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가 없다? 빌려서 떠난다
admin
발행일 2009.10.29. 00:00
1코스 - 한강 따라 자전거공원과 암사생태공원, 선사유적지를 가다 누구와 떠날 것인지 결정했나? 그런데 자전거가 없어서 즐길 수 없다고? 아이가 어려서 안 된다고? 걱정은 접어두자. 잠실한강과 광진교에 가면 자전거 대여소가 있다. 신분증을 맡기면 성인자전거와 아동자전거가 시간당 3,000원. 추가되는 요금은 20분당 1,000원만 내면 빌릴 수 있다. 원하는 시간만큼 예약도 가능하다. 자전거를 고르고 안전장비를 갖췄다면, 자신의 키에 맞게 안장을 조절할 차례. 넘어지려고 할 때 바로 발을 디딜 수 있는 엉덩이 높이 정도가 좋겠다. 준비됐나요? 자, 출발!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돌려라. 바퀴가 돌아간다. 짜증났던 일 하나를 접고, 걱정거리 또 하나를 곱게 접어 바람에 실어 보낸다. 마치 종이비행기처럼. 그리고 상쾌한 주말 오후, 가을 속을 달리는 것만 기억하는 거다. 먼저 한강을 따라 달리는 1코스. 1코스는 잠실 자전거 대여소에서 올림픽 대교, 천호대교를 거쳐 광진교까지 넉넉잡아 30분이면 충분하다. 시원스럽게 쭉 뻗은 자전거 산책로가 있기 때문이다. 이곳은 세월아 네월아 달려도 누구 하나 뭐라고 할 사람 없다. 자전거산책로가 넓기도 하지만 상급자들은 자신의 위치를 '띠릉~' 알리고 추월해 간다. 자동차 운전과 같다고 보면 된다. 우측으로 살짝 비켜주면 추월하기 더 쉽듯, 자전거도 같은 방식이다. 초보라서 방향을 틀기가 쉽지 않다면 가던 길 계속 가라! 알아서 비켜 갈 테니. 올림픽 대교를 지나 천호대교를 거쳐 광진교에 도착하면 새롭게 조성된 자전거 공원이 펼쳐진다. 옆으로 가는 자전거, 상상이나 해보았는가. 이곳에는 있다. 네모바퀴가 덜컹덜컹 가고, 네 명이서 등지고 앉아 타는 자전거는 보기만 해도 우습다. 철도를 따라 달리는 레일바이크와 자전거 레이싱 경기장도 구경해보자. 어린이 자전거 연습장도 별도로 있다. 그냥 지나치기 아깝다면 이곳에서 잠시 쉬어가자. 개성만점의 자전거를 타며 잠시 휴식시간. 자, 이제 1코스 도착지점이 코 앞이다. 하지만 바로 가면 시시할 터. 한 곳을 더 들렀다가 가자. 광나루 자전거공원을 지나 5분 정도 가면 일명 토끼굴이라는 암사나들목 터널이 나온다. 그곳을 빠져나가서 8분 정도를 달리면 암사선사유적전시관이 지척이다. 이곳에는 신석기시대의 토기, 석기, 움집 등이 전시되어 있고, 선사시대의 생활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전시관이 있다. 아이들 학습에도 도움이 되겠지만 꼭 그렇지 않더라도 한번쯤 둘러볼 만하다. 도심공원과는 다르게 한적한 자연 속의 쉼터이기 때문. 어른 500원, 초중고생 300원의 입장료가 있다. 관람시간은 오전 9:30분부터 오후 6:00까지. 이곳을 둘러보고 다시 되돌아가 토끼굴을 통해 한강으로 가보자. 1코스의 마지막. 암사생태복원지역인 목적지가 보인다. 갈대숲이 하늘거리는 암사생태복원지역. 가을이란 시간 안에 멈춰 있다. 강 건너에는 아차산이 고즈넉하게 앉아 있고 관망대가 있어 쉬기에는 딱이다. 여기에서는 더 달리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 암사동에서 하남시를 잇는 자전거 산책로가 조성 중에 있기 때문. 그전에는 자전거 산책로가 없어도 한강둔치를 따라 달렸었다. 수풀이 우거져 등줄기가 서늘해지긴 했지만…. 자전거 산책로가 개통되면 88올림픽대로처럼 시내를 관통해 팔당대교까지 막힘없이 달릴 수 있게 된다. 지금은 갈 수 없는 저 너머에는 팔당대교, 검단산 등이 보이고, 생태공원도 널따랗게 펼쳐 있다. 제철에 따라 철새들 또한 친구가 된다. 그전에 숨어 있던 고덕생태공원도 만날 수 있는데, 자동차보다는 자전거로 더욱 쉽게 갈 수 있다. 교통이 불편해 사람의 손길이 덜 탄 덕에 고덕생태공원의 혜택을 자전거로 먼저 누린다. 조금만 기다리시라. 2코스-성내천을 따라 몽촌토성역사관을 거쳐 마천교까지 가다 내친김에 2코스를 돌아볼까. 체력이 되지 않는다면 1코스에서 멈추고, 좀 더 달리고 싶다면 잠실 철교에서 아산병원 방향으로 핸들을 틀어보자. 여기에서 좌회전하면 성내천으로 이어진 산책로가 보인다. 가파른 언덕에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면 풍납취수장이 보이는데, 이곳을 기점으로 2코스가 이어진다. 마천교까지, 시간상으로 따지면 넉넉잡아 40분 거리. 상급자들은 20분이면 가고도 남을 거리다. 자전거외곽순환도로라고 명칭이 있지만, 성내천 산책로라고 부르기도 하고 마천동방향이라고도 한다. 풍납취수장을 지나면 아산병원이 왼쪽에 보이고 200미터 가량의 산책로가 쭉 뻗어 있다. 이곳에는 무궁화와 단풍나무, 벚꽃나무가 있어 겨울을 제외한 삼계절의 운치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여기서 더 달리면 올림픽공원이 보인다. 올림픽공원 곳곳의 아름다움을 다 만끽하면 좋지만, 우린 달리는 중이다. 자전거 산책로에서 가까운 몽촌토성역사관만 둘러보자. 암사선사유적전시관이 선사시대라면 이곳은 백제시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고려시대 생활사전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어 시간이 허락한다면 참여도 가능하다. 역사관 옆 피크닉장도 추천한다.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는 옛말처럼 무조건 먹고 보자파들이여! 그들에게 강추다. 울긋불긋 떨어진 단풍을 카펫트 삼아, 밝게 내리쬐는 햇볕을 조명삼아 먹는 도시락.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바로 그 맛이다. 귀차니즘파는 근처 매점도 있으니 알아서 하시라. 자, 먹었으니 슬슬 움직여보자고. 올림픽 공원을 나와 다시 성내천 산책로. 왔던 길에서 앞으로 조금만 더 나아가면 올림픽 공원 북2문이 나온다. 잠깐! 이곳에는 구급약통이 있다. 급할 때 안내된 번호로 전화하면 자물통 비밀번호를 가르쳐준다. 이곳에서 살짝 우측은 북2문 바로 밑 청룡교. 계속 달려가자. 하늘은 맑고, 바람은 시원하다. 성내천 물들이 한강을 향해 흐르고, 오리들이 영역싸움에 소란스러워도 물고기들은 태평이다. 걷는 사람, 뛰는 사람, 그리고 달리는 사람. 저마다의 시간 속에서 자연과의 교감이 이뤄진다. 10분 정도 달리고 나면 '자전거는 좌회전'하라는 안내판이 나온다. 이 안내에 따라 좌회전해서 달리면 체력단련장(이곳에도 구급약통이 있다), 생태공원, 여름을 들썩이게 했던 성내천물놀이장이 있다. 지금은 한적하지만, 한 가족이 쏟아지는 폭포 아래서 여전히 물놀이 중이다. 이곳을 지나면 2코스의 마지막 목적지가 가까워온다. 그저 개천에 불과했던 이곳이 이렇게 변했을 줄이야. 8분 정도를 더 달리면 가을 햇살 아래 마천교가 보인다. 이곳이 자전거 산책로 마지막 종점. 마천교를 지나니 작은 폭포가 쏟아지고 있다. 이곳을 끼고 돌면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갈 수 있다. 너무 빠르게 달렸는가?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물소리를 음악 삼아 동네 구경, 사람 구경에 빠져든다. 자, 우리의 가을 여행은 여기까지다. 왔던 길 되돌아가는 것만 남았다. 다시 한강으로 돌아가 대여한 자전거는 꼭 반납하고 신분증은 챙겨가길. 그리고 함께 했던 이 가을의 영상들을 주머니 속에 넣어 한 주의 에너지가 고갈될 때쯤 꺼내어 보시라. 누군가와 함께 하든, 그렇지 않든 시간은 흐를 것이고, 오늘 이 시간, 가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즐겨라. ■ 자전거 무료 대여소 안내
■ 자전거 유료 대여소 안내
시민기자/장경아 |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