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인사동엔 사랑이야기 주렁주렁~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이경은

발행일 2012.07.17. 00:00

수정일 2012.07.17. 00:00

조회 3,296

[서울시 하이서울뉴스] 기다리던 장맛비가 시원하게 내린 다음날, 뜨거운 햇살로 눈부시게 화창한 인사동 쌈지길 벽에 푸른 담쟁이와 함께 여름 꽃 능소화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중국이 원산지인 능소화는 금등화라고도 부르며, 양반집 마당에만 심을 수 있다고 해서 양반꽃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봄꽃이 질 때쯤 깔때기와 비슷한 종 모양으로 주황색 꽃에 초록잎이 잘 어울려 시야를 환히 밝히며 6월 말에서 8월 말까지 피고 지기를 반복하면서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예쁜 꽃이다.

운명적인 사랑, 시들지 않고 뚝 떨어지는 꽃잎, 슬픈 전설과 사연을 품고 있는 하늘꽃이기도 하다. 한국의 전통이 흐르고 외국인을 위한 관광지로 알려져 있는 인사동은 평일에도 많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는 쇼핑의 메카이자 다양한 체험을 해볼 수 있는 곳이다.

사랑의 메시지를 사랑의 담장에~

쌈지길 옥상 하늘정원은 인사동의 전경과 멀리 북한산을 한 눈에 조망해볼 수 있는 곳이다. 지금 그곳에 가면 수많은 사랑이야기들이 꼬리표를 만들어 매달려 있다. 남산타워 전망대 위에 매달려 있는 자물쇠랑 비슷한 느낌으로 사연들도 각양각색이다.

'행복한 여자 만들어 줄게, 생일을 축하해, 처음사랑 우리 영원히 키워가자, 가족나들이를 기념하면서, 군 입대 전에 추억 만들기, 가족의 건강을 위해, 늘 감동을 주는 친구에게 감사하며, 우정 변치 않기를, 만남 1년 예쁜 사랑 키워가기를, 만남 백일을 기념하며, 결혼 10주년 축하하며, 인사동 추억남기기, 한평생 함께하자, 첫 데이트 기대하며,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랑하며 살자, 만난 지 3년 여전히 사랑해, 1000일이 되는 행복한 우리사이, 예쁜 미소로 나만 바라봐, 결혼 30주년 영원히 행복하기를' 등 수 백, 수 천의 사연들이 삶의 흔적 남기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담아 담장과 나무, 벽, 기둥에 주렁주렁 달려 있어 보는 사람들의 탄성을 지르게 한다. 세대를 아우르며 모든 사람들의 공통 관심사는 사랑, 행복, 건강인 것 같다.

이곳에서는 절구, 지게, 키, 투호놀이를 무료체험을 해 볼 수 있다. 마침 중년 부인 두 사람이 절구를 만지면서 어렸을 때 어머니가 이걸로 곡식도 빻고, 고추를 갈아 김치를 담그고, 떡도 만들었다면서 추억을 회상했다. 지나가는 고등학생들이 '키'를 만지며 신기해하자 원래는 곡식을 담아 까불어서 쭉정이 등 불순물을 제거하는 기구인데 어릴 적 동생이 이불에 오줌을 싸면 그 아이에게 키를 씌워 오줌 쌌다는 소문을 내고 부끄럽게 해서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고 나쁜 기운을 물리치는 의미로 소금을 얻어오라고 했다고 한다.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투호도 던져보고 등에 지는 우리 고유의 운반 기구인 '지게'도 져보면서 망중한을 보내고 있었다. 옆에는 펌프에서 시원한 물이 계속 흘러나와 더위를 식혀주고 하늘정원의 쉼터를 한결 운치 있게 해줬다. 조그만 매점에서는 쫀드기, 달고나, 뽀빠이, 별사탕 등 추억의 군것질도 맛볼 수 있다.

쌈지길 1층 마당으로 내려가면 별관에 별별가게가 다 있다. 한방오일 전문공방, 핸드메이드 아로마 양초, 팬시점, 스티커 사진, 한글아트상품, 10K 골드 주얼리, 티타늄 전문 주얼리, 가방 및 잡화, 이미지 프린팅, 핸드 프린팅 소품 등 다양하고 예쁜 숍들이 많이 있고 한복과 액세서리를 무료로 대여해서 드라마 '해품달'의 주인공처럼 사진 촬영도 할 수 있다. 일본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코너였다.

체험 공방에서 뿌듯한 나만의 작품 만들기

음식과 예술이 만나는 아랫길에는 쌈지길 카테고리 체험공방이 있다. 고운빛깔 자개와 한지, 눈과 손과 입이 즐거운 케이크 공예, 홈페인팅 공예, 원목 소품가구 디자인 공방, 핸드메이드 소품 숍, 수제품의 독특한 테마숍은 점토 공예,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아로마 향초공예, 비누공예, 나만의 핸드 페인팅 도자기 공예 등 다양한 공방으로 가득하다. 도자기 공예에는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유난히 사람들로 가득 차 도자기에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페인팅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밥그릇, 커피 잔, 각종 접시, 꽃병 등 많은 종류의 초벌구이 도자기들이 전시되어 있고 모양, 크기에 따라 들어가는 비용이 달랐다. 도자공예 체험은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한다. 먼저 연필로 자신이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린 후 채색하기, 주어진 도안을 사용한 후 채색하기인데, 한 제품 당 3장의 도안만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도안을 사용하면 검정 테두리가 구워도 남게 되고 연필로 직접 그려서 구우면 연필선이 사라지게 된다고 한다. 원하는 도안을 골라 컵에 대고 스펀지에 물을 묻혀 입혀준 후, 다양한 물감의 색으로 채색해서 마른 다음에 구우면 투박한 것이 선명하고 윤기가 나는 도자기가 완성이 된다. 나만의 작품은 2주 후에 택배로 받거나 공방에 재방문해서 찾아갈 수 있다.

한 달에 한 번씩 남자 친구와 이곳을 찾아와 데이트하며, 체험공방에 들러 도자기를 만든다는 장서연 학생은 "처음에는 작은 접시를 만들고, 커피잔과 머그잔을 만들면서 자신감이 생겨 어느새 나만의 작품을 만드는 뿌듯함에 자주 오게 된다"면서 계속 다른 작품에 도전할 것이라고 한다.

쇼핑 메카인 인사동 가는 길은 덤으로 쌈지길 옥상 하늘정원과 아랫길 체험공방을 넘나들며 숨바꼭질 하듯 깨알 같은 재미를 맛보고, 옛 추억을 되살리며, 나만의 작품을 만들어 보는 일상의 소소한 재미를 느껴볼 수 있다.

- 체험공방 시간 : 10:30~21:00(체험은 20:00시까지는 도착해야 함. 단체는 예약 필수)
- 문의 : 02) 736-6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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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쌈지길 #하늘정원별별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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