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의 이해

admin

발행일 2008.08.20. 00:00

수정일 2008.08.20. 00:00

조회 3,275

뇌에 구조적인 이상 없이 머리가 아픈 경우를 일차두통이라 한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질병이 있으며 이는 대부분 그동안의 임상경험으로 비슷한 증상들을 모아 구분해 놓은 것이다. 이런 질환 중에 대표적인 것이 바로 ‘편두통’과 ‘긴장성두통’이며 전체의 약 80-90%를 차지한다. 이 두 가지 두통은 잘 조절하여도 다시 재발하곤 하는데 아마도 평생을 두고 잘 다스려야 할 병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인간은 나이가 들수록 두통이 점점 감소한다. 흔히 노인기의 인간은 모든 질병의 항구와 같아서 갖가지 질환으로 고생하지만 두통만은 예외로 점차로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젊어서 제대로 조절을 하지 않으면 만성두통으로 변질되어 나이가 들어도 고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두통의 진단은 국제적인 기준이 정해져 있다. 물론 완벽한 것은 아직 아니지만 그동안의 연구로 상당히 체계화 되어 있다. 둘 사이에는 상당히 유사점이 있어 사실은 같은 질병인데 어느 시점에 있느냐에 따라서 구분이 된다고도 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 같은 양상의 두통이 최소 3개월 이상 반복이 되어야 진단을 내리는 병들이다. 흔히 한쪽 머리가 아프다고 편두통으로 또 정신적으로 긴장하면 머리가 아프다고 해서 긴장성두통으로 오인하는 편두통과 긴장성 두통 중에서 오늘은 편두통의 진실과 오해에 대해 알아보자.

대개 우리나라 사람들은 두통으로 진찰을 받으러 오면서 의사에게 편두통이 있어서 머리가 아프다고 스스로 진단을 내리고 오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대부분 머리의 한쪽이 아프기 때문에 자신은 편두통이라고 꼭 믿고 오는 경우이다. 하지만 편두통은 진단명과 같이 꼭 한쪽 머리만 아픈 질환은 아니다. 오히려 성난 시기의 편두통은 머리의 어디가 아픈지 모를 정도로 여기저기 아프게 된다. 편두통은 매우 독특한 질환으로 이런 분들은 뇌가 아주 민감해져 있다. 다시 말하면 스프링이나 럭비공처럼 톡 건들기만 하면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런 준비된(아프기만을) 뇌를 가진 사람들이다.

편두통의 증상은 두통이 오기 전의 전조증상과 함께 두통이 본격적으로 찾아오게 된다. 전조증상을 보이는 경우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많지는 않지만 잘 이해하고 있으면 진단이 더욱 명확해진다. 전조증상은 주로 시각계통이 많은데 주로 눈에서 불이 번쩍 거린다던지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고 왜곡되어 보이는 증상을 보인다. 어떤 경우에는 어느 한쪽 시야가 환하게 밝아져 보이지 않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두통은 동반되지 않으며 이런 증상이 사라질 무렵 본격적으로 두통이 시작된다. 두통은 심장 뛰듯이 박동성으로 보이며 사람에 따라서 지속 시간과 정도가 다르게 나타난다. 심한 경우에는 심한 구토가 동반되어 수 일간 두통이 지속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입원해서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편두통환자의 진단에 가장 중요한 증상은 박동성 두통, 오심(구역질이 나려고 하는 것) 그리고 빛에 대해서 민감해지는 것 등 3가지이다. 이 세 가지가 모두 보이면서 두통이 있다면 거의 편두통으로 생각해도 되고 두 가지가 보이면서 같은 양상의 두통이 나타나면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하겠다. 편두통은 두통이 일단 시작되면 여간해서는 치료가 잘 되지 않으므로 두통의 전조가 있을 때 약을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 편두통은 젊은 여성에게 많이 보이며 주로 모계로 유전되는 경향이 있다. 소아에서의 편두통도 드물지 않게 많이 보이며 여기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더욱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다.

편두통의 치료는 여러 방면으로 접근해야 한다. 크게 비약물치료와 약물치료로 나눌 수 있다. 비약물치료에는 체중감소, 금연, 금주 및 규칙적인 식사와 적절한 수면이 중요하다. 수면이 부족해도 좋지 않지만 너무 많이 자도 안된다. 한마디로 생활패턴을 좀 건전하게 바꾸어야 한다. 특히 두통을 유발하는 인자가 사람마다 다르므로 본인에게 무엇이 두통을 유발시키는지 잘 살펴보아야 하는데 이럴 때 좋은 것이 바로 ‘두통일기’이다. 두통일기는 일어나서부터 발생하는 모든 일을 아주 세세히 적어 보는 것으로 두통이 일어난 시점에서 공통되는 것을 찾아내어 교정하는 것이 목적이다. 공통적으로 주의해야할 음식으로는 신김치, 요구르트 등 발효유제품, 조미료가 많이 들어간 중국요리, 초컬릿, 오렌지 주스, 레드와인 등등이 있으며 이런 음식들이 항상 두통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편이며 사람마다 다르다. 또한 주변 환경도 자주 문제가 되며 특히 편두통환자는 냄새에 취약한 면이 있어 담배연기나 매연을 맡으면 두통이 유발되는 경우도 있다. 그 밖에 높은 곳에 오른다던지 시끄러운 소리에 노출이 되면 두통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약물치료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예방치료와 급성기 두통완화가 있다. 예방차원으로 약을 먹는 경우는 한 달에 3번 이상 두통이 있는 경우에 시도를 하며 일정기간 (약 1년여) 충분이 매일 약을 먹어서 뇌를 좀 잠잠하게 만드는 작업이다. 이 경우 약을 충분한 기간 먹어야 효과가 나타나는데 성질 급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약을 한 봉지 먹고 안 좋아진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때의 두통은 빈도와 강도가 서서히 감소하면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고 완전히 없어지는 경우도 있으나 대개는 빈도가 줄면서 두통이 발생하여도 참고 무시할 만하게 되면 좋아진 것으로 보아도 된다. 급성기 치료에는 최근 10년 사이에 좋은 약물이 많이 소개되고 있으니 전문의와 상담을 해서 정하면 되지만 주의해야 할 것은 반드시 전문의가 시키는 대로 약을 복용해야지 그렇지 않고 좋다고 약물을 남용하면 또 다른 약물 유발성 두통이 생기니 조심해야 한다.

편두통은 먼저 본인의 두통을 자신이 알고 파악해야 한다. 그런 바탕 위에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 잘 달래서 평생 성나지 않게 관리를 해야 하는 그런 병이다. 치료에 왕도도 없고 워낙 개인차이도 심한 질환이므로 급하게 생각해서 치료를 망치면 안 될 것이다. 더욱이 주변의 얄팍한 지식에 너무 현혹되면 나중에 더욱 고생할 수 있으니 반드시 신경과 전문의와 상의하고 스스로도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글_안진영_서울의료원 신경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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