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1호와 함께 하는 시간여행
admin
발행일 2010.02.02. 00:00
서울 시민의 발, 41년 만에 부활하다 1930년대부터 1968년 11월 29일까지 38년간 서울의 대표적인 대중교통수단으로서 시민들의 발이 되었던 전차가 41년 만에 원형 복원되어, 지난 2009년 9월 15일부터 역사박물관 앞 광장에 전시되고 있다. 전시되고 있는 전차 381호는 길이 13.7m, 너비 2.4m, 높이 3.2m, 무게 약 18톤, 탑승인원 100명으로, 전차사업의 최전성기인 1930년대에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1968년 11월 30일 서울 시내의 모든 전차 운행이 정지되었고, 대부분의 전차들은 폐기처분되었다. 역사박물관 앞에 전시되고 있는 381호 전차는 다행히도 1973년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 개장 때 공원에 전시되어 지금까지 보존되어 왔다. 이 전차의 행선지는 보존처리 과정 중 전차 내부에서 수습된 표지판으로 보아 을지로를 중심으로 운행한 것으로 보이나, 효자동에서 용산까지 운행하였다는 증언도 있어 여러 노선에 투입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복원, 보존 처리과정과 그 성과 서울역사박물관은 지난 2007년 12월 어린이대공원으로부터 전차 381호를 인수하였다. 인수 당시 전차의 외부는 빨간색 페인트로 칠해져 있었으며, 지붕과 내부는 원형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식이 심하였다. 전차 원형복원 작업은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진행되었으며, 가급적 차량의 원형을 그대로 살리려고 노력하였다. 다만 부품이 망실되었거나 부식이 심하여 재활용이 불가능한 경우 고증을 통하여 복원하였다. 내부는 전차의 제조사인 일본차량주식회사에서 입수한 도면과 보존처리 전에 남아 있던 상태를 근거로 실시하였다. 한편, 복원, 보존처리 과정에서 60년대에 쓰여진 것으로 추측되는 계몽문구들이 벽면의 구 페인트 아래층에서 발견되었다. ‘출입구 막지 말고 좌석은 노유에게, 불평따라 간첩오고 자랑속에 비밀샌다’로, 당시 전차승객들이 지켜야 할 공중질서와 사회적인 관심사가 반영되어 있다. 또한 서울시운송사업부(66년~68년 전차 운영부서)에서 제작한 것으로 보이는 금속 명패도 출입문과 창문에 부착된 상태로 남아 있었다. 이러한 것들은 전차를 그 시대 모습 그대로 복원하였다는 점 이외에도 당시 사회적인 관심사항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를 찾아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잃어버린 세월의 흔적을 찾다 “전차의 차비는 얼마였는지 기억이 안나!” 종묘에서 어르신들에게 전차와 관련된 추억을 들어 보았다. 지팡이를 짚은 노신사는 전차와 관련된 추억을 이렇게 회상했다. “1950년대로 기억 되는데….” 그는 을지로 인쇄소에서 근무를 했다. 그 당시 유명했던 양과자점에서 과자를 한 봉지 가득 사서 품에 안고 전차를 타고 집으로 가던 기억을 회상했다. 적은 월급이었기에 월급날에만 과자를 살 수 있었는데, 저녁 늦게 집이 있는 삼선교 전차정류장에 내리면 아빠를 마중 나와 있던 아이들이 달려와 품에 안겼다. 월급날을 알고, 정류장에서 올망졸망 기다렸던 아이들이 이제는 세월이 흘러 할아버지, 할머니가 다 되었다고 말한다. 옆에서 듣고 계시던 또 다른 어르신은 이렇게 말했다. “개통 초기에는 전차를 대중교통으로 이용하기보다는 구경하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 전차가 처음 서울 거리를 달리자 전차에 대한 호기심과 인기는 매우 폭발적이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전차를 구경하느라 거리를 가득 메워 전차가 여러 번 멈춰 섰을 정도였고, 한 번 전차를 타면 하루 종일 내리지 않고 전차타기를 즐기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전국 각지에서 전차를 타기 위해 온 사람들 중에는 가산을 탕진한 사람이 있다고 할 정도로 전차는 신기한 문명의 이기(利器)였다고 말했다. “전차 개통 10여 일만에 최초의 교통사고가 났지!” 또 다른 증언이다. 종로거리에서 어린아이가 전차에 치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당황한 전차운전사가 전차를 그냥 출발시키려 하자 분노한 아이의 아버지와 군중들이 전차를 부수고 불을 질렀으며, 뒤이어 오던 전차까지 전복시키고 불태웠다. 이 사건으로 일본인 운전사들은 신변의 위험을 이유로 귀국해버렸고, 전차 운행이 정지되어 버렸다. 그 후 미국에서 운전사 8명을 데려와 정지된 후 약 3개월 여만에 차량마다 방호기와 대경종을 달고 운행을 재개하게 되었단다. “전차의 속도가 빠르지 않았어!” 얼굴에 장난기 있어 보이는 어르신은 그다지 빠르지 않은 전차에 달려가 뒤에 매달려가는 놀이를 즐겼다고 한다. 악동들은 또 다른 전차놀이도 즐겼는데, 승차하는 사람들 사이에 몰래 끼어들어 무임승차하기, 전차와 달리기 시합하기 등이었다. 아이들의 극성에 그 당시 전차기관사들은 골머리 꽤나 아팠을 것이라고 말하며 웃는다. 서울역사박물관 앞에 가면 이런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전차가 전시되어 있다. 내부 관람시간이 정해져 있다. 오전 10:30 ~ 11:00, 12:00 ~ 1:00, 그리고 오후 2:30 ~ 3:00, 4:00 ~ 4:30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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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정연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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