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 따라 서울 한바퀴

admin

발행일 2009.04.14. 00:00

수정일 2009.04.14. 00:00

조회 2,582



시민기자 정연창


봄이 되면 무심히 피어나는 봄꽃이건만, 경제적 어려움이 컸던 지난 겨울의 추위만큼이나 마음이 꽁꽁 얼었던 탓인지, 남산으로 봄꽃 나들이 나온 사람들의 표정에서 새삼스러운 행복이 드러났다.

주말의 낮 최고기온이 25.7도를 기록했고, 예년 기온보다 10도나 높다는 기상청의 발표대로 남산길은 초여름 날씨처럼 무더웠다. 더위 탓에 케이블카를 타려는 행렬이 케이블카 탑승장 건물 계단을 지나 남산 중턱 인도까지 길게 이어지고 있었는데, 한두 시간은 족히 기다려야 케이블카의 탑승이 가능해 보였다.

남산 길은 걸어서 봄꽃 구경을 하려는 사람들로 가득 메워졌다. 차량 통행이 금지 된 남산길을 따라 벚꽃, 개나리, 진달래가 활짝 피어있었다. 철쭉은 아직 꽃봉오리를 터트리지 않은 채였다.

지구온난화 때문에 계절의 흐름이 지나치게 빠른 탓일까? 올 해는 봄꽃 개화시기가 뒤죽박죽 엉망이 되어버렸다. 가장 먼저 매화가 피고 그 다음 산수유가 뒤를 이어 피어나고, 시간차를 두고 벚꽃이 뒤를 이으면 진달래, 철쭉이 피고 지는 순서로 이어져야 정상인데, 올해는 갑자기 기온이 높아진 탓에 모든 봄꽃이 한꺼번에 피었다가 바로 져버리는 이상한 봄이 되어버렸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남산 계곡에는 제비꽃이 막 피어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 가장 먼저 피어야할 제비꽃이 뒤늦게야 피고 있는 것이다. 저지대에 제비꽃 군락지는 사라져버리고 높은 곳에서만 뒤늦게 피어나는 것을 보면서 저온에서 피어나던 봄꽃을 서울에서 앞으로 볼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도심 속 오아시스처럼 시민들에게 시원함을 선사하는 남산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것은 마냥 꽃구경을 하며 걷다 보면 꽃나무 사이로 보이는 멋진 서울을 자신도 모르게 한 바퀴 다 돌아 볼 수 있는 서울의 명소이기 때문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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