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한옥마을에서 느끼는 항일 운동의 뜨거운 숨결!

시민기자 박분

발행일 2021.02.23. 14:30

수정일 2021.02.23. 16:40

조회 2,408

3.1운동 당시 사용된 태극기부터 백범 김구 기획전시까지 한번에!
진관사 가는 길목에서 만난 진관사 태극기와 백초월 스님 모습
진관사 가는 길목에서 만난 진관사 태극기와 백초월 스님 모습 ⓒ박분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수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던 3·1운동, 그때 사람들의 손에는 하나같이 태극기가 들려 있었다. 진관사 소장 태극기는 3·1운동 당시 가장 널리 쓰인 태극기로 알려져 있다. 은평구 북한산 자락에 안긴 천년고찰인 진관사는 바로 3.1운동 당시 사용했던 태극기가 발견된 곳으로 역사적인 소중한 명소다. 

진관사로 가는 길목에서는 넓적한 돌에 새겨진 ‘진관사 태극기 비(碑)’가 있어 항일독립운동을 전개했던 백초월스님의 숭고한 정신을 일깨운다. 석비 옆에는 실물 크기의 진관사 태극기 사진과 함께 백초월스님의 모습을 담은 사진도 새롭게 마련돼 길을 지나는 시민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백초월 스님의 독립정신을 기리기 위한  진관사 ‘백초월길’
백초월 스님의 독립정신을 기리기 위한 진관사 ‘백초월길’ ⓒ박분
진관사 입구에 걸린 색색의 기원 등
진관사 입구에 걸린 색색의 기원 등 ⓒ박분

진관사 해탈문에 이르면 ‘백초월길’을 알리는 표지판이 보이며 소나무숲길이 펼쳐진다. 독립운동이 들불처럼 번지던 때, 보자기에 꽁꽁 동여맨 태극기를 품에 안고 이 길을 따라 진관사에 당도했을 백초월 스님의 모습이 그려지는 듯하다.

사찰 경내로 들어서기 전, 진관사 입구에 걸린 색색의 기원 등과 마주한다. 장관을 이루며 주위를 환히 밝힌 등을 지나 햇살을 듬뿍 받고 있는 진관사 앞뜰로 들어선다.
푸른 소나무가 병풍처럼 둘러선 진관사 전경
푸른 소나무가 병풍처럼 둘러선 진관사 전경 ⓒ박분

푸른 소나무들이 병풍처럼 절 주변을 두르고 있는 아담한 진관사의 풍광은 사람들의 마음을 끌고도 남음이 있다. 경내로 들어서면 정면으로 진관사의 중심이 되는 법당인 대웅전이 모습을 드러낸다.

진관사는 고려 현종 때 창건한 유서 깊은 고찰로 현재 비구니 수도도량으로 이용하고 있다. 대웅전에서 오른쪽으로 후원을 돌아보면 아담한 전각들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항일 역사가 담긴 진관사 태극기가 발견된 칠성각은 가람의 서쪽 끝에 있다. 
진관사 태극기가 발견된 칠성각
진관사 태극기가 발견된 칠성각 ⓒ박분

칠성각은 민간신앙에 등장하는 칠성신을 모신 전각으로 간소한 모습이다.

진관사 태극기는 지난 2009년, 낙후된 칠성각을 복원하기 위해 해체하던 중에 발견되었다. 이곳에 태극기를 숨겨두었던 분은 일제 강점기, 항일 승려 중 한 분이었던 백초월(白初月, 1878~1944)스님이다. 그의 항일운동이 밝혀지면서 그가 숨겨두었던 태극기 또한 역사적 가치가 인정돼 문화재청등록문화재(제 358호)로 지정되었다. 칠성각 앞에는 태극기 사진이 전시돼 있다.

칠성각 너머로는 빽빽한 소나무 숲이 있는데, 독야청청 의연한 소나무들은 백초월 스님의 의지와 기개를 말해주는 듯하다. 
은평한옥마을에 위치한 은평역사한옥박물관 전경
은평한옥마을에 위치한 은평역사한옥박물관 전경 ⓒ박분
은평역사한옥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백범 김구 쓰다’ 기획전 전시 모습
은평역사한옥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백범 김구 쓰다’ 기획전 전시 모습 ⓒ박분

은평한옥마을에 자리한 ‘은평역사한옥박물관’에서도 때마침 항일운동을 되새겨볼 수 있는‘백범 김구 쓰다’ 기획전을 열고 있었다. 백범의 삶과 글씨, 다양한 독립운동 자료를 통해 독립운동의 구심체였던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활동을 조망하고 진정한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는 전시다. 
백범의 ‘일송오강’, 1947년 독립운동가이자 동지인 심산 김창숙에게 써준 글이다.
백범의 ‘일송오강’, 1947년 독립운동가이자 동지인 심산 김창숙에게 써준 글이다. ⓒ박분
전시장에 마련된 백범의 글씨를 따라 써보는 체험 코너
전시장에 마련된 백범의 글씨를 따라 써보는 체험 코너 ⓒ박분

70여년 만에 처음 공개된 백범의 ‘일송오강’도 만나볼 수 있다. ‘일송오강’은 백범이 1947년 독립운동가이자 동지인 심산 김창숙에게 써준 글이다. ‘천지를 위해 마음을 세우고, 부모를 위해 몸을 세우고, 나를 위해 도를 세우고, 백성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만세를 위해 규범을 세운다’는 뜻이 담겼다. 힘찬 필체에서 백범의 진정한 마음이 느껴진다.

백범의 글씨를 따라 써보는 체험 코너도 마련됐다.  이번 전시에는 특히 한 자리에 모이기 어려운 독립선언서 3점(3·1독립선언서, 대한독립선언서, 대한국민의회 선언서)을 동시 공개하고 있어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시는 3월 28일(일)까지 운영된다.
은평한옥마을에 자리한 ‘셋이서 문학관’전경
은평한옥마을에 자리한 ‘셋이서 문학관’전경 ⓒ박분
은평구에서 무료 운영하는 ‘삼각산 금암미술관’
은평구에서 무료 운영하는 ‘삼각산 금암미술관’ ⓒ박분

진관사 인근 은평한옥마을에는 은평구에서 무료 운영하는 ‘셋이서 문학관’과 ‘삼각산 금암미술관’이 자리해 있어 함께 둘러보면 좋다.  ‘셋이서 문학관’에서는 ‘새해 소원을 써서 달기’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시민들의 소망을 꼭꼭 담은 오색편지들이 바람에 나부낀다. 

한국문화를 감상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는 ‘삼각산 금암미술관’에서는 ‘삼각산 호랑이 전- 어흥 산군이 왔다’ 전시가 열리고 있다.  
삼각산 금암미술관 내 ‘삼각산 호랑이 전- 어흥 산군이 왔다’ 전시
삼각산 금암미술관 내 ‘삼각산 호랑이 전- 어흥 산군이 왔다’ 전시 ⓒ박분
삼각산 금암미술관 전시 모습
삼각산 금암미술관 전시 모습 ⓒ박분

오랜 세월 우리 겨레와 함께 한 호랑이는 일제의 말살정책과 전쟁, 급속한 경제개발로 인해 이제 이 땅에서는 볼 수 없게 되었다.

전시에서는 삼각산 효자동에서 전해 내려오는 사람과 호랑이 사이의 애틋한 이야기가 힘찬 호랑이 그림을 통해 펼쳐진다. 민화와 만화를 통해 때론 익살맞고 귀여우며 엉뚱스럽기도 한 다채로운 호랑이를 만나볼 수 있다. 
전시된 만화를 통해 다채로운 호랑이를 만나볼 수 있다.
전시된 만화를 통해 다채로운 호랑이를 만나볼 수 있다. ⓒ박분

봄이 오는 길목에서 맑은 바람을 쐬며 한옥마을을 천천히 걸어보는 즐거움도 빠트릴 수 없다. 대문에 특별한 장식을 했거나 예쁜 담장이 있어 더욱 시선이 가는 집 등 서로 닮아 보이면서도 조금씩은 다른 개성을 보여주고 있다.   
은평한옥마을을 걷다보면 담장이나 대문이 예쁜 집들을 만나게 된다.
은평한옥마을을 걷다보면 담장이나 대문이 예쁜 집들을 만나게 된다. ⓒ박분

생명이 움트는 3월, 아이들 손잡고 태극기가 숨겨져 있던 진관사에 찾아가 항일 운동의 뜨거운 숨결을 느껴보면 어떨까? 

■ 은평한옥마을

○ 위치: 서울시 은평구 연서로50길 8(진관동)
○ 가는법: 지하철3‧6호선 연신내역 3번 출구에서 701, 7211 버스 환승 → '하나고, 진관사, 삼천사 입구' 정류장 하차
http://museum.ep.go.kr/

■ 삼각산금암미술관

○ 위치: 서울 은평구 진관길 21-2 삼각산금암미술관
○ 운영
- 매일 09:00 - 18:00 (1월 1일, 설날 연휴, 추석 연휴 휴관)
- 월요일 휴무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다음날 휴관)

시민기자 박분

현장감 있는 생생한 기사를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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