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가 간다]이태원 거리에서

admin

발행일 2008.10.07. 00:00

수정일 2008.10.07. 00:00

조회 1,728



시민기자 이정엽




아주 오랜만에 이태원을 찾았다. 이태원은 고려시대부터 여행자의 숙소로 이용되어 왔던 곳으로 옛날부터 교역이 성행했던 지역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이 지역은 태생적으로 다양한 문화가 공존했던 것 같다.

30여년 쯤 전에 이 곳에 왔을 때 “별천지”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 당시 시장이나 백화점에서는 볼 수 없었던 특이한 옷들이나 소품이 많았었고 시중에서 흔히 구하기 어려웠던 겨울 패딩 점퍼를 사서 몇 년을 입었던 기억이 난다. 10여년 쯤 전에 찾아왔던 이태원 거리는 상점들에서 보다는 외국인들이 많은 거리 풍경, 독특한 분위기의 카페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또 시간이 흘러 이번에 찾은 이태원 거리는 사실 별반 느낌이 없었다. 여전히 외국인들이 거리에 많이 있었지만 대로변에 늘어서 있는 상점들, 옷가게가 대부분인 가게들은 다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있는 종류의 것들이었다. 외국인을 상대로 하다 보니 빅 사이즈의 옷을 파는 곳들이 눈에 띄었고 골동품이나 도자기를 파는 곳들도 있었다. 하지만 품질 면에서는 동대문시장이나 남대문시장보다 좋지 않으면서 가격도 저렴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선뜻 구입하고 싶은 물건이 없었다. 거리 곳곳에서의 호객 행위도 유쾌하지는 않았다.

물론 이태원거리에 옷가게만 있지는 않다. 엔티크 거리도 있고 다국적 음식점들도 군데군데 있다. 영어로 씌어진 간판, 다국적 행인들, 이태원만의 독특한 배경을 살린다면 서울의 필수 관광코스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각종 기념품들, 중국 옷 전문점, 밀리터리룩, 다국적 소품 가게 등 특징 있는 가게들을 좀 더 잘 포장하면 이 거리를 또 찾고 싶게 만들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뉴욕 한 가운데 이태리 음식점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리틀 이태리(little Italy)”처럼 도심 한 가운데의 특화된 지역은 관광객에게 매력적일 수 있다. 홍대나 청담동, 인사동 등 독특한 분위기의 동네들처럼 이태원도 이태원만의 역사적인 배경이 있는 만큼 그 매력을 잘 살려 서울의 또 다른 관광명소가 될 수 있었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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