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독립만세 운동의 흔적을 따라가는 여행

3․1 운동 독립만세 진원지 『탑골공원』

제92기 3․1절을 맞아 여행을 떠나보자. 이것은 가족과 함께 서울 도심 속에서 선열들의 숭고한 독립정신을 기릴 수 있는 역사적 장소 네 곳을 찾아가보는, 조용하지만 '뜨거운' 여행이다. 가장 먼저 가볼 곳은 종로2가에 위치한 탑골공원. 언제부터인가 서울시내는 물론 수도권에서 몰려든 어르신들의 '놀이터'가 된 이 곳은 알고 보면 성난 대한의 군중들이 1919년 3월 1일 처음으로 독립선언문을 낭독하고, 독립만세를 외친 3․1운동의 진원지다. 아직도 공원 경내에 건재한 팔각정, 독립운동 부조판 그리고 손병희선생 동상 등 많은 기념물을 돌아보며 그날의 함성을 떠올려보라. 아침부터 탑골공원에 4,000~5,000명의 학생들이 모여든다. 정오를 알리는 오포(午砲) 소리와 함께 학생 정재용(鄭在鎔)이 공원 내의 팔각정에 올라가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친다. 이윽고 수만의 군중이 함께 시위 행진을 감행해 대한문(大漢門)까지 전진한다. 탑골공원은 전국에 번진 3․1운동 만세시위의 불을 당긴 곳이다.

서울시는 1979년 3. 1운동 60주년을 맞이해 공원을 넓혀 정비했고, 1991년 10월 25일 이 공원을 사적 제354호로 지정했다. 이후 역사의 산 교육장으로서 ‘민족의 성지'는 재정비한 뒤 2002년 3월 1일 다시 문을 열었다. 한때 이곳이 파고다공원으로 불렸던 것을 기억하는 이 거기 있는가. 1992년에 탑골공원으로 개칭한 것은 옛 지명을 따른 것이다. (지하철 1호선 종로3가 1번 출구)

탑골에서 시작된 독립의 함성이 한강변까지,『마포동 전차종점지』

탑골공원에서 독립선언식을 마친 시위군중들 가운데 약 2천여 명은 그 여세를 몰아 그대로 한강변 마포전차 종점지까지 시위의 물결을 이어갔다. 오후 8시까지 계속. 마포전차 종점지는 서대문에서 들어오는 전차의 종착역이었음을 감안하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을지 조금은 상상할 수 있을 듯하다. 정확한 위치는 지금의 마포대교 북단의 불교방송국이 있는 다보빌딩 앞 일대였던 듯. (지하철 5호선 마포역 4번 출구)

아픈 역사가 피부에 와닿는 현장,『서대문독립공원』

그러나 만세운동은 끝나고 일제는 현장의 투사들을 1908년에 지어진 옥사에 가두었다. 그 안에서 갖은 만행이 자행되었는데 그것만큼은 지금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현장이 있다. 바로 서대문구 현저동의 서대문독립공원. 공원의 규모는 10만 9193.8㎡로 그 중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은 역사전시관, 제9~13 옥사와 중앙사, 나병사, 추모비, 사형장, 지하옥사를 포함하고 있고, 그 외에 순국선열추념탑, 3·1독립선언기념탑, 독립문, 독립관 등이 있다. 2009년 10월 새단장을 거쳐 아름다운 공원으로 돌아왔다. 3․1절 당일 9:30~18:00까지는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에서 4, 5번 출구)

애국지사의 자주독립 혼이 서려있는『서울시립 망우추모공원』

이 여행의 종착지는 중랑구 망우동에 위치한 서울시립 망우추모공원이 될 것이다. 망우추모공원은 오세창, 오재영, 한용운, 장덕수, 조봉암 등의 독립운동가와 애국지사 15위가 안장되어 있는 곳으로 묘역을 따라 산책로와 함께 연보기록비가 자리해 있다. (중앙선 양원역 하차, 도보)

이 중 불교계를 대표해 독립선언 발기인 33인 중의 한 명으로 참가했던, 그리고 <3·1독립선언문>의 공약 삼장을 집필하고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뒤 체포되어 3년간 옥고를 치렀던 만해 한용운의 혼백을 느껴볼 수 있는 곳이 또 있다. 그 하나는 종로구 계동 한용운 가옥이다. 현대사옥에서 중앙고등학교 방향으로 가다가 오른편 주택가 골목에 자리한 이 한옥집에서 만해는 1918년 8월부터 3·1운동으로 마포형무소에 투옥될 때까지 약 7개월 동안 살았다. (지하철 3호선 안국역 3번 출구) 1933년부터 1944년까지 만년(晩年)을 보내다가 세상을 떠난 성북동 심우장길 16번지의 심우장에서도 만해의 혼백을 느낄수도 있겠다. 대지의 동쪽으로 난 대문을 들어서면 왼편인 남쪽에 한옥으로 지은 심우장이 서 있다. 조선총독부가 꼴보기 싫어 등에 지고 꼿꼿하게 북향으로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