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림에도 오페라하우스가 있다!

admin

발행일 2009.12.02. 00:00

수정일 2009.12.02. 00:00

조회 3,942



시민기자 박동현


흔히들 오페라하우스(Opera House)라고 하면 호주 시드니항을 떠올린다. 항구에 정박되어 있는 요트들의 닻모양을 되살린 조가비 모양의 지붕이 바다와 묘한 조화를 이루며 우뚝 선 오페라하우스, 시드니를 상징하는 대표 건물로 인식될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명세를 탔던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국내를 돌아보아도 오페라하우스란 이름을 가진 문화 예술 공간이 몇 군데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중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오페라극장이 있는 이곳은 조가비 모양이 아닌 우리의 전통 멋을 살린 갓머리 모양이다. 그리하여 전당을 상징하는 주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 외에도 몇 곳 있다.

그러나 구로구 소재 지하철 신도림역 연결통로와 접한 곳에 소재하고 있는 오페라하우스를 아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외형적 웅장함과 아름답기로 말하자면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를 뺨칠 정도인데도 말이다. 이는 신도림 오페라하우스가 오픈한 지 겨우 돌을 지난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지난 세기동안 유명세를 탔던 호주 시드니항 오페라하우스가 불황으로 작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보도를 얼마 전 접한 적이 있다. 그러나 신도림 오페라하우스는 최근 들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가 지는 별이라면 신도림역 오페라하우스는 뜨는 별이라고 할까. 어린이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시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문화 예술 공간으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이제 첫돌 지난 신도림 오페라하우스에서는 그간 크고 작은 수많은 공연들과 지역 행사 등이 개최되었다. 공연과 축제무대, 다양한 지역행사가 개최될 때마다 관람석은 문화 예술을 사랑하는 품격 높은 시민들과 청소년, 직장인들로 꽉꽉 찼던 것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이곳 공연장에서 펼쳐지는 콘서트나 각종 페스티벌 행사는 일절 돈을 받지 않는 무료 공연이라는 점이 발길을 더욱 끄는 이유다.

이곳 오페라하우스가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인기를 더하고 있는 것은 건물 구조의 외형적 아름다움 못지 않게 그 속에서 펼쳐지는 공연 내용이 알차다는 것이 그간 한결 같은 관람객들의 반응이었다. 많은 공연 단체들이 뮤지컬, 클래식 음악을 조화시킨 오케스트라 연주를 시민들에게 선사하였다. 계절마다 새로운 공연물들이 펼쳐지고 있어 지루하지 않다.

서울 메트로에서는 잘 알려진 국내외 공연자들을 초청해 아름다운 멜로디와 다양한 악기 연주, 현란한 춤사위를 보여주어 관람객들의 박수갈채와 환호를 받기도 했다. 또 지역 사회에서는 지역민을 위한 화합과 주민 소통의 축제 행사를 이곳 오페라하우스에서 자주 개최하고 있다.

일부 시민 단체 등에서는 어르신들을 위한 다양한 사회복지 행사를 펼쳐 문화공간으로서뿐만 아니라 지역민의 복지 사랑터로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오늘은 유스페스티발 공연메카로 중, 고등학생 또래의 젊은이들의 박수갈채와 함성이 드높은가 싶으면, 내일은 지역사회 어르신들을 위한 사회복지 박람회가 개최되는 등 남녀노소를 위한 의미있는 장소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신도림역이 지역적으로는 서울에서 인천, 수원 등 경인 지역으로 나가고 또 경인 지역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입구 역할을 하는 환승역이다 보니, 서울과 경기 지역 청소년들의 통합 행사들도 자주 개최되었다. 그리하여 서울과 경인 지역 청소년들이 한데 어우러져 그들의 재능과 끼를 발산하고 창의적인 활동을 담은 문화 축제를 비롯하여 각종 경연대회를 펼쳐 공부에 찌든 청소년들의 소통 교류와 한바탕 신명나는 시간을 선사하기도 했다.

인근 고등학교에 다닌다는 김현석(17) 군은 “우리 또래들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공간이 주변에 별로 없었는데, 오페라하우스가 생긴 이후로 방과 후 자주 찾게 된다. 무대에서 노래하고 춤을 추고 또 친구들과 대화 장소로도 참 좋은 곳이다. 무대가 개방돼 언제든지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또 열린 공간이라 혹시나 불량한 사람들을 만날까 하는 염려도 없다”며 차가운 날씨인데도 한바탕 무대에서 뛰놀아 땀을 뻘뻘 흘리며 말을 이었다.

기타쟁이 직장인 밴드그룹 공연, 록 그룹 공연, 비보이 춤 경연대회, 외국인 초청 공연 및 각 종 경연 페스티벌, 지역 행사 등 그간 펼쳐졌던 굵직한 프로그램만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문화 예술공간이 딱히 없어 지역민들의 문화 예술 갈증이 더할 즈음 구로공단이란 이름이 디지털구로로 명명되면서 오페라하우스까지 오픈해 지역 문화를 주도하며 이제 구로구가 천지개벽을 이루어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향후로는 수도권 문화 예술 명소로 자리매김해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

부천에 산다는 직장인 김수진(28) 씨는 “지하철역에 이러한 훌륭한 공연 시설이 있는 줄 몰랐다. 외형적으로도 시드니항 오페라하우스 못지 않은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지만 몇 번 지켜보았는데 공연 내용도 정말 알찼다. 처음에는 조금은 어설픈 듯했지만 날이 갈수록 공연질이 나아져 지금은 국내 수준급 공연들이 펼쳐지고 있다. 집을 오가는 길목이라 관심을 가지고 이곳 공연 정보를 미리 알아 퇴근할 때 친구와 함께 자주 찾고 있는데 하루 피곤을 싹 씻을 수 있어 좋다”고 말하며 공연 열기로 얼굴이 달아 있었다.

365일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오페라하우스는 주위 센터럴파크란 이름의 테마공원으로 둘러싸여 만남의 장소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시민들의 휴식처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곳 공원은 따뜻한 봄과 여름 내내 형형색색의 꽃향기가 진동하고, 시원한 분수, 잘 가꾸어진 조경, 또 가을에는 울긋불긋 단풍의 아름다움이 매혹적이다.

게다가 겨울에는 눈 덮인 오페라하우스의 멋진 아름다움과 공원 설경이 한폭의 동양화를 그려놓은 듯 무아지경으로 빠져들게 한다. 특히 야간에는 수정 LED(발광 다이오드) 조형탑에서 뿜어내는 각종 매혹적인 색깔들이 시민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그래서인지 공연은 주로 오페라하우스에서 펼쳐지지만 가끔 야외무대에서 펼쳐지기도 한다. 공원 내에 간편한 체육 시설도 갖추어져 있어 건강지킴이 구실도 하고 있다.

주로 주말 오후에서 평일의 경우 직장인 퇴근 시간에 맞춰 야간에 주로 개최된다. 객석 좌석이 다소 딱딱해 이른 시간에는 조금 어설프고 싸늘한 듯 하지만 중반 이후로 진입하면 공연 중의 열기로 공연장 안은 금세 공연자와 관객들이 하나가 되고, 그 열기로 공연 내내 뜨겁게 달구어진다. 신도림역 2번 출구를 나가기 전에 밴드 공연 소리와 박수소리, 함성이 들린다면 그곳으로 발길을 옮기면 후회란 있을 수 없다.

이번 주 그곳 주변에서 약속이 있다면, “지하철 환승역 신도림역 2번 출구 밖으로 나와 오른쪽을 보면 바로 누워 코닿을 곳, 대합실에서 우측 통로 연결광장과 이어져 있는 1~2분 거리에 위치한 오페라하우스에서 만나!” 라고 약속을 해도 좋을 것이다. 버스의 경우도 신도림역 환승센터에서 하차하면 바로 눈앞이다. 그래도 못찾으면 기자가 당일 데이트 비용은 몽땅 책임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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