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문화 산책

admin

발행일 2008.05.26. 00:00

수정일 2008.05.26. 00:00

조회 1,030

탄탄한 스토리와 음악이 어우러진 뮤지컬 많아

부다페스트에서 본 뮤지컬들은 대체로 시민들에게 친근한 소재를 엄선한 뒤 클래식의 도시답게 음악에 큰 비중을 두고 있어 기본적으로 스토리 구성과 노래가 탄탄한, 뮤지컬다운 뮤지컬이 많은 편이다. 여기에 철저하게 실력 위주의 캐스팅이 진행되다 보니 부다페스트에서 접한 대형 뮤지컬들은 해외에 선보여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 좋은 작품들이 많았고, 기대하지 않았던 감동적인 작품들도 다수 눈에 띄었다.
무대시설, 조명, 막 전환 등 설사 부실한 점이 있어도 음악과 스토리 등 뮤지컬의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들이 탄탄하게 받쳐주고 있어 어떤 작품을 봐도 티켓값이 아깝게 느껴지는 법이 없었다. 특히 부다페스트의 스텝만으로 자체 제작하여 선보이고 있는 뮤지컬 엘리자베트와 루돌프, 모짜르트, 로미오와 줄리엣 등이 현지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었는데, 이웃나라이자 원작의 기원이 된 오스트리아보다도 훨씬 많은 관객을 모으고 있었다.

무대세트보다 배우에 큰 비중

필자의 고정관념일 수 있는 부다페스트의 특징이 있다면 실력과 외모를 고루 갖춘 일부 배우들이 대형 뮤지컬의 주인공 역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 조금은 눈에 거슬렸다. 더구나 오페라와 뮤지컬 공연이 가능한 몇 안 되는 부다페스트의 대형공연장에선 짧으면 이틀 길면 5일 정도의 공연일정으로 대형공연들이 며칠에 한 번씩 교체 공연되는 모습이 무척 독특했다.
부정적으로 보자면 무대세트가 다른 해외의 화려한 작품들에 비해 덜하다고도 볼 수 있지만, 그만큼 보여지는 무대세트보다는 배우들의 음악성과 연기력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뜻도 되지 않겠는가. 프랑스의 히트 뮤지컬 '노틀담 드 파리'가 매우 단순하고 최소화된 무대세트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작품성을 인정받는 것처럼 말이다.

부다페스트 스프링페스티벌 ‘감동’

또 한가지 부다페스트의 문화여행에 빼놓을 수 없는 이슈는 일년 내내 끊임없이 펼쳐지는 각종 문화축제라 할 수 있겠다. 헝가리는 동유럽에서도 문화축제가 다양하기로 소문이 나 있을 정도인데, 프라하의 봄 축제, 세르비아 (구 유고슬라비아)의 베오그라드 뮤직 페스티벌과 함께 부다페스트 스프링 페스티벌이 가장 잘 알려져있다. 부다페스트 스프링 페스티벌은 각종 거리행사와 주요 공연장에서 펼쳐지는 수준 높은 공연들로 헝가리인들에게도 무척 잘 알려져 있었는데, 축제를 통한 무료 공연과 저렴하게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소개되어 매년 많은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고 했다. 이 밖에도 매년 12월과 1월에는 연말연시를 기념하는 각종 예술행사가 끊임없이 소개되고, 재즈의 선율이 그리워지는 가을이 되면 '부다페스트 예술주간'이라 하여 헝가리의 대표장르인 오페라와 각종 음악회 등이 잇따라 소개되곤 한다. 특히 선선한 가을바람과 함께 멋진 부다페스트의 거리와 야외광장에서 많은 공연들이 행해진다.

사람 냄새나는 축제에 취하고 아름다운 선율에 취해

무엇보다 야외에서 펼쳐지는 이곳 축제의 묘미는 보기 드문 독특한 공연이 많다는 것이다. 엄밀히 따지자면 우리나라에도 있는 볼거리들이지만, 이미 대부분 사라진 터라 쉽게 볼 수 없는 장르들이 그네들의 공간에서는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사랑을 받으며 거리에서 곧잘 선보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부다페스트 체인브릿지 섬머축제'에서 선보였던 거리 퍼포먼스 중에는 불 묘기, 저글링, 아크로밧, 거품묘기, 요요 묘기, 헝가리 전통 연날리기, 공중팽이 돌리기, 캐리커처 그리기, 그림자 묘기, 코믹 사진묘기 등 그야말로 시민들이 한바탕 즐길 수 있는 풍성한 퍼포먼스들이 무척 많았다. 사람냄새 나는 축제에 취하고 아름다운 멜로디에 취하는 부다페스트 문화여행. 언젠가 소중한 사람과 꼭 다시 찾고 싶은 곳이다. <끝>

글ㆍ사진_유경숙 문화마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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