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 청년들의 유쾌한 수다!

admin

발행일 2010.05.19. 00:00

수정일 2010.05.19. 00:00

조회 3,604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은 캐나다와 미국에서 태어났거나 성장기를 보낸 한인 1.5 그리고 2세대 청년들 네 명이다. 그간 하이서울뉴스에서는 '서울vsSEOUL'을 거쳐갔던 외국인들을 통해서 외부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서울이란 도시와 그 안의 사람들에 관해 다양한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르다. 서울에서 만나 친구가 된 네 명의 청년들은 한국인이면서 외국인인 중간자의 시선으로, 애정과 호기심, 그리고 냉철한 관찰력으로, 서울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 수다가 제법 유쾌하다.

- 전에 살던 곳은 어디며, 서울에 언제 처음 왔고, 오게 된 이유는?

Shawn : 캘리포니아 헌팅턴 비치(Huntington Beach)에서 살았고, 처음 서울에 온 것은 14살 때다. 본격적인 서울 생활은 4년 전 학교(Torch trinity)에 입학하면서 시작됐다.

Dan : 내가 살던 곳은 캐나다 나이아가라 폭포 근처지만, 학교는 토론토(toronto)에서 나왔다. 한국을 직접 경험하길 원하셨던 부모님의 권유로 23살이던 2002년에 서울을 찾았다. 그 후, 2006년에 전공인 디자인 쪽으로 취업하기 위해 서울에 왔다.

Bryan : 나 역시 캘리포니아 플러튼(Fullerton)에서 살았고, 2006년 11월에 휴가차 서울에 와서 2주간 있다가, 그 다음해 4월에 면접을 보러 서울에 왔다.

Dae : 메릴랜드(Maryland)에 살았고, 교회캠프와 서울에 있는 친척들을 처음으로 만나기 위해, 6학년에 올라가던 1989년에 방문했다. 2008년 6월 한국어도 배우고, 학교(Torch Trinity)에 입학하고자 왔다.

- 서울에 대한 첫 인상은 어땠는가?

Dan : 서울에 처음 왔던 2002년은 월드컵으로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세계가 서울로 모인 듯했고, 하나가 되어 한국팀을 응원하고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나 또한 너무 즐거웠다. 캐나다로 돌아가야만 하는 것이 아쉬울 정도였다. 그 후, 4년 뒤 서울을 다시 찾았을 땐 많은 것이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여유를 즐기는 모습은 사라졌고, 사람들은 급했고, 지하철은 무섭게 미는 사람들로 복잡했다. 하지만, 서울에서 만난 친구들이 너무 좋아서 서울에 있는 것이 즐겁다.

Shawn : 어렸을 때 주로 여름마다 서울에 왔기 때문에, 매번 모기와 땀띠로 고생을 했다. 하지만, 서울에 와서 직접 살다보니 그건 일 년 중 잠깐이라는 걸 알게 됐다(웃음). 또한, 처음엔 차도 없고 교통편도 어려워서 서울이 너무 크게만 느껴졌는데, 지하철, 버스 등 노선도 알게 되고, 환승하는 법도 배우다 보니 너무 편리하고 서울이 점점 익숙해졌다.

Dae : 어렸을 때 한국에 왔을 땐 그래도 어느 정도 한국어로 의사소통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2008년에 왔을 때는 힘들었다. 한국어 실력은 더 나빠져 있었고, 버스 정류장을 놓치는 등 생활하는 데 어려움이 좀 많았다(웃음). 물론, 한국 사람들이 외국인을 대하는 데 많이 친숙해지고, 지하철도 외국어표기가 더 많아져 찾기 쉬워지는 등 교통편의도 많이 좋아졌지만, 그래도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점점 더 좋아지고 있는 것을 느낀다.

Bryan : 가장 재밌었던 것은 '급만남'이었다. 보통 미국에 있을 땐, 일주일 전부터 미리 약속을 정하고 그에 따라 움직이는데, 서울에선 누군가 "우리 만나자" 하면 그날 갑자기 우르르 몰려드는 갑작스러운 만남이 생소하면서도 즐거웠다. 처음 1년간은 버스를 타는 것도 즐거웠고, 지하철에 사람이 많은 것도 신기했다. 교통도 편리하고, 사람 만나는 것도 쉽고, 자신이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 갈 수 있고, 원하는 것은 빠르게 구할 수 있는 것이 너무 편하고 신기하다. 여의도로 벚꽃놀이를 갔다가 한 친구가 닭을 먹자고 하더니 바로 전화로 주문을 하더라. 더욱 놀라운 것은 어떻게 알고 그 한강변으로 찾아오더라는 것이다. 정말, 서울은 신기하다!(웃음)

- 당신이 살던 곳과 서울과의 비슷한 점 또는 차이점을 말해준다면?

Dae : 내가 자란 메릴랜드(Maryland)와 서울은 날씨가 비슷한 편이다. 그리고 한국 사람들도 많다.

Shawn : 헌팅턴 비치(Huntington Beach)에도 한국 사람들이 많다. 차이점은 먼저 캘리포니아에선 차 없으면 다닐 수 없는 데 반해, 서울에선 교통편이 잘 되어 있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원하는 곳 어디든 쉽게 갈 수 있다. 문화적인 면에선 캘리포니아가 좀 더 자유가 느껴진다고 할까?(웃음) 서울도 문화적인 면에서 포용력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캘리포니아에선 편한 옷을 입고 교회를 가도 됐지만, 서울에선 잘 차려입고 오지 않으면 눈총을 받을 때가 있다. 그만큼 행동 하나하나에 좀 더 조심해야하는 분위기 같다.

Dan : 비슷한 점이라면 모기가 많다는 것?(웃음). 내가 자란 곳은 한국 사람들이 많지 않고, 걸어서 농장까지 갈 수 있는 곳이라 사람들의 생활 자체도 느린 편이고, 훨씬 여유롭다. 항상 싸고 질 좋은 과일을 얻을 수 있고 뒷마당엔 사슴과 토끼가 뛰어 논다. 그렇다보니 무엇이든지 빠르고 도시화된 서울과 문화적 차이가 많이 나는 편이다. 날씨적인 측면에선 서울의 겨울도 상당히 춥지만, 토론토는 훨씬 더 춥고 눈도 많이 온다. 보통 사람들의 허리까지 눈이 내린다. 반면, 폭설이 오면 상점들이 문을 닫거나, 차가 통행하지 못하고, 지하철이 멈추는 등 사람들의 활동에 제약이 따르는 서울과 달리 캐나다에선 그런 일들이 많다보니 대비가 잘 되어 있어서 활동에 전혀 문제가 없다.

Bryan : Dan의 말처럼 문화적 차이가 가장 큰 것 같다. 플러튼(Fullerton)에선 아무리 고급백화점이라도 슬리퍼를 신고 가도 아무도 상관하지 않지만, 한국에선...(웃음). 한번은 처음 한국에 와서 어떤 상점에 로션을 사러 갔는데, 잘 못하더라도 최대한 한국말을 쓰려고 노력하며 말했다. 그런데 점원은 이상한 눈으로 날 쳐다보며 얼굴을 찌푸렸다. 결국 로션을 못 사고 나온 나는 그냥 영어로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다음 날 같은 상점을 찾았다. 마침 전날 있었던 점원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엔 직접 로션 코너로 나를 데려가 하나씩 친절히 설명해주면서 샘플을 직접 발라주기까지 했다. 최대한 한국문화에 맞추고자, 조금 어눌한 한국말로 할 땐 이상한 사람 취급하더니, 영어로 할 땐 대우가 달랐던 것이다. 물론 서울의 모든 곳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사람의 외적인 것만 보고 차별하는 면이 드러날 땐 좀 아쉽다.

- 서울에 살면서 전에 살던 곳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적은? 있었다면 언제였는가?

Dan : 친척들 중 누군가가 결혼한다거나, 가족들 보고 싶을 때 가고 싶다.

Dae : 서울 생활에 꽤 만족하지만 조카가 보고 싶을 땐 가고 싶긴 하다.

Bryan : 겨울이 되면 너무 추워서 봄과 여름으로만 이뤄진 캘리포니아가 그립긴 하다. 하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청국장일정도로 난 한국음식을 너무 좋아한다. 매우 맛있고, 다양해서 음식으로만 본다면 한국이 훨씬 좋다.

Shawn : 특별히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는데, 가끔 멕시칸 음식이 먹고 싶을 때 집에 가고 싶긴 하다(웃음) 물론 한국에도 몇 개는 있지만, 집에서 해먹던 멕시칸 음식 맛과는 좀 다르니까...(웃음) 가끔 강남역에서 인천공항가는 6009번 버스를 보면 저걸 타면 집에 갈 수 있는데 하는 생각은 든다(웃음).

- 친구나 가족이 한국을 방문한다면, 어디를 함께 가고 싶은가?

Bryan : 북악스카이웨이 너무 좋았고, 혜화동 대학로 낙산공원도 함께 가고 싶다

Shawn : 남산은 꼭 가야 되고, 남대문과 동대문 쇼핑, 또 청계천! 포장마차도!! 인사동도 빠질 수 없다.

Dae : 맛있는 음식점들이 정말 많다. 특히, 닭갈비집! 정말 맛있다. 꼭 데려가고 싶다.

Dan : 내가 다니는 학교와 기숙사를 가족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다. 또, '난타'가 정말 재밌었기에 보여주고 싶다.

- 서울의 글로벌화를 위해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Shawn : 글로벌화를 위해 광고도 하고 여러 가지로 노력하는 건 알고 있지만, 한국 자체가 불편한 점이 있다. 예를 들어, 지금 아이폰을 갖고 있는데 이 핸드폰을 신청할 때, 2년 동안 비자 갖고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다. 그런데 보통 비자 기한은 2년이기 때문에, 비자 받는 당일에만 휴대폰 신청할 수 있다는 제한이 있다. 외국에서 휴대폰 가져올 수도 없고, 신청은 비자 나오는 당일에만 해야 하고, 참 불편하다. 또한, 웹사이트 가입 시 외국인등록번호를 입력하려고 하면 거절당하는 경우가 많다. 한쪽에선 글로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웹사이트에 영어 기재 등 많이 좋아진 거 알고 있지만, 다른 한쪽에선 이건 안 된다, 저건 안 된다고 제재하고..... 한국에서 오래 생활한 외국인들을 위한 실제적 생활편의가 좀 더 제공된다면 좋겠다.

Dan : Shawn이 말했다시피, 웹사이트 가입 시 안 될 때가 많아서 불편한데 이런 부분들이 고쳐지면 좋을 거 같고, 그 외에 문화적 차이를 서로 이해한다면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앞서 말했듯이 부모님들이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내가 부모님들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처럼, 문화를 어떻게 바꿀 수 있겠는가? 한 가지 예로 북아메리카의 경우 개인 공간(personal space)를 지켜주는 문화가 있다. 엘리베이터를 탈 때나 지하철 등 무작정 밀며 타거나 하면 상당히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서울이 진정 글로벌화를 원한다면, 타문화권 사람들을 이해해주는 일이 필요할 것이다.

Bryan : 거리를 다니다보면 쓰레기통이 많지 않은 것 같다. 911사건으로 쓰레기통이 많이 사라진 것은 알고 있지만, 찾기도 힘들고, 겨우 찾으면 항상 꽉 차있어서 쓰레기를 버리기가 어렵다. 또한, 분리수거도 좀 더 잘할 수 있으면 좋겠다. 충분히 서울은 그런 능력이 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외국 생활에서 경험한 것 중의 하나가 의외로 서울 사람들이 인종차별이 심하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상점을 하는 한인들 중, 백인에겐 친절하지만, 흑인이나 후진국 아시아계들은 무시하거나 홀대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에 와서도 이런 인종차별일 종종 느낄 때가 있다. 그런 부분을 없앤다면 서울의 글로벌화를 위해 더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Dae : 좀 더 융통성을 가지면 좋겠다. 외국인이나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한국에 입국할 때, 많은 사람들이 출입국관리소에 가는 것을 꺼려한다. 한국말을 좀 못하거나 못 알아들으면 무작정 뒤로 물러나게 하는 경우가 많아 위축될 때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잘해주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몇 번씩 왔다갔다를 시키기도 한다. 외국인이나 다른 나라에서 살다 온 사람들의 언어적인 상황을 보다 이해해주고 배려해주면서 일해준다면 한국에 오는 일이 훨씬 즐겁지 않을까 싶다.

하이서울뉴스/박혜숙
통역ㆍ번역/박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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