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달인 리포터와 두 엄마, `보육정책` 솔직대담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김수정

발행일 2013.01.24. 00:00

수정일 2013.01.24. 00:00

조회 4,528

[서울톡톡] 2013년 서울생활은 어떻게 달라질까. 서울톡톡에서는 올해 달라지는 시책 중 시민들이 관심 있어할 몇 가지를 골라 총 4회에 걸쳐 소개한다. 그 두 번째는 기존 만5세에서 만 3~5세까지로 확대된 누리과정 보육료 지원 및 보육정책에 대한 주부들의 솔직대담이다.

올해부터 누리과정이 만 3~5세로 확장되면서 기존 만 3~4세는 소득하위 70%만 보육료 지원을 받았으나 이제부터는 소득에 관계없이 보육료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그 나이 또래를 둔 부모로서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2명의 엄마와 함께 대화를 나눠 봤다. 서울 성북구에 거주하고 있으며 두 사람 모두 두 자녀의 엄마이다. 만 7세와 만 3세 형제를 키우고 있는 엄은선(33세) 씨와 만 3세, 만 1세 남매를 둔 이수미(33세) 씨가 오늘의 주인공이다. 리포터 또한 초등학교 4학년과 1학년 그리고 만 4세와 1세 아이를 키우는 가정주부이다.

리포터 : 안녕하세요? 아이들 키우시기 힘드시지요? 그래도 이번에 좋은 정책이 통과되어 우리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거 같은데 어떠세요?

엄은선 : 저희 둘째는 작년부터 시행한 만 0세부터 2세까지 무상보육의 혜택도 받은 케이스예요. 발 빠른 엄마들은 이미 여러 군데 어린이집 대기를 걸어놓은 상태였는데 전 뒤늦게 알고 신청했더니 대기자가 엄청 많았어요. 다행히 3월 다 되어서 지금 다니고 있는 어린이집에서 연락이 왔어요. 그렇게 운 좋게 보내게 되었는데 후반기가 되니 예산부족 문제가 불거져 불안했어요. 그런데 오히려 만 3세부터 누리과정 확대와 함께 무상보육이 되어 정말 다행이에요.

리포터 :무상보육 정책으로 어린이집에 보내게 되신 건가요?

엄은선 : 그건 아니에요. 저희 큰애가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면서 아무래도 이것저것 신경 써야 할 일이 많을 것 같아 처음부터 보내야 겠다 생각은 하고 있었어요.

경제적인 부담 덜어주는 건 좋지만, 부작용 사전에 막았어야

리포터 : 누리과정이 확대되면 달라지는 게 무엇일까요?

엄은선 : 어린이집에서도 보육만이 아닌 여러 방면의 체계적인 교육을 해준다고 하니 좋지 않을까요?

리포터 : 뭐니 뭐니 해도 무상보육으로 인한 경제적인 부담이 적어지는 것이 가장 좋지요.

이수미 : 그럼요, 가정주부의 입장에서 그게 가장 좋지요. 그런데 무상보육이 시행되면서 유치원 추첨할 때 정말 난리였어요. 부모뿐만 아니라 이모, 할머니까지 동원되어 예닐곱 군데 지원해서 겨우 한 곳이 되었다는 얘기들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유치원은 22만 원 지원을 받아도 종일반의 경우에는 특기활동비 등 해서 거의 한 달에 40만 원 정도를 내요. 너무 비싸서 보낼 수가 없어요.

리포터 : 그런데 왜 이렇게 유치원이든 어린이집이든 점점 더 들어가기가 힘들까요? 제가 큰애를 보낼 때는 이렇게 심하지 않았는데 말이에요.

이수미 : 무상보육 이후에 더 심해진 거 같아요. 예전엔 맞벌이를 하더라도 할머니가 계속 종일 봐주시거나 했던 거 같아요. 그런데 무상보육이 되니 잠시라도 보내자는 분들이 많아 졌지요.

리포터 : 이렇게들 많이 보내게 되면서 저는 피해를 입게 된 경우에요. 큰아이 둘은 어린이집 보내는 게 전혀 어렵지 않았는데 지금 막내의 경우는 대기에 밀려 언제 가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거든요. 넷째인데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경제적인 부담을 덜게 된 건 좋은데 들어가기가 힘들다는 게 개인적으로 가장 문제에요.

엄은선 : 그래서 이번 대선 때도 이당 저당에서 어린이집을 늘려간다고 했겠지요. 그런데 무작정 수를 늘리는 것보다 좀 믿을 수 있는 국공립 어린이집이 늘어나면 좋겠어요. 사실 지금도 가정집 어린이집이나 사설 어린이집은 인기 있는 곳만 몇 백 명씩 대기가 있는 거지 나머진 그렇지도 않거든요. 어린이집의 수보다는 질이 문제인거 같아요.

고민 많은 워킹맘

이수미 : 저는 지금 육아휴직 중인데요. 사실 어린이집을 보낸다 해도 아침 7시 30분에 보내서 오후 6시에 퇴근하고 도착하면 7시가 넘는데 그렇게 봐주는 어린이집이 거의 없어요. 6시 땡하고 퇴근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말이에요. 그리고 아이가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면 이게 잘하는 짓인가 싶을 때도 많았어요. 4월이면 휴직기간이 끝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많아요.

엄은선 : 정말 그렇겠네요. 전 맞벌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낸 후 제 생활을 찾게 되어 좋았어요. 집에서 생활에 찌들어 있을 때 보다 스트레스도 덜 받아 오히려 아이들에게 잘하게 되더라고요.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더 잘 보지 않겠어요?

리포터 : 물론이에요. 정부에서 보육문제를 좀 더 책임져 주면 좋겠어요. 엄마들이 집에서 아이만을 바라보며 아이에게 올인 해서 생기는 문제들도 정말 많다고 생각되거든요.

이수미 : 네, 그리고 병설유치원도 좀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사설유치원은 너무 비싸요. 병설유치원이 아무래도 원비도 싸고 선생님도 믿음이 가거든요.

엄은선 : 뿐만 아니라 학교 입학 후에도 질 좋은 방과 후 프로그램이 많아져서 부모들이 좀 더 마음 편하게 맞벌이 하고 육아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하루 종일 아이를 키우는 것도 남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쉬운 일이 아니에요.

이수미 : 맞벌이를 안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에요. 가계에 타격이 너무 크거든요. 몇 달 새 전세 값이 3,000~4,000만 원 올랐더라고요. 2년 후에는 또 어디로 이사 가야 하나 또 이사 가서는 어린이집에 어떻게 보내나 그게 제일 걱정이지요. 그렇게 들어가기 힘들다는 구립어린이집에 아이 둘이 다 들어가게 되어서 이 근처를 떠날 수도 없을 거 같아요. 복직 후에는 다시 어머니께 부탁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엄은선 : 맞벌이 하시는 분들 중엔 조부모님이 아이들 돌봐주시며 어린이집 보내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할머니가 하루 종일 아이를 돌보는 건 정말 고생스러우실 거 같아요.

육아는 한 가지 정책만으론 나아질 수 없다

리포터 : 그럼요. 젊은 우리도 아이돌보는 게 쉽지 않은데 힘드시겠지요. 어린이집에 들어가기가 워낙 힘이 드니까 아주 어릴 땐 실제 다니지는 않으면서 명단만 올려놓는 경우도 있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사실일까요?

이수미 : 저도 그런 얘기 들었어요. 그리고 반일반과 종일반 지원이 따로 있는데 실제 일찍 집에 오지만 종일반 지원을 받는 경우는 직접 봤어요.

엄은선 : 그건 정말 예산낭비 같긴 하네요. 국가에서 더 관리가 되어야겠어요. 이렇게 아이 키우는 것이 쉽지 않으면 정말 앞으로도 출산율이 낮을 거 같아요. 아이를 낳고 믿고 맡길 수 있게 지원이 100% 되어야 할 거 같아요.

리포터 : 끝으로 지금 일하고 계신 분께 마지막 질문 드릴게요. 4월까지 참 고민이 많으실 거 같은데 가장 지원이 되었으면 하는 부분이 무엇인가요?

이수미 : 저는 육아휴직이 좀 길었으면 좋겠어요. 만 24개월만 되어도 아이가 그렇게 울지도 않고 친구들과 놀 줄도 아니까 좀 편하게 출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그나마 있는 육아휴직도 눈치 보며 못쓰시는 분들도 많지요. 그래서 어느 기업은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출산휴가 이후 바로 1년 육아휴직에 돌입하게 하더라고요.

육아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끝이 없었다. 모두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모다 보니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없었다. 1시간 30분가량 쉬지 않고 대화를 나눈 후 모두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을 향해 달려갔다. 3세에서 5세까지 누리과정 확대와 함께 무상보육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을 했는데 육아휴직 문제까지 이야기가 나와 버렸다. 아이를 키우는 일이 단 한 가지 정책으로 더 나아지거나 할 수 없다는 뜻일 거다. 물론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 많은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좀 더 근본적인 문제들이 해결되었음 하는 것이 네 아이의 엄마로서 바램이다.

■ 2013 바뀌는 보육지원
우선 2013년 확대 운영되는 누리과정은 어린이집, 유치원 어디에 다니든 양질의 과정을 배울 수 있도록 한 어린이집-유치원 공통의 보육·교육 과정이다. 초등학교 교육과정, 0~2세 표준보육과정과 연계하여 만3~5세 어린이에게 꼭 필요한 기초소양, 창의·인성 내용 중심으로 구성됐다.

만5세에 한정되었던 누리과정 대상이 확대되면서 지난해에는 소득 하위 70%만 지원 받던 만3~4세 아동까지 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로써 만 0~5세 자녀를 둔 부모가 아이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내는 경우 소득계층과 상관없이 누구든지 보육료를 지원 받는다.

<어린이집 이용 시 연령별 출생연도 및 지원금액>
연령 출생연도 지원금액
만0세 2012.1.1일 이후 39.4만원
만1세 2011.1.1~2011.12.31 34.7만원
만2세 2010.1.1~2010.12.31 28.6만원
만3세 2009.1.1~2009.12.31 22만원
만4세 2008.1.1~2008.12.31 22만원
만5세 2007.1.1~2007.12.31 22만원

시설에 보내지 않고 가정에서 양육 시에도 소득에 관계없이 양육비가 지원된다. 12개월 미만은 20만 원, 12개월~24개월 미만은 15만 원, 24~36개월은 10만 원, 36개월 이상부터 만5세까지는 10만 원을 지원받는다.

2월 4일 이후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읍면동 주민센터를 방문하거나 온라인 아이사랑보육포털(www.childcare.go.kr), 복지로(www.bokjiro.go.kr)에서 보육료 지원 신청을 하고 아이사랑 카드(유치원은 아이즐거운카드)를 발급받으면 된다. 보육료는 신청일을 기준으로 지원되기 때문에 3월 전에 신청을 마무리하면 3월분부터 지원을 받고, 3월 이후 신청을 하시면 신청일 이후부터 지원받는다. 양육수당의 경우에도 읍면동 주민센터를 방문하거나 아이사랑보육포털, 복지로 등 온라인에서 양육수당 지원 신청을 해야 하며 신청 후에는 매월 25일 경에 통장에 입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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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보육 #보육정책 #누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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