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시민기자 박찬홍

발행일 2021.02.17. 11:25

수정일 2021.02.17. 17:20

조회 4,255

종로5가 사거리에서 시작되는 대학로의 출발점
종로5가에서 바라본 대학로 ⓒ박찬홍

대학로라는 명칭을 가진 거리는 서울을 비롯하여 부산, 대구, 대전 등 전국 27개 지역에 있으나 서울의 대학로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대학로는 서울시 종로구 종로5가 사거리에서부터 혜화동 로터리에 이르는 문화예술의 거리이다. 문화예술 관련 기관, 단체, 공연장 등이 밀집을 이루고 있어 연극, 영화, 음악, 뮤지컬 등의 공연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화예술의 거리라 할 수 있다.

대학로는 과거 서울대학교 본부, 법과대학, 의과대학 등이 자리를 잡고 있었으나 1975년 의과대학을 제외한 모든 기관이 관악구 신림동으로 이전하였다. 서울대학교가 이전한 이후 과거 문리과대학 부지 일부에 ‘마로니에공원’이 조성되었다. 나머지 부지에는 문화예술 관련 기관과 단체들이 들어서게 되었다. 과거 대학이 있었던 거리라는 점에서 대학로로 명명되었다고 한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오랜 역사와 함께 아름다운 문화예술의 선율이 담긴 대학로 길을 걸어 보았다. 종로5가 사거리에서 혜화동 로터리까지는 약 2km가 되지 않는 짧은 구간이다. 성인 발걸음으로 대략 20분이면 걸을 수 있다.
대학로의 '흥덕동천'의 전경
대학로의 '흥덕동천' 전경 ⓒ박찬홍

종로5가에서 시작되는 대학로 초입에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었다는 작은 기념 비석을 마주할 수 있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은 지난 2006년 건설교통부(현, 국토해양부)가 우리나라 도로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알리고자 발표한 자료이다. 사계절마다 독특한 아름다움과 곧게 뻗은 길 사이로 문화예술이라는 특별함이 더해져 누구나 한 번쯤 찾아보면 좋은 길이다. 

기념 비석을 뒤로 조금만 길을 걸으면 ‘흥덕동천’이라는 하천이 나온다. 지금은 겨울철이라 하천에 물은 없었지만, 예전 실개천이 흐르던 대학로의 옛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귀한 장소라 할 수 있다. 도시화라는 역사의 물결 속에 복개되어 그 형체를 찾아볼 수 없었으나 지난 2009년 10월 ‘대학로 실개천 조성사업’을 통하여 새로운 ‘흥덕동천’으로 부활한 것이다. 실개천에 사용되는 물은 매일 하수구에 버려지는 약 500t의 지하수라고 한다. 이 물을 지상으로 끌어 올려 혜화 로터리에서부터 이화사거리까지(약 1km) 실개천에 흐르게 한 후, 관로를 통해 청계천에 방류한다. 기존에 있던 조형물과 나무들은 거리마다 어울리는 모습으로 새롭게 조성이 되었다. 단순한 하천을 떠나 도심 속 쾌적함을 선사해주는 특별한 쉼터의 역할을 하고 있다.
사적 278호인 예술가의 집 전경
사적 278호인 예술가의 집 전경 ⓒ박찬홍
서울미래유산인 마로니에 공원의 전경
서울미래유산인 마로니에 공원 전경 ⓒ박찬홍

예술가의 집 바로 옆으로는 서울미래유산인 ‘마로니에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마로니에공원은 서울대학교가 혜화동에 있을 때의 정원이었다고 한다. 마로니에 나무 세 그루가 있었던 것에서 유래하여 ‘마로니에공원’이라는 이름이 되었다. 

마로니에공원은 서울시민의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어린이 놀이터, 야외무대, 분수공원, 조각품, 매점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야외무대는 거리 공연과 아마추어 가수들의 공연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시민들이 자유롭게 휴식을 취하며 힐링을 하는 공간이자 아마추어 예술가들이 자신들만의 특별한 공연을 펼치고 있는 자유로운 공연예술 문화의 중심점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조선 시대를 대표하는 시조 시인 고산 윤선도 생가터, 독립운동가 한지 김상옥 열사의 동상을 통해 종로5가에서부터 마로니에공원 사이에 있었던 특별한 독립운동의 역사의 흔적도 만나 볼 수 있다.

마로니에공원은 특별한 우리의 역사 이야기가 스며든 공간인 동시에 문화예술공원이라는 특별함을 안고 있어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아르코 미술관, 아르코 예술극장 등 또 다른 서울미래유산을 만나 볼 수 있는 서울미래유산의 집합체라 할 수 있다. 
아르코 미술관, 아르코 예술극장 등 대학로를 상징하는 적색 벽돌 건물 사이로 이어지는 대학로 골목길
아르코 미술관, 아르코 예술극장 등 대학로를 상징하는 적색 벽돌 건물 사이로 이어지는 대학로 골목길 ⓒ박찬홍

마로니에공원에 있는 적색 건물들 사이로 이어지는 골목길로 발걸음을 향하였다. 다양한 소극장들과 예술적인 느낌의 상가들을 접할 수 있다. 

골목길 구경을 마치고 조금 더 걸어가다 보면 동성 100주년 기념관 내에 '혜화아트센터'가 나온다. 이곳은 대학로 내에서 유독 전시공간이 부족한 실정에 주목하여 여러 미술인이 뜻을 모아 지난 2013년에 개관한 곳이다. 다양한 작가,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으며, 아트샵, 컨퍼런스룸을 운용하여 지역 주민과 이곳을 찾는 시민들에게 문화와 휴식의 공간이 되어 준다.
동성100주년 기념관 내 있는 혜화 아트 센터
동성100주년 기념관 내 있는 혜화 아트 센터 ⓒ박찬홍

혜화 아트 센터에서 무료 전시 관람을 한 후 건너편 '동양서림'이라는 책방으로 발걸음을 향하였다. 동양서림은 지난 1953년 혜화동 현재 자리에서 개업하여 현재까지 운영해 오고 있는 서점이다. 1953년 9월 1일, 역사학자 이병도 박사의 맏딸이자 장욱진(1918~1990) 화백의 부인인 이순경 씨가 현 위치에서 동양서림을 개업했다. 개업 당시 서점은 6평 크기에 불과했으나 이후 40평이 못 되는 토지를 공동구매하여 1964년에 지상 4층 건물을 준공했다. 서울특별시 종로구 창경궁로 271-1에 위치하며 현재 이 건물의 1층, 30여 평 공간을 사용하고 있다. 한자리에서 60년 이상 책방을 운영한 특별한 공간이다. 혜화동 일대의 역사적, 시대적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서울미래유산이라 할 수 있다.
서울미래유산인 동양서림 책방의 전경. 혜화동을 지난다면 꼭 한번 들러 보면 좋을것 같다
혜화동 일대의 역사적, 시대적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서울미래유산인 동양서림 ⓒ박찬홍

혜화동 로터리의 끝자락에서 욕심을 내어 성북동 방향으로 조금 더 걸어 보았다. 로터리에서 도보로 5분이 되지 않는 곳에 도착하니 국가 등록문화재 제357호로 지정된 '장면 가옥'을 마주할 수가 있었다. 이곳은 제2대 국무총리를 지낸 장면이 거주했던 집으로 1937년에 건립되었다고 한다. 단층 건물 4개 동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안채를 비롯해 사랑채, 경호 원실, 수행원실로 사용되던 건물들이 한식과 일식 그리고 서양식의 건축양식이 혼합된 독특한 양식으로 지어져 있다고 한다. 장면 가옥의 내부를 직접 볼 수는 없었지만, 외부에서 보이는 가옥의 특색과 마당에 자리를 잡은 아름다운 소나무와의 조화로운 모습을 보는 그것만으로도 작은 즐거움이 되었다.

또한, 인근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의사였던 한소제가 살았던 한옥이 있던 자리에 혜화동주민센터가 들어서 있다. 지난 2006년 리모델링을 통해 세상에 하나뿐인 특별한 주민센터로 거듭났다. 이곳 역시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특별한 공간으로 잠시 들러 주민센터를 구경하면 좋을 것 같다.
혜화동 로터리에서 성북동 방향으로 조금만 오르면 만날 수있는 장면 가옥의 전경
혜화동 로터리에서 성북동 방향으로 조금만 오르면 만날 수 있는 장면가옥 ⓒ박찬홍

한옥의 아름다움과 특별함을 뒤로하고 다시 출발 지점이었던 종로5가 사거리 방향으로 길을 걷다 보면 소나무가 아름답게 조성된 '소나무길'을 만날 수 있다. 잠시 감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길이다. 소나무길을 지나 조금 더 내려가면 1956년 문을 열어 지금까지 영업 중인 '학림다방'을 만날 수 있다. 수많은 청춘과 예술인들 그리고 시민들이 이곳을 찾아 고소한 커피 향에 만남을 즐기고, 예술의 향기를 공유했던 특별한 공간이다. 대학로에 많은 커피전문점이 있지만, 학림다방을 찾아 커피 한 잔에 넓은 창밖으로 펼쳐진 대학로의 풍경을 만끽하면 좋을 것 같다.
대학로 소나무길. 사시사철 곧고 푸른 소나무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대학로 소나무길. 사시사철 곧고 푸른 소나무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박찬홍

시민기자 박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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