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체비스타, 청계천 빛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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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7.12.24. 00:00
시민기자 최근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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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잠시 책을 보았다.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 밖을 보니 어느새 종로에 어둠이 짙게 깔리고 있었다. 가져온 카메라를 만지작거리며 서점 옆 청계천으로 발길을 향한다. 광교를 지나는 차량 불빛들이 간혹 반짝일 뿐 사방이 어둡다. 잠시 후, 환하게 밝혀지는 불빛. 마치 동화 속 이야기처럼 청계천에 루체비스타의 별빛들이 반짝인다. 까만 밤하늘에 깨알처럼 박혀있는 은하수가 지상에 내려온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청계천으로 내려가는 사람들 속에 섞여 아래로 내려갔다. 흐르는 물에 반사되어 더욱 아름다움을 돋보이는 각양각색의 전구들. 중세 성 같은 모습으로 거대한 구조물을 뽐내고 있다. 그 아래를 걷는 사람들의 표정 위로 별빛이 반짝인다. 광교 바로 밑에 마련된 갤러리에 일반인들이 그린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오래 전 청계천에서 물장구치던 개구쟁이들의 모습을 회상하며 그린 작품도 눈에 띄고, 데이트를 하는 커플의 모습도 화폭에 담겼다. 어렵지 않고 쉽게 누구나 다가가 그림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이곳의 매력이 아닐까? 갤러리를 나오니 전구 불빛 위로 우뚝 솟은 빌딩들이 눈에 들어왔다. 도심 한가운데에 물이 흐르고 밤이면 수없는 별들이 반짝이는 곳을 걸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휴식이 된다.
![]() 청계광장에 다다르자 폭포수가 우렁찬 소리를 내며 떨어지고 있었다. 불빛을 받아 황금빛으로 일렁이는 물결에 아이들이 징검다리를 건너며 장난을 친다. 청계광장을 상징하는 올덴버그의 ‘스프링’ 뒤로 루체비스타 불빛들이 절정을 이룬다. 루체비스타란 ‘루체(Luce·빛)’와 ‘비스타(Vista·풍경)’의 합성어로 ‘빛의 풍경’이란 뜻이다. 이탈리아에서 400년 전 성자를 기리는 의식에서 시작된 이후 축제 예술로 승화된 조명 예술축제이다. 다양한 디자인의 목조구조물에 색색의 전구로 채색하여 환상적인 3차원 예술 공간을 구현해낸다. 광장 중앙에 트리가 세워져 있다. 소망 글귀를 적은 빨간 하트 모양들이 빼곡히 걸려있다. 중학생으로 보이는 여학생들이 그 앞에서 열심히 소망의 글을 적고 있다. 앞에 마련된 모금함에 성금을 내고 돌아서니 아빠의 손에 이끌려 고사리 같은 손으로 꼬마 양초에 불을 밝히는 아이를 볼 수 있었다. 색색의 꼬마 양초들이 불을 밝힌다. 그 옆으로 대형화면에 사람들이 몰려있다. 기다렸다 화면을 이용해 포토 메일을 찍고는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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