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7호선 연장 개통의 의미

시민리포터 한우진

발행일 2012.09.18. 00:00

수정일 2012.09.18. 00:00

조회 8,703

[서울톡톡] 서울의 지하철은 1, 2, 3기로 나눌 수 있다. 1기 지하철은 1~4호선을 말하며 서울메트로(옛 서울지하철공사)에서 운영하고 있다. 서울의 핵심 노선인 2호선 순환선을 보유하고 있어 이용 인원이 매우 많은 게 특징이다. 2기 지하철은 5~8호선이며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운영하고 있다. 1기 지하철보다 이용인원은 적지만 역 수는 더 많으며 1기 지하철이 미처 지나가지 못하는 곳까지 속속들이 훑고 지나가 서울지하철을 촘촘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마지막 3기 지하철은 가장 최근에 개통된 9호선으로서 최신 시설과 급행열차 운영 등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서울지하철에 다음달 새로운 구간이 탄생한다. 특히 그동안 9호선이나 3호선 연장같이 시내구간 개통은 많았으나, 서울시 바깥으로 나가는 노선은 정말 오랜만이다. 새로 개통되는 구간은 2기 지하철인 서울도시철도 7호선 연장선인 온수~부평구청 구간. 이 노선은 7호선의 남서부 종착역인 온수역에서 연장되어 부천시 상동지역을 지나 인천1호선 부평구청역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거리는 10.2km, 새로 설치되는 정거장은 9개이다. 개통 예정일은 10월 27일이다.

이번에 개통되는 7호선 연장 구간은 기본적으로 승객의 편의와 지역발전에 기여할 것이지만,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첫째로, 2기 지하철 시외 연장의 기폭제가 된다.

앞서 정리한 1기 지하철과 2기 지하철의 큰 차이라면 서울 시외로 노선이 연결되는지의 여부이다. 순환선이라 확장의 여지가 없는 2호선을 제외하고 1기 지하철 1·3·4호선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의 수도권 전철과 연계하여 예외 없이 서울시 바깥으로 나가고 있다. 이 때문에 서울시내에서 1호선을 타면 인천과 동두천은 물론이고, 충남 아산의 신창까지도 갈 수 있다. 3호선을 타고 일산을 가거나, 4호선을 타고 안산을 갈 수 있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반면 2기 지하철은 서울시 바깥쪽으로 나가지 않고 서울 시계(市界)에서 노선이 끊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7호선의 광명시 구간이나 장암역(의정부시)처럼 나가는 경우도 있으나 짧은 거리에 머물러 있다. 그나마 많이 나가는 게 성남시로 향하는 8호선인데, 사실 8호선 자체가 긴 노선이 아니라 영향력은 제한적이다.

이렇게 2기 지하철 노선이 서울 시계에서 끊어지다보니, 2기 지하철들은 도시안의 도시철도 역할만 할 수 있을 뿐 도시와 도시를 잇는 광역철도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현재 수도권의 교통량이 도시내 교통보다 광역교통 수요가 더 빠르게 늘고 있음을 생각해보면, 이는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2기 지하철이 광역교통수요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 도로 교통이 혼잡해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광역교통에서 발생하는 많은 승객들을 스스로 놓치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수도권 광역교통 수요는 늘어나고 있는데, 2기 지하철이 광역교통 수요 흡수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데 문제점을 함께 느낀 서울시와 부천시, 인천시가 경인(京仁)축의 광역교통수요를 흡수하고자 함께 추진한 사업이 바로 본 사업인 것이다. 특히 이러한 서울지하철의 시외 연장은 이번 7호선을 시작으로 하여, 4호선 진접 연장, 5호선 하남 연장, 6호선 구리 연장, 8호선 별내(남양주) 연장 등이 구상되고 있으며 일부는 이미 상당히 진척되고 있기도 하다. 이렇듯 7호선 부평구청 연장 사업은, 서울 시내 안에 머물렀던 2기 지하철을 시외로 본격적으로 뻗어나게 만든 첫 사업이 될 것이다.

둘째로, 서울도시철도의 안정된 운영기술력을 보여줄 기회가 된다. 본 7호선 사업의 건설비는 연장 구간이 지나가는 각 지자체별로 노선 길이에 따라 분담한다. 그러나 전체 길이 중 서울시내 구간은 1km 이하로 사실 거리 비율로만 따지면 분담금은 서울시가 제일 적다. 하지만 서울시는 본 노선에 대한 막중한 임무를 갖고 있다. 바로 이 구간에 열차를 운행시키는 것이다. 열차운행은 서울시의 산하공기업인 서울도시철도공사가 담당한다.

현재 이 곳 연장 구간의 시설물 건설은 거의 완료되었으며, 지금은 개통을 앞두고 열차들이 시운전을 하고 있다. 특히 노선이 연장되면 차량도 추가로 필요한데, 이에 따라 전동차도 추가로 도입된 상태이다. 아울러 이 7호선용 전동차는 기존의 대기업 제품이 아니라, 서울도시철도공사에서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전국의 철도관련 중소기업들이 힘을 합쳐 만든 신형 자체 모델 전동차로서, 그 이름은 `SR시리즈`라고 한다. `SR`은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영문명인 `SMRT`와 철도를 뜻하는 `Rail`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모델명이다.

현재 7호선 연장 구간용 신형 전동차 `SR시리즈`는 `SR-001`부터 `SR-007`까지 총 7편성(전동차, 디젤동차에서 1량 또는 복수의 차량을 연결하여, 묶어서 운용되는 단위)이 도입되어 시운전을 계속하고 있다. 신형 전동차는 부품의 국산화 비율을 높이고, 다양한 신기술을 개발하였으며, 차내 접객설비를 일신하는 등 기존 전동차보다 한층 진보된 모습으로 연장 구간의 승객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7호선 연장 구간은 전 구간을 새롭게 개통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구간은 여전히 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운전을 해야 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안전보장과 전동차 운행이 지속될 수 있는 신뢰성이 기본적으로 요구된다. 더구나 이 곳 연장 구간은 짧은 것도 아니고 3개 지자체를 거치는 약 10km의 꽤 긴 구간으로서 연장 개통 준비 작업이 결코 쉽지 않다. 따라서 이번에 서울도시철도공사가 7호선 연장 구간을 안정적으로 개통시킨다면, 차량도입부터 열차운행, 역무까지 도시철도 사업자로서의 역량을 대내외에 과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7호선 연장 구간은 서울지하철의 네트워크 효과를 강화시킬 것이다. 통신망이나 교통망 같은 네트워크는 그 구성요소들이 얼마나 촘촘하고 밀도 있게 연계되어 있는가에 따라 그 가치가 결정된다. 예를 들어 지하철 노선이 단독 1개에서 서로 환승되는 2개 노선으로 늘어난다면 지하철 승객은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나게 되는데, 이는 지하철 노선의 길이가 늘어남과 동시에 네트워크가 그만큼 강화된 데에 기인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번에 개통되는 7호선 연장은 수도권전철의 네트워크를 보다 밀도 있게 만들어줄 수 있다. 7호선 연장 구간은 신설역 주변의 역세권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서울에서 인천을 오가는 승객들이 기존의 1개 노선(1호선)에서 2개 노선으로 경로가 늘어남에 따라 선택의 폭이 넓어지게 된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서는 지하철 요금이 인하될 수도 있다. 지하철의 요금은 무조건 최단 경로로 계산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상동 지역에서 1호선을 타고 온수에서 7호선으로 갈아타던 승객들이, 연장 개통 후 7호선을 타고 온수역을 단순 통과함으로서 온수역의 혼잡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며, 7호선의 편리성이 높아지면서 강남구에서 두 블록 차이로 병주하는 7호선의 2호선 분담 효과가 강화되는 등, 지하철 네트워크가 보다 효과적으로 개선되게 된다.

특히 이러한 개선 효과는 특정지역에 머무르는 게 아니라, 옆 지역에 연쇄적인 영향을 주어, 수도권 전체의 네트워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렇듯 7호선 연장은 단순히 해당 지역 신설역 주민들만 이익을 보는 게 아니라, 지하철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모든 승객이 혜택을 볼 수 있는 좋은 사업인 것이다.

물론 이번에 개통되는 7호선 연장 구간에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시외로 나가는 꽤 긴 노선인데도 불구하고 급행열차 운행 지원 시설에 없으며, 이에 따라 급행열차가 운행되지 않아 1호선에 비해 시간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개통과 동시에, 7호선과의 역할 분담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버스 노선의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7호선이 연장 개통 된 뒤에도, 이곳 부천, 부평 지역에서 여전히 1호선이 득세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7호선 온수역이 단방향 종착역에서 양방향 중간역으로 바뀌면서 중요성이 한층 더 높아졌는데도, 이와 환승되는 1호선 온수역의 시설보강이 이루어지지 않는 점도 아쉽다. 또한 이번 7호선 연장 구간에서 중요한 것은 현재의 모든 온수행 열차가 부평구청행으로 연장되는 게 아니라, 3호선에서 구파발행(시계에서 되돌림 운행)과 대화행(시외 끝까지 운행)이 교대로 오듯이, 7호선에서도 온수행과 부평구청행이 교대로 운행될 예정이라는 것이다. 이는 외곽구간의 수요가 적을 때 열차 공급을 줄이기 위해 흔히 쓰는 방법이지만, 경인권의 높은 수요를 생각해보면 이러한 열차 운행방식의 필요성에 대해 약간의 의구심이 든다. 또한 열차를 덜 운행하면 필연적으로 열차 대기시간이 늘어나게 되는데, 이것이 7호선 연장 구간 영업활성화의 초기 장애물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따라서 서울시를 비롯한 주무관청들은 버스노선을 효율적으로 조정하고, 수요를 면밀히 분석하여 예상보다 높은 수요가 몰리면 증차 계획을 세우는 등, 7호선 개통에 대해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지하철은 남녀노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한 교통수단이다. 지하철로 갈 수 있는 곳이 서울과 수도권에 점점 늘어난다면, `뚜벅이족`들에게는 무척 반가운 일이다. 더구나 지하철이 승객을 흡수하여 도로에 차량이 줄어들면, 그만큼 도로의 속도도 올라가니 이것이야말로 일거양득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관계자들의 노력과 헌신 덕분에 오늘 10월 27일 개통되는 7호선 연장 구간이 개통 첫 날부터 승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어 또 하나의 성공한 서울지하철 사업으로 기록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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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호선연장 #온수 #부평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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