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교과서도 역사가 되네
발행일 2014.04.08. 00:00
[서울톡톡] 4월 30일까지 한국의 미술교육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한국근현대미술교과서전>이 열리는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에 찾아가 보았다. 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도서관, 삼성출판박물관, 부산시립미술관의 소장자료가 함께 전시되어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서울에서 줄곧 살았지만 홍대 길은 마치 미로 같다. 길을 찾다 방향을 잃어 우연히 만난 홍익대학교 돌담길, 우연히 만난 것치고는 길을 걷는 소소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다시 방향을 잡아 홍익대학교를 중심으로 10여 분 남짓 걷다 보면 평범한 다세대 주택이 모여 있는 한적한 길이 나오고, 이어 미술학원가가 나온다. 그 사이에 위치한 김달진미술연구소는 2층에는 박물관과 2층과 3층에 걸친 미술 관련 자료가 보물처럼 숨겨진 곳이다.
연구소는 국내 미술정보의 체계적인 자료수집과 연구를 위해 2001년에 개소했다. 2007년 미술자료실을 시민에게 개방하고 기획전과 상설전시를 통해 평소에 쉽게 접하기 힘든 미술자료를 열람할 수 있다. 또한 일제 강점기를 시작으로 출간되었던 국내외 미술 관련 단행본과 정기간행물을 비롯하여 현재에 이른 학회지, 논문, 도록 및 신문기사스크랩 등 한국 근현대 미술사 관련 소장품이 전시되어 있다.
박물관은 2013년 마지막 기획전시로 <한국근현대미술교과서전>을 개최하였는데, 전시는 우리나라 해방 이후 미술교과서부터 2000년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미술교과서까지 한국의 근대 미술교육이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되어 현재에 이르게 되었는지 큰 흐름을 보여준다.
시대별 교과서에는 다양한 삽화자료가 있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미술교과서가 단순한 교육자료가 아니라, 그 시절의 시각 체계와 시대적 의미요소를 반영한 해석체로 해방 이후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교과서의 시대별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우리 미술 현상과 미술교육의 지형도를 고스란히 반영하는 출처인 교과서를 시대별로 분류해 이번 전시는 미술교육의 큰 흐름을 되짚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근현대 교육 이전 미술교과서는 부채처럼 접혀있어 하나씩 열어 보게끔 되어 있었으며, 비록 압박받았던 일본 강점기 시대였지만 책 내부에는 지극히 한국적인 정서가 가득했다.
연도별로 전시된 미술교과서는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한국적 서정주의와 서구의 모더니즘을 결합해 뉴욕과 파리 등 세계예술 중심지에서 이름을 알린 김환기 선생님이 집필한 1960년대의 미술교과서도 눈에 띄었다.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은 개인이 기획하고, 운영하는 박물관이다. 이곳에는 우리나라 미술의 역사와 희귀자료가 한곳에 있고, 이를 누구에게나 공유하는 개방된 장소로 매달 'Seoul Art Guide' 미술계의 동향과 전시를 주된 내용으로 하는 잡지를 무료로 발간하고 있으며, 미술계의 인사를 두루 초청해 강연프로그램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박물관은 비록 규모는 작지만 많은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는 곳으로 미술교육 일번지인 홍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박물관으로 문화의 거리라 알려진 이곳 홍대를 걷게 된다면 꼭 한번 가봐야 할 장소다.
홈페이지 www.daljinmuseum.com
문의 02-730-6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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