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광장에 거는 희망은 무엇일까

admin

발행일 2010.07.10. 00:00

수정일 2010.07.10. 00:00

조회 1,409

진지하고 꼼꼼한 시민위원회의 5번째 회의를 따라가보다

지난 6월 17일 오전 11시가 조금 못되어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13층 간담회장을 찾았다. 서울시 광장운영시민위원회(이하 ‘시민위원회’) 6월 정기회를 가까이서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이부인 위원이 장내에 들어서고 참석한 인사들 간에 잠시 인사가 오갔다. 오늘 회의에서는 지난 3월 정기회의 추진사항, 주요행사 진행현황 및 현안사항 보고를 듣고 도심광장 사용허가 및 운영기준(안)의 1차 논의가 예정되어 있었다.

시민위원회는 이날 전체 위원 15명 가운데 위원장을 포함하여 9명이 참석하였다. 시민 대표 위원은 5명, 시의원 1명 그리고 시 공무원 3명. 특징은 시민 대표는 전체의 과반수로 광장관련 기관 추천 또는 인터넷 공모를 통한 추천을 받은 시민단체, 학계 전문가 및 일반 시민 중 심사절차를 거쳐 선정하였다. 시민이 실제적인 광장운영 주체가 될 수 있도록 관계공무원의 참여는 3명(20%)으로 최소화하였다. ‘ㅁ'자 모양의 회의 테이블 창문쪽 가운데 앉은 안문석 위원장(고려대 교수)이 개회를 알리고 의사봉을 세 번 치자 장내가 잠시 조용해졌다. 위원장의 회의 진행에 따라 서울시 보고가 시작되었다.

시민위원회 위원들은 서울시로부터 지난 회의 때 광장관련 주요의견에 대한 조치사항, 주요 행사진행 사항 및 현안사항에 대한 보고를 들었다. 가끔 중간에 위원장의 확인 발언도 있었지만 비교적 명료한 설명과 답변을 들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1주년 추모 행사와 5.18민주항쟁 기념 행사를 치르는 과정에서 광장사용 허가과정과 관련해 ‘중복 행사 신청’, ‘예년과 다른 행사’ 등 오해와 입장차가 있었다는 설명은 다소 길었다. 주최측과 합의점을 찾아 원만하게 처리했다고 덧붙였고 다음 해부터는 같은 상황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하이서울 페스티벌 행사 준비상황에 대한 보고와 관심 있는 위원장의 질문도 있었다. 광장에 대한 위원장의 관심은 서울시민의 관심과 흡사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발언은 부드러우면서도 힘이 있었고 사안의 경중에 대하여 분명한 태도를 견지했다.

위원장은 서울시의 보고를 받으며 확인과 결정할 사안에 대하여는 ‘중요하다’는 말을 곁들였다. 그리고 위원들의 의견도 가능한 한 많이 듣도록 하면서도 회의가 느슨한 감이 들지 않도록 속도도 냈다. ‘중요하다’는 말과 함께 ‘객관성’이란 단어가 많이 사용되었다. 서울시와 시민위원회가 ‘광장’과 관련하여 서울시민이나 전문가들로부터 신뢰를 받고자 한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들었다. 광장에 대해 심의하고 결정하는 사항에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객관적인 자료와 선택 등이 요구된다는 점을 참석한 모두가 인식을 같이 하겠다는 의지로도 보였다.

시민여론조사 병행실시 및 10월 시민토론회 개최 예정

약 10여 분의 현안보고를 마치자 본격적인 현안 토론이 진행되었다. 시민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다음 몇 가지 광장과 관련해 중요한 결정을 하였다. 먼저, 시민위원회는 ‘광장의 기본 운영계획’ 확립을 위한 시민대토론회를 10월초에 갖기로 결정했다. 안위원장은 서울시로부터 7월 시의회 구성으로 오는 8월 2차 토론회를 늦추어야 할 요인이 발생한 점과 정부(문광부) 주관의 광화문 복원 공사 완성이 12월에서 9월로 앞당겨져서 3차 토론회를 앞당겨야 하는 여건 변화에 대한 보고를 듣고 “당초 계획한 8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치는 시민토론회를 여는 것이 무리라 판단”하고 한 차례로 통합하여 시민토론회를 개최하는 것에 대한 위원들의 의견을 들었다. 매우 중요한 사항인 만큼 참석위원 전원의 동의로 시민대토론회의 10월초 개최 결정을 내렸다. 참고로 서울시와 시민위원회는 지난 2월 10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광화문광장 발전적 운영방안 모색을 위한 전문가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다음, 시민위원회는 앞서 결정한 시민대토론회가 당초 계획대로 충실하게 개최될 수 있도록 준비에 소홀함이 없게 하기 위한 소위원회 구성ㆍ운영에도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시민대토론회가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사회자, 발제자 및 참가자 선정 및 진행 방식을 검토할 소위원회를 위원회 내에 운영토록 하였다.

또한, 광화문광장 사계절 행사 운영 후의 시민모니터에 대하여도 시민대토론회 일정을 감안하여 토론회 이전에 결과가 나오도록 서울시가 ‘시민여론조사’를 실시할 것, 그리고 그 계획방안을 시민위원회에 제출하고 시민위원회에서 회의를 개최하여 확정할 것을 결정했다. 특히, 광장에 관한 시민여론조사는 설문 내용과 실시 기관의 선정 등에 따라 신뢰도가 좌우되므로 서울시 담당 부서 자체보다는 객관성이 확보되는 외부 기관에서 하도록 하고, 실시안을 위원회에서 결정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한편, 서울시가 시민위원회에 제출한 ‘도심광장 사용허가 및 운영기준(안)’에 대하여 1차 논의가 있었다. 이 기준(안)은 오늘 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 위원회 내의 소위원회에서 다루어 심도 있게 검토한 후 위원회에 제출하여 결정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기준이 시민대토론회에 제시될 수 있도록 관련 조례를 근거하여 객관적인 기준이 될 수 있도록 하였다.

위원회는 예정보다 약간 늦은 12시 15분경 끝났다. 시민위원회는 시가 관리 및 운영하고 있는 광장(서울광장, 광화문광장, 청계광장)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고 시민이 주체가 되어 운영하기 위해 2009년 9월 1일 첫 회의를 갖고 출발한 이래, 이날 5번째 회의를 가진 것이었다. 광장의 정체성과 바람직한 모습 확립 등을 위한 시민대토론회 등 중요한 몇 가지 결정을 내렸다. 아울러 앞으로 서울시와 서울시민이 함께 지켜야 할 ‘광장 사용허가 및 운영기준(안)에 대한 첫 논의도 가졌다. 도심 광장을 시민 품으로 돌려주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진행되고 있었다.

특히 서울광장은 육조거리 등 민족 역사와 함께 하는 수도서울 심장부의 국가대표 광장이다. 지난 권위주의 시대에는 국민의 민주화 열망 속에서 암울한 역사도 겪었던 민주화의 현장이었다. 그리고 근래에 와서는 월드컵 축구를 응원하는 국민적 축제의 무대이기도 하다. 서울시와 시민위원회는 그동안 광장이라는 공간의 의미와 활용을 둘러싸고 일어났던 시민간 갈등과 대립을 조정하여 명실상부한 ‘시민의 광장’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도록 시민대토론회나 시민여론조사 등을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광장정책에 반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민들이 광장에 거는 희망은 무엇일까. 자유로운 공간, 편안한 공간, 문화의 공간, 그리고 휴식과 여가의 공간이다. 광장은 시민들의 갈등과 대립의 공간이 되어서는 안된다. 아울러 특정 시민이나 단체의 대규모 행사가 치러지는 대규모 시위 공간(광장=시위)의 이미지를 미래 세대에게 심어줘서는 안된다. 시민들이 광장에서 편하게 쉴 수 있도록 '시위 없는 공간'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시민의 광장이 될 수 있도록 광장운영시민위원회가 그 역할과 기능을 다하기를 기대해 본다.


시민기자/장두현
banktel@citizen.seoul.kr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카카오톡 채널 구독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