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문을 연 국립고궁박물관

admin

발행일 2007.12.12. 00:00

수정일 2007.12.12. 00:00

조회 2,563



시민기자 이정엽

고대 인류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살펴볼 수 있는 증거들은 왕족을 통해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무덤을 통한 유품들, 초상화를 비롯한 그림 등 이름 없이 살다가 세상을 떠난 평민들에 비해 왕족들은 남기고 간 것이 많다. 따라서 후대 사람들은 많은 부분을 추측하고 증거들을 맞추어 학설로 정립시킨다.

최근 드라마나 영화 등에서 사극이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이는 역사가 단순히 과거가 아니라 현재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역사가 긴 우리나라는 남겨진 유품, 그리고 역사 속 이야기도 풍부한데, 며칠 전 조선 왕실의 예술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국립고궁박물관이 개관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 보았다.

경복궁 내부 옛 국립중앙박물관 자리에 위치한 고궁박물관은 원래 1층 규모로 그다지 볼 것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개관하면서 전시공간이 3층으로 늘어났고, 전시실도 12개로 확충해 문을 열었으며, 뮤지엄숍과 야외카페까지 마련돼 볼거리가 많아졌다.

고궁박물관은 조선 초기부터 대한제국까지 모든 시기에 걸쳐 조선왕실의 의식주 및 문화와 예술 등을 총망라하고 있다. 박물관 1층 중앙홀에는 순종황후와 순종의 황후가 탔던 어차, 리무진이 전시돼 있었다. 또, 12개의 전시실에는 왕실의 탄생·교육, 왕실문예, 음악, 회화, 어가의장 등의 주제로 정리가 되어있어 조선시대 왕실생활과 문화, 국가의례 등을 엿볼 수가 있다.

전시실을 둘러보니 조선왕실에서 직접 사용했던 생활용품이 많았는데, 규모가 크고 화려해 왕실용품에 대해 감탄이 나왔고 왕실의 문화재인 만큼 격조가 있었다. 당시의 유행을 선도한 곳이 왕실이고, 그 시대 기술의 정점을 표현한 것도 왕실용품이었을 것이다. 몇 백 년 전에 쓰였던 물건들이지만, 그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으면 현재에도 잘 응용할 수 있겠다 싶었다.

특히, 2005년 부분 개관에 이은 이번 전관 개관을 기념해 2층 기획전시실에서는 ‘화폭에 담긴 영혼―초상’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이하응, 김시습 등의 초상화가 70여점이나 전시돼 조선시대 초상화의 면모나 사대부들의 모습을 살펴볼 수가 있다.

관람객은 끊이질 않았는데 아이와 함께 온 부모, 친구, 외국인들, 어르신들도 많았다. 전시 유물에 대해 설명해 주는 음성안내기가 2층 안내실에 있어 천원을 주면 대여할 수 있다. 음성안내기는 영어, 일어, 중국어로도 들을 수 있어 외국인들 중에는 안내기를 들으며 이동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밖에 곳곳에 정보검색대가 있어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원하는 메뉴를 누르면 정보를 찾아볼 수 있으며, 1층에 수유실을 비롯, 2층 안내실에 가면 유모차나 휠체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왕실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국립고궁박물관에 많은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찾을 수 있도록 전시실 운영 뿐 아니라 문화공연이나 강연 등 교육프로그램도 많아졌으면 좋겠다. 또한 주변 경관이 좋은 만큼, 휴게공간으로도 잘 활용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박물관 개관을 기념해 12월 말까지 무료 관람할 수 있으며, 무료관람기간 동안 입장인원이 제한되므로 인터넷으로 예약 후 입장시간에 맞추어 찾아가야 한다. 경복궁 흥례문 앞 광장,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5번 출구에서 연결되며, 5호선 광화문역 1번출구로 나와 10분 정도 걸으면 된다.

관람시간 : 오전9시~오후6시(평일), 주말ㆍ공휴일은 오후7시까지. 매주 월요일 휴관.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카카오톡 채널 구독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