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천 산책의 동반자, 사연은 음악방송을 타고~

시민기자 조시승

발행일 2021.02.09. 14:30

수정일 2021.02.09. 15:22

조회 2,589

용비교~살곶이체육공원까지산책하며 들을 사연과 신청곡 받아요!

산책은 머리를 맑게 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줄 뿐 아니라 뇌기능도 향상시켜 기억력을 좋게 하는 유산소운동이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집, 사무실주위에서도 바로 산책을 할 수 있다. 이런 운동을 정화된 물이 흐르는 한강수변에서 한다면 효과는 배가 된다. 더구나 자기가 보낸 사연이 방송을 타고 흐르는 가운데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한다면 멋진 추억으로 간직될 것이다.
응봉역(왼편) 인근 산책로, 음악을 들으며 산책과 운동을 하는 시민들
응봉역(왼편) 인근 산책로, 음악을 들으며 산책과 운동을 하는 시민들 ⓒ조시승

성동구는 지난해 12월21일 중랑천변 산책로에 방송스피커를 설치, DJ와 함께하는 음악방송을 올해부터 운영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구는 지난해말 용비교 하부부터 살곶이체육공원까지 약 2.4km 구간에 60개의 스피커를 설치했다. 약 20분 정도의 짧은 거리지만 중랑천 산책로 음악방송은 주민들의 사연을 소개하고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다독인다. 
중랑천 산책로 음악방송(성동 뮤직박스) 안내 홍보영상.
중랑천 산책로 음악방송(성동 뮤직박스) 안내 홍보영상. ⓒ성동구청 유튜브

필자도 소문을 듣고 시간을 중랑천변 산책로를 방문했다. 지하철 응봉역이 산책로의 중간지점이다. 산책로를 중심으로 가로등 폴에 부착한 흰색의 둥근 음향스피커가 눈에 들어왔다. 언뜻 봐서는 원형 전구 같은데 가까이 접근하니 음향스피커에서 사연이 흘러나왔다. 성동음악방송국(SDTV)에 보낸 한 구민의 사연이다. 밤을 잊는 젊은 시절 반딧불 떠도는 수변을 친구와 거닐었던 추억을 그리는 글이었다. 이어 인기 DJ 김민영의 청아한 멘트로 귓가에 울린다. 이내 귀에 익은 퀸의 올드팝 ‘라디오 가가’가 들려온다. 
DJ가 직접 사연을 소개해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DJ가 직접 사연을 소개해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성동구청 유튜브

“Radio. Radio. 난 홀로 앉아 네 빛을 보았지 어린 시절 함께 밤을 세웠던 내 유일한 친구…” 
감미로운 멜로디와 서정적 가사가 주변 분위기가 잘 매치되었다. 사연도 재미있는 이야기, 하고 싶은 얘기, 전하고 싶은 말 등 주민들의 사연을 접수하고 일주일에 4일(화‧목‧토‧일) DJ가 직접 사연을 소개하며 신청곡을 틀어준다. 음악은 클래식, 최신대중가요, 트로트, 장르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선곡되어 방송된다. 
중랑천 산책로에서 산책하는 시민들, 자전거도로가 잘 조성되어 있다.
중랑천 산책로에서 산책하는 시민들, 자전거도로가 잘 조성되어 있다. ⓒ조시승

이곳 중랑천변의 산책로는 한강 물줄기와 중랑천의 물길이 합쳐지는 곳이다. 합수부에 물고기가 많아서인지 두루미와 물병아리, 원앙에 이르기까지 온갖 새들이 모여 유영하거나 물고기를 잡으며 재충전을 한다. 산책로가 시작되는 용비교 바로 위의 응봉산은 왕의 사냥터이기도 했고, 봄에는 온 산이 노란 개나리꽃으로 뒤 덮이는 인기 사진 명소다. 산책로를 걷다보면 바로 보이는 입석포(선돌개)의 뛰어난 산세를 배경으로 앞에는 한강의 절경이 펼쳐진다. 이 곳은 빼어난 경관으로 많은 시인 묵객들을 모았고 서울(한양)의 아름다운 풍경 10곳에 선정되기도 했다. 
중랑천변에서 천연기념물인 원앙새들이 용비교 아래 얕은 물가에서 쉬고 있다.
중랑천변에서 천연기념물인 원앙새들이 용비교 아래 얕은 물가에서 쉬고 있다. ⓒ조시승

용비교 아래, 산책을 나온 한 주민은 ‘직접 신청한 음악이 흘러나오자 마치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이라고 놀라워했다. 주민은 “젊은 시절 즐겨 찾던 음악다방에서 신청곡을 들으며 수려한 한강수변을 걷는 느낌이 든다”며 만족해 했다. 산책을 하며 건강을 챙기고, 사연 소개와 추억의 음악을 들으니 그야말로 힐링의 산책이 아닐 수 없다. 

가로등에 부착된 원형 스피커를 따라 흘러나오는 음악은 아날로그 감성이 물씬 풍긴다. 그러나 사연신청은 디지털 방식으로 성동구청 유튜브 영상 댓글을 통해 가능하다. 구는 향후 운영상황에 맞춰 주민들이 직접 DJ로 참여해 마을 소식 등을 전하는 ‘나도 DJ다’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구 관계자는 “야외 산책을 즐기면서 가까운 동네 주민들의 사연을 들으며 훈훈함을 느끼고 음악으로 기분전환도 하며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하길 바란다”며 “또 중랑천변의 예측불가한 장마와 침수로 인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재난방송용으로도 사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 주민이 자기가 보낸 사연이 방송되자 동료와 함께 즐거워하고 있다. 멀리 응봉교가 보인다.
한 주민이 자기가 보낸 사연이 방송되자 동료와 함께 즐거워하고 있다. ⓒ조시승

며칠 전 입춘이 지나고 매서운 추위는 봄의 전령한테 자리를 물려줄 채비를 하는 듯 했다. 서울에 찾아온 봄을 제일 먼저 느낄 수 있는 곳은 단연 한강이다. 산책로 바로 옆의 자전거도로를 달리다 쉬고 있던 한 바이커는 ‘한강변을 산책하며 좋은 점 중의 하나는 도시 생활에서 잊기 쉬운 계절의 변화를 몸으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화사한 햇살이 시원한 강바람과 함께 탁 트인 풍경이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맞아주니 필자 역시 코로나19로 집안에서 TV와 모니터, 휴대폰에 갇혔던 몸과 마음이 시원해 짐을 느꼈다.
청계천과 중랑천이 만나는 살곶이다리 산책로 풍경
청계천과 중랑천이 만나는 살곶이다리 산책로 풍경 ⓒ조시승

조명등이 하나 둘 들어오는 저녁때가 되니 수면에 비취는 물결의 저녁노을과 아파트의 불빛 그리고 건너편 제방 상부도로를 이어 달리는 자동차의 LED 전조등이 또 하나의 볼 거리를 만들고 있다. 산책길과 응봉산 사이로 간간이 경의‧중앙선 전동열차의 달리는 모습에서 젊은 시절 열차를 타고 친구들과 여행갈 때 모습이 떠 올려지기도 한다. 

구 관계자는 “야외 산책을 즐기면서 가까운 동네 주민들의 사연을 들으며 훈훈함을 느끼고 음악으로 기분전환도 하며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하길 바란다”며 “또 중랑천변의 예측불가한 장마와 침수로 인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재난방송용으로도 사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응봉산에서 바라 본 산책로와 한강 모습. 중간에 경의‧중앙선 선로와 다리가 놓여있다.
응봉산에서 바라 본 산책로와 한강 모습. 중간에 경의‧중앙선 선로와 다리가 놓여있다. ⓒ조시승

조명등이 하나 둘 들어오는 저녁 무렵, 강물 위 저녁노을과 아파트의 불빛, 그리고 건너편 제방 상부도로를 이어 달리는 자동차의 LED 전조등이 하나 둘 켜진다. 산책길과 응봉산 사이로 간간이 경의‧중앙선 전동열차의 달리는 모습에서 젊은 시절 열차를 타고 친구들과 여행갈 때 모습도 떠올려진다. 마음을 위로하는 음악방송과 함께 중랑천 산책에 나서보는 건 어떨까. 

■ 중랑천 산책 음악방송 안내

○ 산책로 현장방송: 화/목 및 주말 10:00~11:00, 15:00~16:00
○ 유튜브 스트리밍: 화/목 10:00~11:00
○ 사연 신청: 유튜브 댓글을 통해 365일 사연&신청곡 접수 가능
성동구청 유튜브 바로가기

시민기자 조시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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