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타이부터 신라까지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김수정

발행일 2012.02.03. 00:00

수정일 2012.02.03. 00:00

조회 2,697

1971년 발굴된 직경 306 cm 의 가슴장식훈족의 검 손잡이, 서기 4~5세기, 길이 430 mm

[서울시 하이서울뉴스] 스키타이는 기원전 7세기 유라시아 초원에서 살았던 인류 최초의 유목부족이다. 무기와 마구 등을 발달시키며 세력을 키워나갔는데, 그들의 뛰어난 금속 문화는 흑해북안에서 중앙아시아를 넘어 한반도에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그들의 화려했던 역사를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에 전시된 유물들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전시실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스키타이의 선주민 킴메르의 유물이 진열되어 있다. 방목과 군사원정으로 생활했던 그들은 무기와 마구 등을 통해 활발했던 문화를 보여준다. 또 섬세하고 아름다운 무늬가 가득한 장신구들을 통해 얼마나 문화가 발달하고 번영한 민족이었는지 짐작해 볼 수 있다.

조금 더 들어가면 본격적으로 스키타이의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15대에 걸친 왕족과 귀족들의 고분들 안에는 수준 높은 금세공품들이 남겨져 있었다. 황금 숭배 문화를 가졌던 부족답게 모든 물건에서 반짝반짝 황금빛이 난다. 수많은 유물과 화려한 장신구들을 가지고 넓디 넓은 초원 위에서 권세를 누렸을 그들을 상상해본다.

스키타이 족은 유목민으로 말과 키비트카라고 불리는 수레를 타고 이동하며, 천막에서 생활했다. 그들에게 있어 가축은 가장 소중한 존재였기 때문에 유물들 역시 동물을 모티브로 한 장식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유물은 가슴장식이다. 귀족의 의례용 장식으로 스키타이 미술의 걸작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총 3개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는 그들의 세계관을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 스키타이인들은 세계가 세 개의 부분으로 만들어져 있다고 믿었다. 상단부는 삶의 세계, 중간에는 우주와 영적인 세계, 아래는 지하의 세계라는 것. 그들은 죽음이 삶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무엇보다 준엄하게 여겼다. 삶과 죽음에 대한 그들의 진지한 자세는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섬세한 황금장식기술은 신라 문물로 이어져

봉분 위에 세워둔 석상, 여러 모양의 간두장식, 그릇, 잔, 목걸이, 귀걸이 등의 유물들을 차례차례 관람하다 보면 스키타이의 영향을 받은 여러 문명들의 유물들을 만나게 된다. 북방유라시아 대륙의 초원지대를 통해 서쪽의 그리스, 헬레니즘으로부터 초원의 훈족, 몽고에 이르기까지 유목민으로 끊임없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한 이들은 동서양 교류의 메신저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고분문화와 황금숭배 문화는 한반도에까지 이어졌다. 스키타이의 동물장식, 수목신앙 등은 신라 금관, 띠 장식 등에 그대로 이어져왔다고 한다. 섬세하고 화려한 금관과 황금 귀고리 등으로 유명한 신라 유물들을 생각하면서 스키타이의 유물을 보고 있자니 과연 문화의 전파력이라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낄 수 있었다.

입구에서 빌렸던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며 천천히 둘러보는데 도슨트를 동반한 관람객 한 무리가 들어섰다. 나갈 때쯤 만나게 된 것을 아쉬워하며 슬쩍 무리 속으로 들어섰다. 한 바퀴를 더 돌고나서 전시장을 나서는 무리에게 들려주었던 도슨트의 마지막 이야기가 귓가에 남았다.
"이렇듯 예전에도 다른 문화의 장점들은 서로 받아들였습니다. 다문화가정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나와 다른 이들에 대해 경계하는 대신 다양성을 인정해주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스키타이 황금문명전>은 2월 26일 일요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에서 열린다. 예술의 전당 홈페이지 (http://www.sac.or.kr)에서 보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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