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목이 자주 쉬거나 음식 삼키기 어렵다면?
서울톡톡
발행일 2013.06.25. 00:00
최근 들어 자주 목이 쉬거나 목 안에 이물감이 느껴지는가? 혹시 음식물을 삼키기가 어렵지는 않은지? 더욱이 음주와 흡연을 즐긴다면 건강 상태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그저 스트레스로 인한 가벼운 증상이 아니라 식도 건강에 빨간불이 켜진 것일 수도 있다. |
[서울톡톡]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식도암은 매년 우리나라 인구 10만 명당 3명이 사망하는 질환으로, 위암이나 폐암 등 다른 암에 비해 위험성이 비교적 덜 알려졌다. 그러나 완치가 어렵고 생존율도 낮으며, 국내 암 사망률 7위에 해당하는 만큼 절대 가볍게 볼 암이 아니다. 평균적으로 볼 때 식도암의 5년 생존율은 5~12% 정도에 불과한데, 이는 갑상선암(약 99%), 대장암(약 72%), 위암(약 67%)과 비교할 때 매우 불량한 수치다. 단, 예외적으로 식도 점막에 국한된 매우 초기의 식도암 경우에는 종양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으면 60~80%의 5년 생존율을 보이기도 한다. 게다가 최근에는 식도암의 발병률이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다. 그렇다면 식도암은 무엇일까?
우선 식도는 목과 위를 연결하는 25cm 정도 길이의 좁은 관 형태의 장기다. 우리 몸의 구성 요소 중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식도는 그중에서도 매우 중요한 장기다. 입에서 씹어서 삼킨 음식물을 수축과 이완을 통해 몸속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즉, 식도에 문제가 발생하면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수인 밥은 물론 물 한 모금을 삼키기조차 어려워진다. 또한 식도 주위에는 심장, 폐 등 중요한 장기가 많아 종양 절제 등의 수술을 할 경우 환자의 위험 부담이 크다.
애주가, 애연가에게 더욱 위험한 암
식도암은 식도에서 악성 종양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가장 흔히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음식을 삼킬 때 불편함을 느끼는 연하곤란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식도는 음식이 내려갈 때 잘 확장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종양의 크기가 많이 커진 뒤에야 연하곤란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즉,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뒤늦게 암을 발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증상이 나타날 때는 이미 암이 어느 정도 진행돼 있을 확률이 높다. 그밖에 음식이 식도를 지나가는 감각이 느껴지거나, 음식이 식도 중간에 걸려서 내려가지 않을 때도 식도암을 의심해볼 만하다. 암이 발생한 위치에 따라 쉰 목소리가 나오는 성대마비나 가슴 부위에 통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식도암의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술과 담배인데, 특히 이 두 가지를 함께 하면 발병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 불에 탄 음식이나 뜨거운 음식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누구나 한 번쯤 '탄 음식을 먹으면 암에 걸린다'는 이야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실제로 불에 탄 음식에는 니트로사민이나 진균독소 등의 발암물질이 많아 몸속으로 흡수될 경우 식도암의 위험이 있다. 그런데 니트로사민은 소금에 절인 음식이나 훈제 음식 등에도 많이 들어 있으므로 맵고 짜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는 경우 역시 식도암에 노출될 수 있다. 음식뿐만 아니라 지나치게 뜨거운 차나 커피를 지속적으로 오래 마시는 것 또한 식도에 손상을 줄 수 있다. 이밖에 비타민 A·C·E와 나이아신, 베타카로틴, 미네랄 등이 부족해도 식도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역류성식도염 환자의 경우도 오랫동안 질병을 방치하면 식도암에 노출될 수 있다. 위산이 지속해서 식도로 역류해 식도 점막을 자극하고 자극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면 식도 점막이 위 점막 형태로 변형을 초래하는 '바렛 식도'를 유발하는데, 이는 식도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기억해야 할 점은 대부분의 식도암 환자는 연령층이 높다는 것이다. 50대 이후부터 발생 빈도가 급격히 증가해 60대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며, 여성보다는 남성 환자가 많다.
50대 이상이라면 내시경 검사는 필수
평소에 식도암을 예방하거나 혹시 모를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증상이 없을 때 정기적으로 식도 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식도 내시경은 내시경을 이용해 직접 식도점막을 관찰하므로, 정기검진을 통해 초기 식도암을 발견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다. 특히 주요 발병 연령대인 50대 이상의 고령층은 필수다. 그밖에 위액이 역류해 식도 표피에 염증이 생기고 식도가 폐쇄되는 '식도 협착증'이나 이유 없이 식도 근육이 두꺼워지고 음식물 통로가 좁아지는 '아칼라지아(식도무이완증)' 등이 있는 환자라면 더욱 주의 깊게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무엇보다 식도암을 예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은 음주, 흡연, 불에 탔거나 자극적인 음식 섭취, 비타민 A·C·E 결핍 등 식도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위험 인자를 없애는 것이다.
만약 식도암이 의심된다면 소화기내과를 방문해 먼저 문진 및 병력 청취를 받자. 그런 다음 종양의 정확한 위치와 길이, 주위 기관과의 관계를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식도 조영술 및 위식도 내시경 검사를 받도록 한다. 그리고 위식도 내시경 검사에서 의심되는 병변이 발견되면 바로 조직검사를 받아서 식도암이 맞는지 확인한다. 조직검사 결과 식도암으로 밝혀졌다면 암의 진행 상태를 평가해 앞으로의 치료 계획을 세우고 구체적인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가장 먼저 식도 초음파 내시경 검사를 통해 병변이 식도 내 어느 정도까지 침투했는지 알아보고, 컴퓨터단층촬영인 흉-복부 단층촬영(CT) 및 PET-CT를 통해서는 병변의 진행 단계와 전이 여부, 종양의 절제 가능성 등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밖에 뇌 MRI 검사도 함께 받아보는 것이 좋다.
치료 후에도 꾸준한 관리가 생명
대표적인 식도암 치료법으로는 수술적 절제술, 항암 화학요법, 방사선 치료가 있다. 하지만 특정 치료법만 시행하기보다는 두 가지 이상의 치료법을 상호 보완해서 적용하는 병합요법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초기에는 대부분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지만, 일부 환자 혹은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는 항암 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를 같이 시행하거나 한가지 치료법으로 일단 종양의 크기를 줄여 암의 진행을 늦춘 뒤 2~4주 뒤에 종양을 제거하는 방법을 많이 사용한다. 그러나 그보다 암이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수술적 절제술을 하지 않고 항암 화학요법 및 방사선 치료를 하기도 한다.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온 뒤에도 꾸준한 관리는 필수다. 식도는 림프 조직이 풍부하게 분포돼 있고 다른 장기와 달리 표면을 감싸는 장막이 없어 간, 폐, 늑막, 신장 등 주위 장기로 종양이 전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발의 위험 또한 다른 암에 비해 큰 편이다. 따라서 정기적인 진찰 및 검진을 필수적으로 받아야 하며, 일상생활에서도 식습관에 주의해야 한다. 식도암을 유발하는 위험 요인을 피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으로, 금연하고 폭음을 자제하며 자극적이거나 뜨거운 음식 섭취를 피하도록 한다.
도움말/성용원(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흉부외과 서울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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