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갤러리 프러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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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8.12.22. 00:00
시민기자 이혁진 | |
한 동네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요즈음 도시디자인이 열풍이지만 어쩌면 애매모호한 디자인 개념이 구체적으로 일상에 가까이 다가 온듯한 느낌이다. 최근 예전에 살던 금천구 독산동의 지인을 만나러 갔다가 산뜻하게 변한 아니 아직도 변신중인 동네 모습에 놀랐다. 독산3동은 관악산 줄기에 터 잡은 주택가지만 변화와 발전에 소외된 비교적 낙후된 곳이다. 그래서 가끔 찾을 때마다 과거의 고착된 이미지를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동네 이미지가 일순간 변했다. 동네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소소한 갤러리들이 이미지 변신의 주인공들이다. 어린이 놀이터의 흉물인 물탱크가 꽃그림이 있는 벽화가 되고, 눈길 한번 주기도 버거운 방범초소가 동심을 자극하듯 예쁘게 단장됐다. 배수지를 떠받치고 있는 커다란 옹벽은 형형색색의 타일 벽화를 그린 아름다운 담장으로 변했다. 한 빌라 옹벽은 "아름다운 물건"이라는 주제로 주민들의 소장품과 추억을 새긴 액자를 재밌게 걸어 벽화갤러리를 조성했다. 야산인 독산자연공원을 오고가는 길목은 시화전 풍경 그대로를 연출했다. 고등학교 재학생의 시화에 주민이 직접 지은 시와 사연을 액자와 플래카드에 담아 오고가는 주민들에게 마음의 양식을 전한다.
이러한 변화들은 문화마을 만들기 일환으로 동네주민협의회가 직접 추진하고 있다. 디자인거리를 지정하고 거기에 종합적인 공공예술을 담는 거창한 프로젝트도 아니다. 그렇다고 규모가 큰 도시갤러리 사업도 아니다. 기존의 흉물스런 시설과 환경을 활용한 공공미술 아이디어가 대부분이다. 작은 변화임에도 동네 분위기와 이미지는 많이 달라졌다. 그런데도 처음에 주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고 한다. 먹고 살기도 바쁘고 어려운데 문화 공간 조성 자체를 반기지 않았다. 하물며 그림과 액자를 훼손하는 일부 주민도 있었다. 하지만 주민협의회는 이러한 노력이 궁극적으로 동네 발전에 기여한다며 주민을 설득했다고 한다. 독산3동 문화마을을 보면서 도시갤러리사업이 결코 어렵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한마디로 주민이 직접 우리 집을 가꾸듯 동네를 단장하는 활동이며 이는 문화가 발전의 동력이라는 사실을 주민들이 함께 공유하는 과정이다. 아직도 배수지가 있는 산기슭 길 옹벽에는 "이야기가 있는 조형물" 작업을 하고 있다. 이처럼 문화마을은 한시도 쉼 없이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는 항상 살아 움직이며 흐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화는 삶의 소통과 유산이며 주민들을 한데 묶는 결속력이 있는지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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