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1호선과 2호선 연결해주는 비밀선로가?
발행일 2011.07.13. 00:00
서울에 지하철이 처음 개통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37년 전인 1974년 8월 15일이다. 이날 지하서울역부터 지하청량리역까지 7.8km의 지하철 1호선이 개통되었으며 지상 구간에서는 당시 철도청의 수도권전철이 함께 운행을 했다.
그렇다면 서울지하철 1호선 전동차의 차량기지는 어디일까? 그곳은 바로 2호선 용답역이 위치하고 있는 군자차량기지이다. 즉 1호선 전동차는 2호선 전동차 차량기지를 함께 쓰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들게 된다. 군자차량기지는 성동구 송정동으로서 1호선과 바로 붙어 있지 않은데 1호선에서 전동차가 군자차량기지까지 어떻게 이동하느냐는 것이다.
그 비밀은 바로 신설동역에 있다. 1호선 신설동역에는 군자차량기지로 이어지는 비밀선로가 있으며 전동차는 이 선로를 통해 1호선을 빠져나와 군자차량기지로 향하게 된다. 신설동역에서 기지로 가는 선로는 현재 2호선 성수지선인 신설동~성수 구간의 일부이기도 하며, 따라서 2호선 열차도 운행되고 있다.
한편 신설동역의 이색적인 곳이라면, 일명 ‘유령승강장’을 들 수 있다. 1호선과 2호선의 연결선로가 출고선은 위층, 입고선은 아래층으로 연결되면서 2호선 신설동역에 지하 3층 승강장이 생겨났는데 정작 2호선은 위쪽 승강장만 이용하므로 아래쪽 승강장이 이용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곳은 영업을 끝내고 기지로 돌아가는 1호선 전동차가 지나가긴 하지만 정차는 하지 않는다. 특히 조명도 들어오지 않아 어두컴컴하며, 이렇게 안 쓰고 방치되어 있는 곳이다 보니 ‘유령승강장’으로 불리고 있다. 지금은 가끔 영화촬영이나 소방훈련 용도로만 사용되고 있다. 예전에는 2호선 신설동역 승강장에서 이곳을 내려다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분홍색의 큰 문을 설치하여 막아둔 상태이다.
이렇게 1호선과 2호선을 연결해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신설동역은, 그 역사만큼이나 옛 모습도 많이 간직하고 있는 역이기도 하다. 개통 초기의 서울지하철은 지금 개통되는 최신 지하철과 달리 공간이 협소했다. 지금도 신설동역에 가보면 높이가 낮은 천장, 좁은 환승통로 등을 볼 수 있으며 천장의 파이프까지 드러나 있어 최신 시설에 익숙해진 승객들에게 오히려 신선한 느낌을 준다.
특히 신설동역에서 찾을 수 있는 반가운 모습은 지하철 개통당시의 옛 안내판들이다. 현재 서울지하철의 안내시스템(사이니지)은 크게 1기 지하철(1~4호선), 2기 지하철(5~8호선), 3기 지하철(9호선, 3호선 연장)로 나뉘어서 각각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최신 사이니지는 서울시 디자인본부에서 제정한 디자인 가이드를 준수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 사용되는 디자인 전에 서울지하철 개통초기에 사용되던 안내판이 지금 신설동역에 남아 있는 것이다. 초기형 안내판은 ‘차타는곳’이라는 글자가 큼직하게 쓰여 있고, 화살표도 빨간색으로 칠해져있는데다가 1호선 첫 개통당시 종착역이었던 인천, 수원, 성북역이 표시되어 있어 진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세계 수준의 지하철망을 운영하면서도 정작 지하철 박물관이 없는 서울에 현장에서 이렇게 찾을 수 있는 유물들이 ‘살아있는 박물관’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렇게 여러 가지 점에서 이색적인 신설동역은, 향후 서울의 첫번째 경전철(輕電鐵)이 될 우이신설선의 도심쪽 종착역으로 예정되어 있는 등 앞으로도 그 의미를 더해나갈 예정이다. 21세기 최첨단 소형지하철 우이신설선이 예정대로 2014년에 개통되면 신설동역은 1974년부터 2014년까지 40년의 지하철 역사를 비교해볼 수 있는 진귀한 역이 될 것이다. 앞으로도 신설동역이 서울지하철 수십 년의 역사를 간직한 역사성 있는 역으로 계속 남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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