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요리도 채식이 대세…비건 짜장은 무슨 맛?

시민기자 김광균

발행일 2021.02.04. 14:45

수정일 2021.02.04. 15:43

조회 3,878

채식주의자 위한 중식당 '서울시 스마트맵'에서 채식식당 검색 후 방문
채식인들의 요청에 의해 비건 메뉴를 채택한 망원동 중식당 '황금룡'
채식인들의 요청에 의해 비건 메뉴를 채택한 망원동 중식당 '황금룡' ⓒ김광균

건강한 먹거리와 환경, 동물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채식 열풍이 불고 있다. 채식 인구가 늘면서 채식 메뉴를 채택한 음식점과 관련 제품 및 서비스도 확산되는 추세다. 하지만 막상 채식 식당이나 카페를 찾으려 하면 쉽게 눈에 띄지 않아 채식 정보에 밝은 이들이 아니라면 어떻게 채식 식당을 찾아 가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다. 

이에 서울시는 최근 채식주의자는 물론 건강한 채식 한 끼를 찾는 이들을 위해 채식 식당 948곳을 발굴해 온라인에 공개했다. 서울시 홈페이지(www.seoul.go.kr)에 접속해 ‘분야별 정보→ 복지→ 생활보건의료→ 식품안전→서울시 채식 음식점 현황’을 찾아 들어가면 채식 식당 현황을 검색해 볼 수 있다. 자치구별, 업종별, 채식 유형별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채식하기 편한 서울 환경조성사업’을 통해 채식 메뉴를 취급하는 음식점을 조사·발굴했다. 만성질환 예방과 균형 잡힌 식생활을 위해 채소 섭취량을 늘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채식을 선호하는 시민들의 먹거리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취지였다.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서울 시내 채식 식당을 검색할 수 있다.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서울 시내 채식 식당을 검색할 수 있다. ⓒ서울시

9년째 비건(vegan·동물성 식품 및 동물에서 비롯된 그 어떠한 식품도 허용하지 않는 단계) 채식을 지향하고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 서울시의 이러한 채식 친화적 사업이 무척 반가웠다. 집에서 비교적 가까운 마포구에 어떤 음식점이 있는지 직접 검색해 봤다. 망원동은 ‘비건인들의 성지’라 불릴 만큼 채식 식당이 많은 곳이다. ‘황금룡’이라는 낯선 중식당 상호가 눈에 띄어 호기심이 생겼다. 이곳에선 유니짜장, 야채짬뽕, 고추덮밥, 마파두부, 깐풍가지 등을 비건 메뉴로 제공하고 있었다. 
입구에 채식 메뉴를 제공하는 식당임을 알려주는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다.
입구에 채식 메뉴를 제공하는 식당임을 알려주는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다. ⓒ김광균
테이블마다 비건 메뉴가 붙어 있다.
테이블마다 비건 메뉴가 붙어 있다. ⓒ김광균

주말을 이용해 채식 메뉴가 있다는 중식당을 방문했다. 망원에선 ‘가원’이라는 중식당이 채식 메뉴를 제공하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황금룡’은 서울시 채식식당 검색을 통해 처음 알게 된 곳이었다. 망원시장과 가까운 망리단길에, 작은 가게들이 밀집해 있는 가운데 비교적 널찍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터라 쉽게 눈에 띄었다. 정통 중화요리 전문점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내부 인테리어와 매장 안에 가득 놓인 화초들이 인상적이었다. 

테이블마다 비건 메뉴가 쉽게 눈에 띄도록 큼지막하게 써 붙여 놓았다. 손님을 배려한 흔적이 역력했다. 황금룡 사장은 "비건 메뉴를 제공한 지 약 4개월 정도 되었다"면서 "채식 메뉴를 제공해달라는 요청이 많아 이같이 식단을 구성했다"고 했다. 
매콤한 소스와 가지, 야채가 어우러진 깐풍가지
매콤한 소스와 가지, 야채가 어우러진 깐풍가지 ⓒ김광균

유니짜장과 깐풍가지를 주문했다. 일반적으로 채식 메뉴를 제공하는 중식당에 가면 버섯탕수나 깐풍표고처럼 고기 대신 버섯이나 가지를 활용한 요리를 볼 수 있는데 이곳에선 가지를 튀겨 만든 깐풍가지 요리를 주력 메뉴로 내세우고 있는 듯했다.

깐풍가지가 먼저 나왔다. 코를 자극하는 매콤한 소스향과 그릇에 정갈하게 담긴 가지 요리가 입맛을 돋우었다. 쫀득한 찹쌀 반죽의 식감과 적당한 매콤함이 일품이었다.
먹음직스럽게 윤기가 흐르는 유니짜장
먹음직스럽게 윤기가 흐르는 유니짜장 ⓒ김광균

유니짜장은 면과 윤기가 흐르는 짜장 소스가 따로 담겨져 나왔다. 잘게 다진 야채가 듬뿍 들어간 짜장 소스를 면 위에 얹고 비볐다. 지금껏 먹어본 짜장면 가운데 부드럽고 고소하기로 치면 한 손에 꼽을 만한 맛이었다. 면을 다 먹은 뒤에도 야채가 가득한 소스를 숟가락으로 한가득씩 떠먹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갈수록 채식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 거리에서 채식 식당이나 제품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서울시가 제공하는 채식 음식점 현황은 우리 동네뿐 아니라 원하는 지역의 채식 식당을 손쉽게 찾을 수 있어 유용하다. 가까운 동네 채식 식당을 찾아 건강에 좋고 속도 편한 채식 한 끼를 즐겨보면 어떨까? 

시민기자 김광균

지속가능한 도시 서울의 면면을 담아내고 싶습니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카카오톡 채널 구독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