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로 떠나는 세계 여행

admin

발행일 2010.03.12. 00:00

수정일 2010.03.12. 00:00

조회 2,086

보고 듣고 이해하고 기록하면서 경제 관련 자료를 체험하자. 돈도 없던 옛날에 필요한 물건을 서로 맞바꾸는 경제 활동으로 교환할 물건의 가치를 측정하는 도구로 화폐 제도 또는 금 본위 제도가 생겼다. 돈의 역사와 통화 가치, 정책 등 모든 것을 일반 국민이 쉽게 만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2001년 6월 개관된 곳이 있으니 바로 한국은행 화폐 금융 박물관이다. 이곳은 국내외 진귀한 화폐를 9천여 점을 소장하고 있으며,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여러 나라의 다양한 화폐와 금융 경제 관련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학생들의 학습과 문화 공간으로도 개방하고 있다.

전시장은 4개 구역으로 나뉜다. 1구역은 한국은행의 설립 배경, 목적, 하는 일, 조직 운영, 국민은행 제도와 자료를 전시한다. 2구역은 화폐제도 및 순환 과정, 위변조 화폐 식별법, 손상화폐 교환 방법, 미래 화폐의 자료를 전시한다. 3구역에서 볼 수 있는 것은 통화 금리, 물가의 개념과 나라 경제, 물가 안정의 중요성, 한국은행의 통화 신용 정책, 한국은행의 역할 등이다. 4구역에는 한국의 시대별 화폐, 각국의 화폐 관리 및 자료가 전시돼 있다.

지난 일요일, 전시관을 찾은 많은 학생과 부모들은 눈으로 보고 체험하고 설명을 듣고 기록하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화폐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경제 용어의 나열 등으로 즐거운 공부와 교육용 게임도 동시에 할 수 있다. 변화를 거듭하는 화폐 모양과 세계 각 나라의 화폐를 여기서 만날 수 있는 것도 역시 즐겁다. 북한 화폐도 구경할 수 있다.

화폐 금융 박물관에서는 현재 '화폐로 떠나는 세계의 건축 여행'이라는 기획전시를 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화폐에는 문화유산을 도안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먼저 한국의 경우는 신라시대부터 현대까지 중요한 건축물을 시대별로 본다. 국보 제31호인 첨성대(유네스코 세계유산)는 1962년 발행된 십원권에서 볼 수 있고, 사적 제32호인 독립문은 같은 해 발행된 백원권에 있었다. 사적제280호인 한국은행 구관은 1972년 발행된 오천원권에 있었고, 올림픽대회를 기념하는 2차 기념주화로 올림픽주경기장이 1987년 발행된 오천원권에 있었다.

유로화에서도 서양의 건축 양식은 그대로 드러난다. 2002년 발행된 5유로에는 파르테논 신전과 판테온 같은 고전주의 양식이, 이탈리아에서 같은 해 발행된 10유로에는 피사의 대성당이 나와 로마네스크 양식이 보인다. 20세기 현대 건축도 화폐에 드러난다. 역시 2002년에 발행된 프랑스의 500유로에 보면 퐁피두 센터가 있다. 유로화 뒷면에는 프랑스 아비뇽의 뽕뒤가르나 독일 하이델베르크의 카롤데오도르, 체코 프라하의 카롤 등 유명한 다리들을 참고한 도안들이 새겨져 있다. 손 안에 들어오는 화폐에 등장하는 창문과 다리의 모습에서 서양 건축 양식을 알게 되고, 한 장의 지폐와 동전이 그 나라의 전통 문화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학기 초인데도 박물관에서는 부모와 함께 온 초등학생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반포 초등학교 이윤환 군과 정희례 양은 "찢어진 돈은 교환이 가능하지만 돈을 깨끗이 쓰고 아껴 쓰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것이 바로 국가의 경제를 돕는 길이 아닐까요"라고 말한다. 두 사람은 특히 퍼즐 게임과 크로마키 촬영이 재미있고 신기했다고 덧붙였다. 안남초등학교 5학년 김명규 군은 "옛날 화폐 도안이 퍽이나 신기하고 인상적이예요. 특히 동전의 다양한 형태들이 이색적이며 100원짜리 동전의 문양이 마음에 들었습니다"라고 말했다.

하루 관람객은 평균 500여 명 정도이고, 평일은 오후 3시경이 가장 붐빈다고 한다. 관람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면 충분하다. 하지만 박물관 내에는 차 마시는 공간도 마련돼 있고, 동전을 직접 만들어 보는 체험과 화폐 퍼즐, 화폐 제도와 관련된 여러 가지 영상물 상영도 있어 볼거리가 은근히 많다. 위변조 화폐 식별 장치도 인기 만점. 뿐만 아니라 화폐문화 강좌(매월 둘째 넷째 토요일 오전 11시), 경제 강좌(매월 둘째 넷째 토요일 오후 2시)도 시청각실에서 열린다. 그림 정원과 한은 갤러리정원에서는 꽃과 나무의 모습을 새롭게 만날 수 있다. 화폐로 떠나는 세계 건축 여행은 10월 3일까지 계속 된다.

◈ 화폐 금융 박물관

- 관람시간: 화요일~일요일(10:00-17:00), 월요일 휴관
- 관람료: 없음
- 문의: 02) 759-4881~2, http://www.museum.bok.or.kr
- 주소: 서울특별시 중구 남대문로 3가 110번지
- 교통편:
ㆍ지하철 2호선 시청역 7번 출구, 횡단보도 건너서 좌회전 후 직진하다가
웨스턴 호텔 앞 교차로에서 우회전해서 계속 직진.
ㆍ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7번 출구, 롯데백화점과 영플라자 따라 계속 직진.
ㆍ지하철 4호선 회현역 7번 출구 신세계백화점과 메사빌딩 사이로 직진하면 분수대가 보이고 그 맞은편으로 건너가면 도착

시민기자/이종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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