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쌀박물관이 있었네!
발행일 2013.03.20. 00:00
[서울톡톡] 시골 여행을 하다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우리나라의 들녘이다. 봄, 여름에는 푸르름으로 가을에는 황금빛으로 아름다운 풍경이 인상에 강하게 남는 이유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뜨거운 햇볕아래 논, 밭을 돌보는 농부들의 수고를 흔히 마주치게 되고, 보는 이의 마음 한구석에서 삶의 애환과 함께 숙연함이 느껴지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시골이 아닌 도시에서 태어난 리포터도 추수가 한창인 들녘에 서면 흐뭇함과 배부른 풍요를 느끼고 모내기가 한창인 논에서 수고하시는 농부, 농모님에게 고마움을 느끼는건 수천년간 이어온 농경민족의 유전자가 내안에 씨앗처럼 심어져 있어서겠다. 그래서 우리는 아직도 인사로 "식사는 하셨어요?" 말하는가 보다.
우리의 문화와 역사는 많은 부분이 쌀과 연관성을 지니며 성장해왔다. 쌀은 곧 우리 몸과 우리나라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서구의 음식문화가 들어오면서 쌀 소비가 많이 줄어들고 있다. 사람들의 입맛이 변하고 있으므로 이에 따라 바뀐 식생활로 인해 영양의 불균형이 나타나고 아토피 피부염 및 비만 등 전에 없던 문제들이 하나씩 나타나고 있기도 한다.
오히려 서구에서는 우리나라와 반대로 쌀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쌀이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 쌀은 지방과 염분이 거의 없고 우수한 단백질 등이 많다. 미국같은 나라는 이를 다이어트에 적용하여 큰 효과를 보고 있고 다양한 병 치료에도 쌀을 쓰고 있다. 이러한 우수성을 지닌 쌀에 대해 소개하고, 장점, 다양한 분야에 있어서의 활용 모습을 공유하고, 우리의 건강한 몸과 생활을 위한 도우미 역할을 위해 작년에 농협에서 개관한 곳이 쌀박물관이다.
국내 최초로 쌀만을 주제로 다루고 있는 박물관으로 도시에 살기 때문에 평상시에 우리 농촌을 직접 경험하기 힘든 학부모들과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과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입구에 들어서면 농민처럼 푸근한 인상의 아주머니 두 분이 맞아 주시고, 팔도의 쌀 음식을 한 눈에 쉽게 볼 수 있는 전시관이 나타난다.
박물관은 1층 전시관과 2층의 체험관, 카페로 되어 있다. 아담한 규모지만 볼거리와 특히 체험거리가 알차게 구성되어 있는 곳이다.
똑같은 쌀 음식인데 영토가 작은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지역마다 다채로운 쌀 음식, 쌀 문화가 있다는 것에 새삼스럽고 새롭다. 팔도의 쌀 음식 코너.. 경기도의 삼색단자, 강원도의 곤드레밥, 충청도의 도토리밥, 함경도의 오그랑떡, 평안도의 팥밥, 황해도의 오누이죽 등 생소한 북한지역 음식도 엿볼 수 있다. 일본, 필리핀, 베트남 등 다른 나라의 쌀 문화와 쌀 음식을 살펴보는 코너도 흥미롭다. 깜짝 놀라게 많은 국내의 각종 쌀 관련 브랜드와 제품들도 전시되어 있다.
도정 (쌀알의 쌀눈과 쌀겨 등 겉껍질을 깎아내는 것) 정도에 따라 백미에서 9분도, 7분도, 5분도, 1분도인 현미까지 상세 구분된 쌀이 1Kg씩 포장되어 나오는 '즉석 도정 쌀 자판기'도 재미있다. 구청이나 주민센터 같은 관공서에 많이 보급되었음 좋겠다 생각이 드는 자판기다.
2층으로 올라가면 직접 쌀 음식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실습실, 체험관이 있다. 단순히 보여주는 것에서 탈피하여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참여형 프로그램들과 공간이 돋보였다. '나는야 쌀요리사', '어린이 농업박사', '출동! 쌀탐험대' 등의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다. 인근 초등학교와 어린이집에서 좋아 하겠다. 박물관에서는 어린이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주말마다 다양한 쌀 요리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특히 방학기간에는 매일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한다. 예약이 거의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좋다고 하며 참가비는 개인당 3천원 정도로 저렴하다.
쌀과자, 쌀음료 등을 맛볼 수 있는 아담한 카페 '쌀토리랑'도 있다. 현미오곡 라떼, 초코 쌀라떼 등 메뉴 이름이 재밌고 가격도 부담없어 먹어보게 한다. 집에 있는 식구들이 좋아할 현미 과자를 한보따리 샀다.
매일 밥을 먹고 있지만 쌀의 고마움을 잘 모르듯, 쌀을 키우는 논이 하고 있는 일은 리포터가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도 쌀박물관에서 알게 되었다. 한 여름에 쏟아지는 비를 머금어 홍수 피해가 나지 않게 하는 기능부터 지하수 저장, 수질 정화, 대기 온도 낮추기 등 나 같은 도시민들의 심신을 어루만져주는 것들까지 헤아릴 수 없는 많은 혜택을 우리에게 주고 있었다.
ㅇ 박물관 위치 : 전철 5호선 서대문역 5번 출구 도보 3분 ㅇ 운영 시간 :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입장료는 무료이다 (매주 월요일 휴관) ㅇ 요리교실, 체험학습 이용문의 ; 2080-5681~5 (www.rice-museu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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