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길? 여기 세로수길도 있다!
발행일 2012.11.19. 00:00
젊음의 거리, 아름다운 거리 가로수길
[서울톡톡] 골목길 하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는가? 으슥한 곳? 비좁기만 한 볼품없는 누추한 길? 과연 이 골목으로 들어와도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서울 시민들뿐만 아니라 전국에서도 많이 알려진 유명한 골목길 신사동 가로수길. 과거에는 의류 수선집이 밀집해 있고 중년 여성들의 취향에 맞는 옷가게들이 많았던 이곳에 각종 맛집과 카페, 디자인 갤러리, 젊은 감각을 추구하는 패션 로드샵들이 많아지면서 젊은층들에게 매우 사랑받는 거리로 변한지도 이미 꽤 오래다.
드라마 촬영지로도 많이 알려져 있고, 일반 로데오거리보다는 좀 더 좁고 아담하며 한적한 느낌의 이 골목길은 조용히 걸으며 산책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가을에 찾아온 가로수길에는 말 그대로 가로수들이 한 줄로 늘어서 있었고, 노랗게 예쁜 가을 옷은 입은 은행들이 시민들을 반기고 있었다. 새마을 운동을 하던 때 심어진 것으로 알려진 이 은행나무들을 보기 위해서 특별히 이곳을 찾는 사람도 있을 정도라고 한다. 예쁜 거리로 소문난 이 곳 서울 강남의 지하철 3호선 신사역에서 내려 8번 출구에서 나와 100m 정도 걸으면 이 곳 '가로수길' 찾을 수 있다.
특색을 잃어가는 가로수길, 대안은 세로수길
하지만 최근 가로수길은 과거에 아기자기한 맛, 개인이 운영하는 소소한 카페, 개인 디자이너들이 운영하는 로드샵 등의 특유의 색을 많이 잃어버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평소 이곳을 즐겨 찾는다는 대학생 박예리(25), 김나현(27)양은 "최근 몇 년 사이에 SPA 브랜드가 많이 들어서고 카페들도 대기업 계열의 대형 체인점이 들어와서 가로수길 만의 특색이 없어졌다"며 아쉬워했고, 명동 같은 상업화된 거리와 차별성이 없어 매력이 감소했다고 전했다.
그렇다. 아름다운 거리는 그대로지만 입주해 있는 상점들은 해가 바뀌면서 모습을 바꾼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거리 주변에서 쉽게 다른 골목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간판들이 눈에 띄었다. 그래서일까.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각광을 받게 된 또 다른 골목이 있으니 일명 '세로수길'이다.
세로수길은 가로수길의 바로 양 옆에 나란히 있는 더 작은 골목을 말하며, 세로로 나있어서 세로수길이 아니라 가늘 세(細)를 써서 가는 길을 뜻한다. 세로수길은 최근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리모델링을 시작한 곳이 많았고, 초창기의 세로수길에서 찾을 수 있었던 은은한 풍경과 소박한 거리, 아기자기한 액세서리 샵들과 아는 사람만 안다는 맛집들, 작고 아담한 카페에 대한 향수를 그대로 느끼기에 충분했다.
실제로 거리를 평일 오후 세로수길을 찾았던 당일, 붐비는 사람들 대신 조용하면서도 투박하지만 정감이 있는 거리의 느낌을 한 껏 느낄 수 있었다. 흔한 거리에서 볼 수 있는 간판들 대신에 화려함 대신 개성을 추구한 간판들이 금방 눈에 들어왔고 한산했던 거리와는 달리 카페나 음식점 내부에는 비교적 사람이 많이 모여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확인 할 수 있었다. 인근 상권 전문가에 따르면 가로수길에 비해 임대료가 절반 수준인 세로수길로 옮겨 온 매장들이 많아졌고, 단독 주택들을 개조한 경우도 많다고 한다. 기존 상권들이 대중화와 상업화 컨셉을 들고나오면서 거리 고유의 색깔이 흐릿해지자, 한적하고 특색 있는 공간을 찾아 나선 이들을 겨냥한 맞춤형 가게들이 번지고 있는 것이었다.
"점심시간, 저녁시간 때에는 근처 맛집들에 자리가 없을 정도에요"
신사동 일대를 순찰중이던 의경 대원은 "밥 먹을 시간에는 직장인들인지 대학생들인지는 모르겠는데 사람들이 많아서 거의 자리가 없는 곳들이 많습니다" 라고 말을 해주었다. 세로수길이 어디냐고 길을 묻는 행인들도 이젠 흔하게 마주할 수 있다던 대원은 젊은 여성층이 주로 많이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맛집이나 분위기 있는 카페에 민감한 젊은 여성층이 주로 찾을 만큼 이곳은 화려하고 네온사인이 반짝이는 골목길은 아니지만 소소한 멋이 있어 또 다른 마니아들을 형성하고 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통해서 세로수길을 검색하게 되면 맛짓 정보가 수두룩 할 만큼 새로운 아이콘으로 자리잡고 있는 듯 했다. 기존의 틀에 식상함을 느낀 사람들이 작은 일탈로 나만의 아지트를 찾은 기분으로 이곳을 찾는 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젊은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문화 트랜드를 형성했던 신사동 가로수길. 그 '골목길 신화'를 이제 '뒷골목 신화' 세로수길이 이어받으려 하고 있다. 분위기 좋은 카페 어디 없을까? 그동안 안 가봤던 독특한 맛집 어디 없을까? 고민만 했던 분들은 이제 강남역 가로수길. 그 옆의 가느다란 골목길로 향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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