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행복감을 전해주는 검단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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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8.09.10. 00:00

수정일 2008.09.10. 00:00

조회 1,448



시민기자 장경아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진 기온이 피부에 쾌적함을 전해준다. 가을이 된 것이다. 남자의 계절인 가을에 버버리라도 걸치고 덕수궁 돌담길을 걸어갈 준비를 해야 할까? 아니면 이제 서서히 물들어갈 단풍놀이 준비를 해야 할까 고민스러운 행복의 시간이 왔다. 아직은 때 이른 행복감이지만 울긋불긋 카페트를 연상시키는 단풍놀이에 패를 던진다. 빨리 더 짙어진 가을이 왔으면 좋겠다. 그래서 미리 연습 삼아 산에 올라본다. 아직 가지 않은 여름과 오지 않은 가을 사이 어느 날.

전날 갑자기 때 아닌 비가 내린 일요일, 가까운 검단산에 올랐다. 검단산은 하남시에 위치하고 있어 집에서 30분 거리. 쉽게 갈 수 있는 곳이라 종종 간다. 서울에 북한산도 아름답고 관악산도, 수락산도 날 오라 유혹하지만 검단산의 매력도 져버리기엔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비온 뒤의 그 매력이란 여럿이 걷다 한 사람쯤 사라져도 모를 운치와 속이 후련해지는 느낌을 전해준다. 검단산의 매력은 그런 것. 너무도 쉬운 듯 받아주면서도 그 가치를 아는 이에게는 많은 것을 안겨주는 낭만적인 산이다.

우거진 풀숲과 쭉쭉 뻗어 올라간 나무들, 그 사이로 졸졸 흐르는 개울은 비온 뒤 더 많아진 물의 양으로 계곡처럼 변한다. 그래서 촉촉이 젖어있는 비온 뒤의 산행을 유독 좋아한다. 또 하나 좋은 점, 올라가는 산책로가 가팔라서 운동량도 충분하면서 그늘이라는 점이다. 온전히 산림욕만을 위해 걷기 안성맞춤인 곳이 이곳 말고 또 있을까?

검단산은 여러 코스가 있지만 1시간 남짓 걸리는 애니메이션 고등학교 쪽 등산로를 좋아한다. 그늘이 가장 많기 때문이기도 하고 올라갈 때 단시간에 땀을 많이 흘릴 수 있다. 또 계곡 흐르는 물소리와 함께 할 수 있어 청량감을 전해준다. 그리고 중간에 약수터가 있어 시원한 물 한잔 들이키고 둘러보면 미사리와 쭈욱 뻗은 한강과 아차산이 맞은편에 보인다.

정상인 헬기장에 도착하면 시원한 한강 줄기를 내려다 볼 수 있다. 우거진 숲에서 산림욕을 끝내고 한강 저 멀리 세상이 보이는 눈부심을 무엇에 비교할까? 그래서 꼭 청명한 비온 다음날 가길 권하고 싶다. 그리고 또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중 하나. 막걸리를 사먹는 것이다. 체력이 뒷받침이 된다면 정상에서 먹어도 되지만 많이 피곤하거나 기운이 없으면 하산해서 먹길 바란다. 다리가 풀려서 돌부리에 걸리면 위험할 수도 있으니. 막걸리 한잔과 멸치, 아니면 마늘 쫑을 된장에 찍어 안주 삼는다. 가끔 오버하는 아저씨들의 선심(계산)에 난감하지만 추하지만은 않게 만드는 것이 산행이다. 행복? 별건가? 이런 소소함이 행복이지.

5호선 천호역에 내려 하남방향 버스 112번 112-1번 30-3번 등을 물어보라. 하남시로 향하는 많은 버스들이 검단산을 거쳐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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