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가 간다]여름하늘을 날다

admin

발행일 2008.08.12. 00:00

수정일 2008.08.12. 00:00

조회 1,090



시민기자 최근모




하늘에 복어가 떴다. 물속이 아니라 파란 창공 위를 두둥실 떠다닌다. 물고기뿐만 아니라 사람들조차 날개를 달고 하늘로 날아오른다. 잠시 후, 풍덩 하며 한강으로 추락하는 사람들. 여기저기서 그들의 무모한 도전에 박수소리가 터져 나온다. 비행기 모형을 타고 점프대에서 도약하는 이른바 버드맨들!

마포대교 아래에선 불볕더위보다 더 뜨거운 사람들의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었다. 버스에서 내려 한강으로 걸어가면서 들려오는 매미 소리와 시민들의 환호성에 기분이 들뜨기 시작한다. 수영보트를 들고 뛰어가는 아이들. 수영장에 넘쳐나는 사람들. 여기저기서 하늘로 솟구치는 물보라. 여름이다!

행사장으로 가는 수영장에는 이미 여름의 더위를 한껏 즐기고 있는 시민들로 넘쳐났다. 바다에 온 듯 모래사장 위로 파라솔이 길게 줄을 섰다. 그 밑으로 드리워진 그늘에서 모래성을 만들고 있는 아이들. 다른 아이의 모래집을 발로 허물며 도망가는 개구쟁이. 뙤약볕에 그늘 한 점 없던 한강의 모습이 아니다. 해수욕장처럼 여기저기 마련된 파라솔에서 장난을 치는 연인과 아이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쉬익! 쉬익! 물대포가 사방에서 분사된다. 그 물을 피하면서도 다시 안으로 들어오는 아이들. 수줍은 연인의 팔을 끌며 안으로 들어와 물보라를 맞는 커플.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조차 물보라를 맞으며 웃는다. 마치 어린 시절 옛 추억 속으로 되돌아간 것 같다.


그 위로 이상한 형상의 작품들이 떠 있다. 호주출신 특수무대장치 전문가인 베니 사이들((Benni Seidel)이 텐션이 있는 섬유 및 폐자재를 활용한 특수 소재로 설치한 예술작품이다. 스프링처럼 요리조리 꼬이기도 하고 섞이기도 하면서 재미있는 볼거리를 제공한다.

행사장에 마련된 무대에 자리를 잡고 있는 굴착기가 눈에 들어온다. 공연자가 탈 수 있게 특수한 장치와 색을 입혔다. 한강으로 나 있는 버드맨 도약대. 잠시 무릎을 꿇고 사진기 사각 프레임으로 바라보면 뻥 뚫린 창공이 하늘을 날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자극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랬듯이 새의 날개를 달고 도약대를 힘차게 뛰어오르는 버드맨들! 단 몇 초의 비상이지만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하늘을 날고 싶은 인간의 욕망은 누구에게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그것이 무모한 도전이라 해도 말이다.

승자가 갈리고 우승자와 입상자가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한다. 동료들이 선수들을 헹가래치자 하늘 높이 솟구친다! 그들은 지금 이 순간 진정으로 하늘을 날고 있다. 새의 날개가 아닌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낸 온전한 연대의 힘으로 말이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카카오톡 채널 구독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