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가꾸는 보금자리를 꿈꾸다

시민기자 김영옥

발행일 2014.06.05. 00:00

수정일 2014.06.05. 00:00

조회 1,161

[서울톡톡] 송인성(가명. 62세. 수유2동)씨는 요즘 다시 한 번 잘 살아볼 의지가 생겼다. 사업이 부도가 나고 가족들도 뿔뿔이 해체된 채 지낸지도 수년째. 단칸방에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살았던 그는 얼마 전 지역에 있던 (사)강북주거복지센터에 집수리를 의뢰했다.

상담을 나온 직원은 진지한 상담 후, 도배장판을 새로 하는 집수리가 아닌 임대주택에 입주할 수 있는 방법들을 일러줬고, 주거복지센터의 보증금 지원 덕에 임대주택에 어렵지 않게 입주하게 됐다. 사는 환경이 나아지니 제대로 살아볼 의지가 더 생겨났다. 적극적으로 신용 회복을 위해 노력했고, 헤어져 있던 가족들을 찾아 결합을 요구하게 됐다. 일을 찾아 경제활동을 시작하면서 지금은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생활에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불편한 주거환경과 주택문제에 대해 무엇이든 맘 놓고 물어볼 수 있는 곳이 자신이 사는 곳 가까이에 있다는 것이 이처럼 든든할 수가 없었다. 센터 담당자에 대한 호칭도 '조카님'일 정도로 각별하게 됐다. 본인 스스로 다시 한 번 삶을 추스를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강북주거복지센터'는 그에게 살아 갈 의지를 심어 준 셈이었다.

강북주거복지센터는 `함께 가꾸는 보금자리의 꿈`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주민들의 주거복지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사진은 마을경관사업 및 민생이동상담 모습)

누구에게는 선물이고, 빛이고, 살아갈 힘이 되다

"2009년 말 여인숙에 살고 있던 미혼모에게 임대주택 입주 기회를 준 적이 있었는데 마침 크리스마스 전날 입주하게 됐어요. 비주택 거주자들 중 상담을 통해 자활의지가 있는 이들에게 주거 안정의 길을 안내해 준거죠. 그분에게서 '내 평생 받은 크리스마스 선물 중 최고' 라는 말을 들었을 때 큰 일을 한 것 같았습니다. 만약 주거복지센터가 없었더라면 이런 길이 있는 줄도 모르고 사셨을 분들이잖아요."

"2009년 쪽방 등 거주자들의 임대주택 사업을 진행할 당시 돌이 안 된 아이와 함께 고시텔에서 생활하는 여성에게 상담을 통해, 보증금을 지원해 수유2동 빌라로 입주시킨 적도 있습니다. 주거가 안정이 되니까 어린이 집 정보 등 보육과 육아에 대한 정보를 스스로 찾는가 하면 어두웠던 예전의 모습과 달리 많이 밝아진 모습을 보이시더라구요. 그 아이가 지금은 커서 5살이 됐습니다. 아이가 커 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이 일을 하면서 느낀 보람 중 하나입니다."

강북주거복지센터 이필성 사무국장은 불가피한 상황으로 거처가 없어 고초를 겪고 있는 주민들 곁에서 그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주거취약계층의 고충을 살피고 그들에게 귀를 기울이고 있다. 강북도봉지역을 중심으로 2007년부터 시작된 일은 지금껏 진행되고 있다.

함께 가꾸는 보금자리의 꿈을 모토로 하는 강북주거복지센터는 2007년 만들어졌다. 그 첫 출발은 시민단체 삼양주민연대였다. 2000년대 초반 강북구 삼양동 일원은 재개발이 추진되면서 판자촌이 없어지고 원주민들은 그들이 살던 곳으로부터 쫓겨날 위기를 맞았다. 주거권 회복 운동이 일어나기 시작했고, 2003년에는 원주민의 정주권 보호를 위해 주거복지 관련 센터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의견이 모아졌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이 같은 제안에 귀를 기울였고, 강북, 성북, 노원, 성동, 양천 등 몇 개 지역에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시범사업이 시작됐다. 쪽방 등 거주자 임대주택 사업, 저소득층 에너지 효율화 사업, 임대보증금 지원 사업 등 주요 활동이 3년간 진행됐다.

주거복지 교육, 네트워크 회의

시범사업에서 테마사업으로 자리 잡으며 다시 시작된 주거복지사업은 2010년 5월부터 더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센터가 3년 동안 지역에 있기는 했지만 많은 주민들이 잘 모르는 상황. 센터를 알리기 위해 현수막으로 홍보하는 것은 물론 복지기관 실무자들과 주민들을 모아 주거복지 관련 회의를 시작했고 주민들에게도 주거복지관련 기초 교육이 이뤄졌다. 취약계층의 주거복지 서비스를 위해 동자치센터와 복지관 복지 담당자들의 네트워크가 강화되면서 강북주거복지센터는 주거복지의 허브 역할을 하게 됐다. 그간 센터에서는 일 년에 약 300~400가구의 주거 상담과 약 20~25가구의 보증금 지원은 물론 가구별 컨설팅을 통해 임대주택 입주에 도움을 준 가구만도 50~60가구나 됐다.

'집'이 삶의 또 다른 '짐'이 되지 않도록

취약계층의 주거복지 수요는 늘어난데 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은 2013년 4월 말까지 6년 동안 한정된 상태였다. 주거복지 통합지원사업 중 주택의 전월세 보증금 지원을 주 업무로 하고 있던 센터로서는 100만 원 단위의 큰 사업비가 주거복지에 투입, 소요됐기 때문에 지원 예산의 유무는 큰 고민이 아닐 수 없었다.

집수리 지지원

2012년 5월, 센터는 서울시의 기금공모사업 '주거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주거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시비를 지원받게 되면서 고민에서 벗어났다. 2013년 8월엔 비영리사단법인 (사)강북주거복지센터가 설립됐고, 현재는 민간이 위탁 운영 중이다. 센터는 상담을 통해 서울시 등 제도권 집수리 사업과의 연계는 물론 자원봉사자와의 연결, 도배장판과 단열과 보일러 시공 등 자재부담시공을 지원했다. 임대주택 입주 시 절차 상담, 욕구 파악, 보증금의 직접적 지원 등도 실시했다.

요즘은 임대주택 입주 관련 상담이 많이 늘고, 보증금 지원 요구도 크게 늘었다. 임대주택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 사항뿐만 아니라 목돈마련(임대주택 15~20평 안팎 입주 시 1,000~2,000만 원 필요)을 위한 교육 안내도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에는 재개발이나 주택정책에 대한 부동산 정책 전반에 대한 문의가 꽤 늘었습니다. 주민들의 욕구가 전문화되는 것은 물론 점차 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강북주거복지센터가 그동안은 취약계층의 주거복지에 힘을 쏟았다면 앞으로는 일반 주민들을 위한 주거복지 상담도 해야 한다고 봅니다. 강북주거복지센터가 '함께 가꾸는 보금자리의 꿈'이라는 캐치프레이즈처럼 쾌적한 주거 환경을 위해 주민들이 계획을 세울 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이필성 사무국장의 이 같은 각오는 주민들의 주거복지를 해결해 나가기 위한 센터의 노력을 엿보게 한다.

2014년 4월엔 강북, 관악, 금천, 노원, 서대문, 성동, 성북, 송파, 영등포, 은평주거복지지원센터가 함께 '서울주거복지지원협회'도 만들어졌다. 센터가 만들어진 시기와 지역적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그동안 쌓은 상담 역량과 지원 노하우를 함께 모여 공유하기 위해서다. 각 센터의 지원 사업들을 상향평준화시키는 정보를 나누기 위해 한 달에 한 번 만나 운영회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한다. 주민들의 주거복지를 함께 계획하고 도우려는 연대의 힘이 만들어지고 있다.

문의 : 강북주거복지센터 02-980-4808

■ 서울시 주거복지센터 현황
센터명 소재지 사업지역 연락처
강북주거복지지원센터 강북구 삼양로35길34 강북, 도봉 02-980-4808
관악주거복지지원센터 관악구 중앙2길 16, 2층 관악, 동작, 서초 02-875-3197
금천주거복지지원센터 금천구 가산디지털1로 2002호 금천, 구로 02-2627-8499
노원주거복지지원센터 노원구 상계3, 4동 111-340 노원, 중랑 02-930-1180
서대문주거복지지원센터 서대문구 홍은2동 400-52 서대문, 용산 02-303-3733
성동주거복지지원센터 성동구 금호동1가 132-6 성동, 동대문, 광진 02-2281-0464
성북주거복지지원센터 성북구 동소문로 272 5층 성북, 종로, 중구 02-922-5942
숑파주거복지지원센터 송파구 성내천로 216 2층 송파, 강남, 강동 02-400-2271
영등포주거복지지원센터 영등포구 의사당 이룸502 영등포, 양천, 강서 02-785-7044
은평구주거복지지원센터 은평구 녹번동 86 은평, 마포 02-388-2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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