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500원이면 겨울이 신난다
발행일 2011.01.20. 00:00
겨울방학도 어느덧 중반을 넘어섰다.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대학입시 스펙 쌓기에 시달린다는 우리 아이들. 공부도 스펙도 좋지만 알찬 방학 계획에 건강한 몸과 마음 만들기를 빼놓을 수 없다. 바쁘다고, 춥다고, 돈 든다고 집에만 있지 말자. 방학 내내 온종일 땀나게 즐기면서 이용할 수 있는 놀이터들이 있다. 아이는 얼음위에서 엄마 아빠는 추억 속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 수 있는 얼음썰매장이 그곳이다. 대부분이 무료이고 비싸도 500원이다. 실속만점 썰매장 네 곳을 소개한다.
강남구 양재천 얼음썰매장
뛰어난 빙질에 유아전용 썰매장까지 갖추고 있어 썰매 대여료 500원이 아깝지 않은 곳이다. 오색만국기가 휘날리는 양재천 얼음썰매장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아이를 데리고 온 가족뿐만 아니라 데이트하는 연인들도 심심찮게 보인다. 아이를 끌어주다 지친 아빠를 아이가 썰매에 태운다. 얼음판 위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뒤로 하늘 높이 솟아있는 타워팰리스가 아니라면 이곳은 영락없는 시골 얼음판의 모습이다.
이곳을 관리하는 강남구청 공원녹지과 이규하 생태공원팀장의 말을 들어보자. “썰매송곳에 얼음이 찍혀 흠집이 많이 납니다. 또 부서진 얼음조각들이 그대로 얼면 얼음표면이 매끄럽지 않아 썰매를 탈 때 방해가 되지요. 저희는 오후 4시 이용시간이 끝나면 곧 바로 썰매장을 비질합니다. 부스러기 하나 없게 구석구석 쓸어낸 후 양수기를 이용해 2급수인 양재천 물로 썰매장을 다시 채웁니다. 얼음이 거울처럼 투명하고 고르게 관리되는 비결입니다.”
특히 이곳은 8세를 기준으로 썰매장을 나눈다. 상류 쪽은 8세 이상, 하류 쪽은 8세 미만이 탄다. 그래서 유아썰매장은 보호자와 아이들 숫자가 비슷하다. 썰매는 모두 270여 개로 강남구청 녹지과에서 직접 만들었다고. 아동용 썰매는 송곳을 이용한다. 유아용 썰매는 끈이 매여 있어 보호자가 썰매를 끌어줄 수 있다.
개포동에 사는 이성희(65)씨는 개장 후 이틀에 한 번 쯤 썰매장을 찾는다. 손자 여준(6)군에게 얼음썰매를 태워주기 위해서다. “겨울에는 아이들이 특별히 나가놀만한 게 없어요. 여기 오면 또래 아이들과 썰매를 타고 노니 아주 좋아해요.” 대전이 고향인 이씨는 자신도 대학 때까지 대전천에서 썰매와 스케이트를 즐겼다며 추울 땐 얼음썰매가 최고라고 했다.
10명의 안전요원들이 빙판 사이를 오가며 혹시 모를 사고를 방지한다. 이용객들이 따뜻하게 쉴 수 있도록 천막 안에 난로를 설치했고 커피와 코코아를 200원에 판다. 약간의 아동도서까지 갖춰 놓아 쉬러 나온 아이들이 책을 꺼내들 수 있게 했다. 넘어지거나 손가락을 다쳤다면 관리실에 있는 비상약품을 이용하면 된다.
양재천 벼농사학습장에 설치된 썰매장은 오는 2월 19일까지 운영한다. 이용료는 무료이고 썰매 대여료만 500원 받는다. 지하철 3호선이나 분당선 도곡역을 이용하면 이곳을 찾을 수 있다.
(문의: 강남구청 공원녹지과 ☎02-2104-1928)
능동 어린이 대공원 얼음썰매장
무료 이용에 고구마 구워먹는 재미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는 곳이다. 어린이 대공원 정문입구 환경연못에 만들어진 얼음썰매장에서 만난 장안초등학교 4학년 황종민(12)군은 새해 첫날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이곳에서 논다고 했다. 매일 오는 이유를 물어보니 대답이 명쾌하다. “집에 있으면 심심한데 여기 오면 재미있어요, 공짜라서 좋아요, 군고구마가 되게 맛있어요.” 종민 군과 함께 온 한상원(12), 권승현(12) 군도 종민이 말에 맞장구를 쳤다. 세 아이는 썰매에 끈을 매어 서로 끌어주기도 하고 썰매타기 시합도 하면서 신나게 놀았다. 사진을 찍어준다니 셋이 멋지게 포즈를 잡는다. 종민이가 어깨를 으쓱대며 뽐낸다. “저, 어제도 방송 카메라에 찍혔어요.” 연못에 물을 대어 만든 썰매장에서 종민이의 추억창고는 커간다.
썰매장 담당 김현민 주임은 매일 고구마를 굽는다. 드럼통에 구워지는 고구마는 원하는 사람에게 무료로 나눠준다. 아이들에게는 특히 인심이 후하다. 공짜로 먹기 미안하면 드럼통 옆에 비치된 불우이웃돕기 자율모금함에 고구마값을 성의껏 기부하면 된다. 군고구마 드럼통 옆에는 역시 드럼통을 반으로 갈라 만든 장작난로가 있다. 썰매장을 관리하는 공익요원과 직원이 난로에 쓸 장작을 쪼개느라 바쁘다. 장작불은 군고구마만큼 인기여서 주위에는 항상 썰매장 이용객들이 몰린다. 지하철 7호선 어린이대공원역 1번 출구를 이용하면 이곳을 찾을 수 있다. 어린이대공원 정문 옆 환경연못이다. 2월 6일까지(10:00~17:00) 운영한다.
강동구 일자산 썰매장
강동구는 둔촌동에 있는 일자산 영농체험장 안에 얼음썰매장을 만들어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어린이들은 썰매와 팽이치기, 제기차기 같은 겨울놀이를 할 수 있다. 썰매타기는 무료이며 제한시간은 없다. 다만 썰매를 직접 가져와야 한다. 체험 프로그램은 1월 한 달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총 8회에 걸쳐 진행한다. 기상여건에 따라 프로그램이 취소될 수 있다고 한다. 선착순 30명이 참여할 수 있다. 체험 프로그램 참가비도 무료다.
(문의: 강동구청 푸른도시과 ☎02-480-1395)
동작구 보라매공원 내 얼음썰매장
동작구 보라매공원은 공원 안의 논(1,500㎡)에 얼음썰매장을 운영한다. 80여개의 썰매를 갖추고 있다. 1월 말까지 운영하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이곳역시 입장료는 무료. 매점에서 신분증과 보증금 1000원을 맡기고 썰매를 빌리면 된다. 사용한 썰매를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준다.
(문의 ☎02-2181-1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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