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다'는 잊어주세요, 요즘 봉사에 빠졌답니다
admin
발행일 2010.05.26. 00:00
- 서울엔 언제 왔나? 나는 한국인 엄마와 인도네시아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일명 ‘다문화 가정’의 한 사람이다. 외가친척들이 서울에 살고 있어서 친척들을 보러 3~4년에 한 번씩 서울을 방문했다. 본격적으로 서울에 살게 된 것은 대학에 입학한 해인 2006년도인데, 지금까지 햇수로 5년째 서울에 살고 있다. - 그동안 서울에서 무엇을 하며 지냈나? 주로 학교를 다녔다. 전공인 간호학을 공부하며 4년을 보냈고, 수업이 없을 때에는 친구들과 인사동 쌈지길, 코엑스 등을 구경하거나 여의도 벚꽃축제나 불꽃축제 등을 보면서 평범한 대학생으로 지냈다. 그러다 KBS ‘미녀들의 수다’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되면서 같이 출연한 친구들과 함께 ‘나누기’라는 자선봉사활동 단체를 만들어 활동 중이다. - ‘나누기’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는가?
나(인도네시아), 손요(중국), 준코(일본), 타차폰(태국)이 중심으로 작년 10월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인들이 외국에서 의료봉사를 하면서 스스로의 재능을 펼치며 한국도 알리는 것을 보고, ‘나도 한국에 있는 동안 나의 조국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고 생각했었다. 우리는 한국인들이 국내 거주 외국인들, 또는 그들의 자녀들에게 편견 없이 다가가고 좀 더 가깝게 느끼고자 하는 것을 모토로 한다. 예전에 비하면 많이 사라졌지만 그래도 한국에는 한국 사람과 ‘외국인’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나와 같은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나 한국으로 이주한 외국인 1,2세들에게 한국인들은 쉽게 다가오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마음의 벽을 허물어 가게끔 주로 홀트아동복지회와 연결되어 해외 입양 대기 아동을 돌보는 일을 하고 있으며, 인터넷 쇼핑몰을 런칭하여 발생하는 수익금 전액을 복지회에 기부하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는 하나’와 ‘We love Korea’라는 노래를 불러서 발매했는데 그 수익금 역시 다문화 가정을 돕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 서울의 매력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서울은 한마디로 ‘정이 가는 나라’다. 시간이 지날수록, 만나는 횟수가 거듭될수록 상대방을 챙겨주고 배려해주는 서울 사람들 모습이 인상적이다. - 서울과 자카르타나 발리, 반둥 같은 인도네시아 도시들은 어떤 점이 비슷하고 다른가? ‘날씨’가 가장 큰 차이점이다. 인도네시아는 눈이 내리지 않는 나라라 서울에 와서 처음 눈을 봤을 때 놀랐다. 또 여의도 벚꽃 축제 역시, 벚꽃이 없는 인도네시아에서는 볼 수 없던 것이라 처음 참가했을 때 벚꽃잎들이 ‘꽃눈’이 되어 흩날리는 광경에 넋을 놓고 쳐다봤던 기억도 난다. 인도네시아는 인구수에 비해 땅이 넓어서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거의 없는데 이곳 서울은 거의 대부분이 아파트라서 인상 깊었고, 자카르타에서는 쇼핑할 때 사람들과 부딪히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서울에서는 백화점들마다 사람들이 가득해서 지나갈 때 힘들었던 생각이 난다. 그밖에 회사 다니는 한국 친구들이 야근이나 회식 차원에서 밤 늦게까지 술 마시는 경우를 많이 봤는데, 인도네시아와 전혀 다른 문화다. 개인적으로는 서울 시민들이 ‘beauty’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많은 시민들이 높은 패션 감각을 갖고 있고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해, 사계절 다양한 스타일을 볼 수 있다. - 서울에서 생활하면서 외국인으로서 불편했던 점은? 불편했던 점은 ‘의사소통의 문제’다. 한국어를 잘 못하면 길 찾기, 물건 사기, TV 보기 등 많은 것에 제약에 따른다. 특히 친구들이 하는 TV에 나오는 재미난 농담이나 유행어, 약어나 은어들을 알아듣지 못해 혼자만 웃지 못한 경험도 많았다. - 서울의 추천 장소는? ‘경복궁’과 ‘삼청동’. 다른 곳들도 좋지만 특히 이 장소들은 전통과 현대가 잘 조합된 공간이다. 경복궁에서는 한국의 역사를 비롯한 전통 문화를, 삼청동에서는 아기자기한 카페나 음식점 등이 있어 다양하면서 독특한 디자인이나 맛이 존재하는 현대 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어느 한 공간에서 다른 시대의 문화가 공존하기란 쉽지 않은데 멀지 않은 거리에서 두 문화를 모두 경험 할 수 있어서 좋다. 이 외에 ‘명동’도 고향 친구들이 놀러오면 꼭 데려가는 곳 중 하나다. 인도네시아에는 '로드샵'이 거의 없기 때문에 명동거리를 돌아다니며 쇼핑하고 음식점을 찾아다니며 먹는 것에 큰 재미를 느낀다. - 서울이 좀 더 글로벌화 되기 위한 제안을 한다면? 국적에 관계없이 외국인들이 좀 더 다가가기 쉬운 곳이 되면 좋겠다. 그런 부분이 보완된다면 서울은 정말 글로벌 선도 도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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