건축적 특징이 있다. 고종황제 시절 새로운 외국문물을 받아들이면서 서양식 건축물 '석조전'이 지어졌는데 전통목조 건축물과 서양식 건축물이 함께 남아있어 다른 궁궐들과는 사뭇 다른 색다른 매력이 있는 곳이다.

이제 막 봄이 움트는 덕수궁 내부를 천천히 걷다보니 '고종의 길' 입구에 다다랐다. 조금 생소할 수도 있는 '고종의 길'은 덕수궁에서 정동공원과 러시아 공사관까지 이어지는 총 120m의 길이다. 이 길은 1896년 '아관파천'으로 고종이 러시아 공사관에 머물 당시 러시아 공사관에서 덕수궁을 오갈 때 사용한 길로 추정되는 곳이다.

'고종의 길' 옆쪽으로 조선저축은행의 중역 사택도 있는데, 현재 보수 공사 중이라 실물은 볼 수 없다.
십 여분 정도 걸었을까. '고종의 길' 끝에 정동공원으로 나가는 작은 문 하나가 보인다. 정동공원에는 바로 구 러시아 공사관이 위치해 있는데, 현재 이곳은 사적 253호로 지정되어 있다. 아쉽게도 이곳 역시 현재 보수 공사중이어서 실물을 볼 순 없지만, 당시 상황을 유추할 수 있는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덕수궁부터 정동공원까지…'고종의 길'을 걷다보니, 잠시 잊고 있던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떠올리는 시간이 된 것 같다. 올해 여름 '정동 근대역사길' 정비가 끝나고나면, 다시 한 번 이곳을 찾아 걸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