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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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9.08.15. 00:00
실버영화관에서 어르신 콘서트까지, 종로 어르신 문화거리 활성화한다 ‘한국의 노인복지정책이 진화하고 있다.’ 지난 7월 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9차 세계노년학회에 논문발표차 다녀왔던 총신대 사회복지학과 전미애 교수는 전세계 노년학 전문가들 앞에서 서울시의 ‘9988 어르신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관심을 모았다. 그는 ‘9988’ 프로젝트가 근본적으로 차별화되는 노인복지 패러다임인 데는 “가난하고 병든 계층에게만 제공되는 선별적·잔여적 복지서비스가 아니라 누구나 수치심 없이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는 보편적인 복지서비스”라는 점을 꼽았다. 그는 그 대표적인 예로, 종로에 마련될 어르신들을 위한 문화거리 조성 계획을 들었다. 2010년까지 서울노인복지관에서 종묘공원으로 이어지는 종로 일대는 어르신들을 위한 식당, 찻집, 극장 등으로 새롭게 단장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마땅한 갈 곳 없이 공원을 배회하는 무기력한 노인들의 이미지가 강했던 곳이지만, 이미 이 지역에는 활기찬 실버 세대의 문화가 뿌리를 내리고 있다. 그 선두에는 옛 허리우드 극장 자리의 국내 최초 ‘실버 전용 영화관’이 있다. 57세 이상의 시민들이면 1편당 2,000원으로 <벤허>·<자유부인> 등 흘러간 명화뿐 아니라 <미인도>ㆍ<과속스캔들> 등 최신 흥행작도 볼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전에는 친구와 만나도 고작 점심만 한 끼 하고 헤어졌는데 이제 영화까지 감상한다. 이제 영화 마니아가 되었다”는 김순호 씨 같은 서울 시민뿐 아니라 “노인정에서 고스톱치며 하루하루 시간 떼우는 인생보다는 이곳에서 영화를 보며 꿈을 키워가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역설하는 인천의 이청자 씨처럼 천안, 안성, 수원 등 수도권 어르신들이 즐겨 찾는 실버 명소가 되었다. 7월말 현재 총 22편을 상영하였고 32,657명이 이용했다. 영화뿐이 아니다. 새로운 실버 세대는 좀더 다양한 문화적 욕구를 갖고 있지만 심리적·경제적인 부담으로 인해 쉽사리 문화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못한다. 거기서 착안해 서울시가 세종문화회관을 통해서 실시하고 있는 것이 어르신만을 위한 ‘오후 2시 9988 어르신 행복 콘서트’. 지역노인회, 노인종합복지관 이용 어르신 등 60세 이상 시민을 대상으로 고품격 문화공연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7월말 현재 7회를 실시했고 4,365명이 관람했는데 여기서 얻은 예상밖의 높은 호응을 바탕으로 저녁 공연의 할인율 적용 등 확대실시를 계획하고 있다.
이제부터 나만을 위해 투자한다, 어르신들의 배움의 욕구 해소 프로그램 부모와 자녀 등 가족을 부양하느라 평생을 보낸 지금의 실버 세대는 비로소 자신을 위해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을 맞았다. 이에 부응한 것이 길어진 노년에 제2의 인생 설계를 모토로 한 ‘어르신 인문학 아카데미’다. 55세 이상 시민을 대상으로 1일 2시간, 8주 과정, 총 30시간에 걸쳐 인문학, 건강관리, 생활법률, 혼자되기 위한 준비, 생활설계, 여가활용에 관한 전문가 강좌를 운영하는 ‘어르신 인문학 아카데미’는 10,000원만 본인이 부담하면 나머지는 서울시에서 지원한다. 수강자 400여 명이 이미 열렬한 참여도 속에 1기 아카데미를 수료하였고, 수강기간이 종료되지 않은 500여 명도 현재 열심히 교육을 받고 있다. 그리고 1,000명을 모집한 제2기도 곧 교육에 들어간다. 일명 ‘시니어 아카데미’로도 불리는 이 강좌의 수요가 많아 3기생의 예비 접수도 받고 있는데, 연말까지 총 3,000명 교육이 목표다. 서울시가 서울문화재단을 통해 운영 중인 어르신을 위한 문화예술 창작교육 프로그램 ‘꿈꾸는 청춘예술대학’도 출발이 좋다. 어르신이 주체가 되어 연극, 뮤지컬, UCC, 영화, 라디오프로그램 등을 창작하는 교육과정은 2008년에 8개 프로그램으로 출발했으나 올해 예술단체들이 대거 가세하여 20개 프로그램으로 확대됐다. 올해는 11월까지 총 7개월에 걸쳐 서울 곳곳의 문화예술회관 및 노인복지관 등지에서 진행될 ‘청춘예술대학’은 올해 말 교육생들의 창작물을 지역사회 공연장에서 발표할 뿐 아니라, 문화소외계층을 찾아가는 공연활동 개최 등보다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까지 확장될 태세다. 서울문화재단에서는 우수 교육생의 경우 차후 직접 예술강사로 활동할 수 있도록 문화매개자 교육도 제공할 계획이다. 인생 2모작 준비하자, 어르신들의 높은 일자리 수요 대책도 마련 '일하고 싶다'는 실버 세대의 욕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소득의 많고 적음으로 접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들은 평생 축적해온 경험과 능력을 사회에 환원하고 보다 적극적인 사회참여를 통해 소속감과 보람을 느끼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늘어나는 노인 인력의 활용에 대한 국가의 제도적 장치가 미흡한 상태에서, 주 3~4일 근무, 월 20만원 인건비 지원의 국비매칭사업만으로는 최근의 사회적 변화에 대처하기에는 미흡했다. 그러한 인식 하에 서울시는 지자체 정부로서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어르신 일자리 사업의 보완책 마련에 고심해왔다. 그 일환으로 기존 노인일자리 사업에 더하여 '서울형 전문 노인일자리'를 발굴하고, 지난 6월 '어르신일자리박람회'를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서울형 노인일자리는 저출산ㆍ고령사회, 다문화사회로의 변화에 발맞추어 사회적 유용성이 큰 분야에 주력하는 동시에 어르신들의 욕구를 반영하여 주4~5일 상시근무 및 월 60만원의 소득 보전이 가능한 사업을 발굴하는 데 주력했다. 우선적으로 결정된 세부 사업내용은 일정 자격요건을 갖춘 6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요양보호사 교육기관 모니터링단(250명), 다문화 어린이집 보육ㆍ놀이 교사(282명), 서울형 데이케어센터 어르신 돌보미(140명) 등을 포함한다. 하이서울뉴스/조미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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