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만 하는 `공부벌레`는 되기 싫었어요
발행일 2013.05.03. 00:00
[온라인뉴스 서울톡톡] '대학 합격, 선배들에게 듣는다' 그 두 번째로 2013학년도 수시모집 지역균형선발 전형으로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원자핵공학과에 입학한 김도현 군을 만났다. 도현 군은 자신이 합격할 수 있었던 이유로 학업도 중요하지만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한 점과 학교 체육활동 및 봉사활동을 들었다. 또한 진학하고자 하는 학과에 엄청난 열정을 쏟은 것이 입시의 관문을 뚫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서울대학교에 합격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도현 군에게서 들어보았다.
Q. 서울대학교 학생이 된 것을 축하드려요! 합격 비결이 있다면?
한 번 쯤은 들어봤을 법한 말이지만 학과 공부에 충실한 것을 첫 번째 이유로 들고 싶어요. 제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 선행학습이니 사교육이니 엄청난 열풍이 불었죠. 하지만 수시 전형을 준비하면서 가장 도움이 된 건 학교 수업이었어요. 입시를 준비하느라 피곤하기도 했지만 수업시간에 졸지 않고 열심히 수업을 들으려는 노력이 공부하는 데 많이 도움이 되었어요. 사교육도 받았지만 수업시간에 듣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기 위해 다닌 것이랍니다. 그리고 합격한 비결을 한 가지 더 들자면 동아리이에요. 제가 졸업한 고등학교에는 'POSIKS'라는 과학 동아리가 있었는데 실험 위주의 학습 활동이 많다보니 제 관심을 끌었죠. 매 번 동아리 활동을 통해 배운 내용을 기록해두고 후에 포트폴리오나 자기소개서에 응용한 것이 서울대학교 입시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Q. 자기소개서에 어떤 내용을 쓰셨는지 궁금합니다.
그건 제가 쓴 예를 보여드리는 게 더 이해하기 쉬우실 것 같아요.
[자기소개서 질문] 고등학교 재학 기간 또는 최근 3년간 지적 호기심을 가지고 학업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한 내용을 기술하시오. 저는 고등학교 1, 2학년 시기에 교육청 주관의 영재학급 수업(수학)을 이수하였습니다. 영재학급은 매년 말에 '창의력 산출물 발표대회'라는 대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이 대회는 몇 명이 한 조를 이루어 관심 있는 주제를 정하여 그 주제에 대해 몇 개월간 심도 있는 조사와 탐구, 연구를 통해서 '인류의 발전에 이바지할 만한' 결과물을 산출해 내는 것이 목적입니다. 몇 개월간의 연구를 통해 쌓인 자료와 결과를 모아 프레젠테이션으로 정리하고, 발표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속해있던 조는, 당시 큰 이슈에 있었던 천안함 사태에서 영감을 얻어 사람이 제한된 상황에서 얼마나 오래 생존할 수 있는지를 계산할 수 있는, 이른바 '생존의 방정식'이라는 주제로 이 대회에 참가하였습니다. 여러 차례에 거친 회의를 통해서 4명이 역할을 분담하였고, 저는 제가 맡았던 물에 관련된 생존의 방정식을 도출해 내기 위하여 인터넷을 통해 기초 자료를 수집하고, 관련 서적을 참고하는 한편, 제가 직접 손으로 계산하고 풀어야 하는 부분은 직접 써 가면서 저만의 탐구 과정을 완성해 나갔습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제가 원하던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었으며, 다른 조원들의 작업 결과와 합쳐서 저희만의 '방정식'을 완성해 낼 수 있었습니다. 이 프레젠테이션으로 저희 조는 본선에 진출할 수 있었으며 본선에서 은상(2위)을 받았습니다. 이때의 활동을 바탕으로 저는 제가 궁금한 주제에 관하여 저 스스로 깊이 연구하는 방법과 가능성을 알게 되었으며, 어떠한 결과를 도출해 내기 위해서는 끈기와 집념이 필요하다는 것을 몸소 느꼈습니다. 또한, 이 활동을 통해서 막막한 일이더라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갖게 되었고, 조장으로서 탐구활동 내내 팀워크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배웠으며, 결과물이 나왔을 때의 행복감도 맛볼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는 아쉽게도 이와 비슷한 활동들을 할 기회가 없었지만, 대학교에 입학하여 연구 논문을 쓰면서 다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게 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
Q. 이 학과는 어떤 요소들을 평가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무래도 공과대학은 이름만 들어봐도 특수성을 가지고 있는 과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과에 관한 관심과 이해가 얼마나 다양하고 깊은지를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기본적인 학업 능력이 뒤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학과에 대한 열정이 우선이라고 봅니다. 대학에 와서 공부를 하는 데 동기부여를 해주는 가치는 '학부 및 학과에 대한 열정'이라는 것을 교수님께서도 잘 알고 계실 것이라 믿습니다. 그러니 서울대학교 입시에서는 학부나 학과 혹은 단과대학에 관한 정보를 깊게 이해하고 많이 검색해보는 것이 입시를 준비하는 데 효율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Q. 서울대학교에 가기 위해 공부만 열심히 하신건가요? 아니면 다른 활동도?
전 학창시절에 '공부만' 하는 공부벌레가 되는 것을 싫어했어요. 그래서 가능한 학교 행사에 다 참여하고 학교 밖에서도 의미 있는 활동을 찾아 하려고 노력했죠.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과학 동아리 활동을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그 밖에도 가족 봉사 동아리에 들어 정기적으로 지역 사회를 위해 일하는 봉사를 진행했을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진행되는 축제나 축구 등 활동적인 프로그램에도 참가하여 매사에 뿌듯함과 재미를 느꼈습니다. 덕분에 고교 생활이 마냥 어둡거나 힘들지만은 않았어요. 이렇게 같이 활동하면서 얻는 친구들과의 우정이나 사제지간의 정, 학교에 대한 애교심 등이 저를 행복하게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Q. 면접 분위기는 어떠했고 내용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분위기는 부담스러울 줄 알았는데 너무나 편안했어요. 교수님께서도 너무 딱딱한 분이 아니셨고, 질문도 그리 공격적지 않아 긴장을 덜 할 수 있었습니다. 질문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네요. 첫 번째는 제가 제출한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한 '본인 확인' 질문이었고, 두 번째는 제가 지원한 원자핵공학과에 대한 관심과 전공에 대한 이해도를 묻는 질문들이었습니다. 평상시 면접 연습만 했다면 크게 어렵지 않았을 만한 보통 면접이었습니다.
Q. 고교시절에 감명 깊게 읽은 책이 한 권 쯤 있을 텐데요.
김난도 교수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권하고 싶어요. 제가 힘들고 지치는 순간이 고등학교 시절 크게 한 번 있었는데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됐지요. 평상시 제가 느끼는 마음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와 그것이 청소년과 청춘이 겪는 과정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 지 알 수 있어 근본적인 마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대학 입시를 앞두고 긴장한 나머지 본인이 누구인지 잃어버리거나 과도한 스트레스로 힘들어 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물론 어렵고 힘든 건 사실이지만 자신을 믿는 사람이 입시에서 성공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꼭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좌절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대한민국 고교생과 자녀를 응원하는 학부모님들 모두 응원합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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