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가 간다]서울역 전시장

admin

발행일 2008.08.25. 00:00

수정일 2008.08.25. 00:00

조회 1,427



시민기자 이정엽




도시를 리모델링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이다. 시티노믹스라는 말이 부각되며 도시에 있는 낡은 시설이나 유휴시설을 재활용하려는 움직임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인다.

빌바오 미술관이나 테이트모던 미술관 등 선진국의 대도시들이 문화시설을 랜드마크로 부각시켜 도시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데, 그간 우리는 이런 예들을 부러운 눈길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제는 서울도 이런 분위기를 타고 있는 듯하다. 옛날 대법원 청사가 리모델링을 통해 서울시립미술관으로 탈바꿈했듯, 서울역 구역사가 미술관으로의 변신을 보여주었다.

지난 6일 서울역 구역사에서 개막한 ‘아시아프’(아시아 대학생·청년작가 미술축제)전이 그것이다. 치열한 경쟁을 통과한 아시아 현대미술 유망주 777명의 1000여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대규모 전시가 열렸다.

오래되고 이제 더 이상 기차가 서지 않는 역사에서 그림을 감상하고 있자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

“서울역이 이렇게 생겼었구나”하며 예전에는 보지 못했던 천장이나 벽 등의 세밀한 부분이 눈에 들어오기도 했다. 낡은 계단과 나무가 들썩거리는 문 등 곳곳에서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가운데 섹션별로 나뉜 전시장의 작품들은 다들 다른 이야기를 하는 듯 했다.

전시는 1부(6일~10일)와 2부(13일~17일)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1000점이 넘는 작품은 서양화, 동양화, 조각, 사진, 판화,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되었다. 떠오르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다 보니 신선하고 아이디어가 넘쳐났고 국내작품의 경우는 대부분을 100만 원 이하의 가격에 판매도 하고 있었다.

전시장 관람객은 일부러 이 곳을 찾았는지 서울역 부근에 들렸다가 우연히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8세부터 80세에 이르는 매우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로 북적였다. 하지만 다들 서울역사가 이렇게 변형될 수 있다는 것에, 또 저렴한 가격에 이렇게 많은 작품들을 볼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는 분위기였다.

서울역 구역사는 아시아프전이 끝난 후 원형 복원공사를 거쳐 2010년 상반기에 복합문화공간으로 문을 열 계획이라고 한다. 옛 서울역의 새로운 변신에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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